독서 후기

내가 사랑한 지구

미레티아 2017. 3. 17. 09:57

내가 사랑한 지구는... (저런 색깔이 아닌뎅 ㅠㅜ)

제가 사랑한 지구는 초록초록하고 다양한 생물이 살고 그런 거였는데

저자가 사랑한 지구는 지질학과 관련이 많습니다.

저는 지구과학은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초지구과학 수업 외에는 안 들었어요.

제 전공이(고등학교) 생명과학이라서....

이 책은 지질학, 지구과학에 대한 내용을

어렵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러한 사실들이 밝혀졌는지 역사를 토대로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학교 수업 때 중요한 내용이 아니면

과학사와 과학을 동시에 가르치지는 않잖아요,

(수업 시간이 너무 짧아서....)

특히, 찬성이 늘었다가-반대가 늘었다가-다시 찬성이 늘었다가-....

...을 반복하고

어느나라는 어쨌다가-저런나라는 이랬다가-....

...를 반복하는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은 그걸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울 때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이 나왔을 땐 반박이 많았다.

왜냐하면 대륙 이동의 근원을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라고만 배우지

기상학자였던 베게너가 의견을 냈기 때문이었고

과학자들이 여러 과학 분야를 접목해서 볼 생각을 안 했으며

그 전까지 지질학계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에

베게너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싹 다 뜯어 고쳐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며

세계 대전 때문에 과학계에 문제가 많이 생겼었다.

....라고 배우지는 않습니다.

이 책이 그런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실제 과학계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일반인도 알기 쉽게 소개했다는 점,

큰 이론 하나 안에서 과학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초점맞춰 보았다는 점,

그림이 적절한 위치에 잘 들어가 있다는 점,

직접 인용 표시가 따로 되어 있다는 점.

그래서 이야기책을 읽듯이 읽은 것 같습니다.

단지 문제는, 저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여기 나오는 월리스가 다윈과 같은 주장을 했던 월리스인가...??

...처럼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과학자들의 경우,

지질학에 대한 설명만 하다 보니까

다른 분야를 먼저 아시던 분이 읽을 때는 동명이인인가?

...라는 착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과학에서 편견이 안 작용할 수는 없지만

그 편견을 너무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이에요.

정말 편견 및 자신의 이익을 위해 좋은 이론, 말이 되는 이론을

묵살해 버린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인정이 되어도 죽은 다음 인정해주면 별로일 것 같아요.

평생 억울하다가, 슬프다가 죽는 거잖아요...ㅜㅡㅠ

그래도 논문이 있고 출판물이 있으면

최초로 주장한 자를 찾아주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 주는 문화가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대중들에게는 억울했던 사람이 아닌,

같은 주장을 나중에 한 사람이 인상깊겠지만요.

이와 관련해서 책에 나온 예시로는 '베니오프대 = 섭입대'가 있죠.

원래 일본인 과학자가 처음 주장했는데(일본어로 논문을 썼대요....)

그 사실을 모르고 비슷한 주장을 한 베니오프가 더 유명했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였습니다.

그렇다고 일본 과학자 이름을 붙여주지는 않았지만,

제가 배울 때는 베니오프대와 섭입대를 혼용해서 썼기 때문에

그 과학자 분, '기유 와다티'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참... 과학에서 정의를 실현하기는 아직 어려운 것일까요...

이 책은 과학도라면 과학이 앞으로 나아갈 때 무엇이 필요할지,

그렇지 않다면 생소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판구조론이 어떠한 노력을 통해 알아내졌는지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짧으니까 심심할 때 한 번 읽어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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