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일상적인 것들의 철학

미레티아 2017. 4. 30. 19:35

굉장히 얇은 책입니다.

그렇지만 내용은 얇지 않은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것들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해 본 것을 논리적으로 적은 책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정말 체계적으로 논리적이고

일상생활 이야기이지만 전문적인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실제로 이해가 잘 안 가는 것이 있는걸로 보아 전문적인 것 같습니다)

단 한가지 문제점은, 때로는 너무 동의를 하게 된다는 점?

생각을 담은 책들은 그냥 끄덕끄덕 하면 안 되는데....

뭐, 그래도 제 원래 생각과 비슷했으니까 끄덕끄덕 하는 것이겠지!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은 9개입니다.

첫째, 왜 우리는 타인을 미워하는가.

타인이 나에게 나쁜 짓을 해서?....가 아니라

이 책에서는 측면관계로 설명합니다.

나와 같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생길 때 미워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생태적 지위가 같은 사람이 생기면 미워하게 된다고 이해했습니다.

이런 생물공부를 너무 했....

그냥 다른 것도 아니고, 같으면서 다르니까 그 점도 이해하고

같은 점이 많기 때문에 내 것이 그 사람의 것이 될 수도 있으니

자신의 것에 위협을 느끼면서 미워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가.... 학교에 있는 동기들은

친구이면서 그렇게 미워하고 미워하죠.

생각해보면 남을 많이 미워하는 사람은

그 지위가 다른 이들과 많이 겹치는 사람이고

뛰어나게 잘하거나, 아예 못 하는 사람이 아닌

모호하게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죠.

미워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다들 너무 미워하고 마음 상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둘째, 붕괴된 학교는 복원될 수 있을까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제가 멘탈이 가출한 상태였으므로

사실상 내용이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어쨌든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잘 듣지 않는 현상을 '학교 붕괴'라고 한대요.

그런데 그 단어가 1999년에 처음 생겼대요!

전 꽤 최근에 생긴 단어인 줄 알았는데...

그런데 점점 더 학교 수업을 잘 안 듣잖아요.

학원에서 다 배우고 하니까 안 듣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거 다 쓸모없다고 안 듣기도 하고.

붕괴된 학교는 복원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제 대답은,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안 바뀝니다.

정말 대대적인 개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복원이 된다 하더라도, 빠르게 무너질 것 같습니다.

왜, 독일의 경우는 한 번 붕괴가 되었다가

다시 살린 케이스지만

지금 다시 붕괴중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독일 내에서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글로벌하게, 전 세계적으로 생각해야 하니까.

그래서... 희망은 걸어보지만 힘들지 않을까....

셋째, 정말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일까

인권감수성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이해가...잘...안가요....

막 다름은 세계 바깥에 있는 것들,

틀림은 다름이 세계에서 발견될 때...라는데요,

그 점은 조금 이해가 가긴 하는데...

그래서 뭐가 문제가 되는 건지부터 이해가 잘 안 갔습니다.

너무 생소했어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저랑 저자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ㅋㅋ

넷째, 부모의 성을 모두 쓴다고 평등해질까

당연히 아니죠.

이것은 고유명에 대한 고찰을 합니다.

성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이름에 대한 것까지 말이죠.

저 같은 경우는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많아요.

너무 흔한 이름이어서...

그래서 흔하지 않은, 단 하나뿐인 이름을 갖고 싶어서 지은 것이

이 닉네임, 미레티아이고요.

그리고 정말 동의가 되었던 문장이,

"새로운 성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계가 있어야 한다."

....제 닉네임을 쓰기 위해서 인터넷이라는 세계를 사용한 것처럼,

실제로도 제가 다른 세계라고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말하니까 나 같은 사람이 나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공감공감공감을 하게 되네요.

다섯째, 직업은 무엇을 선택하는 일인가

...인생이요....

여섯째, 우리에겐 말의 자유가 있을까

...없어요....

여기서 '언론의 자유'를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더라고요.

'언론'을 출판과 보도의 자유로 볼 것인가,

말로 볼 것인가.

그리고 자유는,

금지가 없는 상태로서의 소극적 자유인가,

할 수 있는 능력의 획득에서 오는 적극적 자유인가.

전 이쪽 부분 논리 전개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

존비어체계와 토론 등까지 내용을 확장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일곱째, 왜 담배 이름은 서양어인가

....담배 안 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문명이 없으면 보편성을 향유할 수 없다'

...뭔 소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유럽 문명은 쇼팽 음악을 들으며 문명을 향유하지만

동아시아는...공자...관심 없고....음...

동아시아 사람들은 같은 문명을 향유하질 못합니다.

그 점에서부터 오는 문장인 것 같아요.

여덟째, 배우고 배우고 또 배워야 할 이유가 있는가

....파우스트가 떠오르게 하는 질문입니다.

아홉째, 공자와 예수의 황금률은 어떻게 다른가

전 지금까지 이게 같은 줄 알았어요!!!

그래서 우와...신기하다...그러고 살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다르더라고요.

내가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거나

그렇지 않은대로 행하지 않는 것,

정말 많이 다르잖아요.

동양에서는 수직적 계열관계가 있기 때문에

확실히 공자의 말이 더 잘 들어맞는 것 같고요,

저도 공자의 말은 실천 가능하나

예수의 말은 실천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논문 저렇게 논리적이고 이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세상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지...하는 생각도 들고

멋있다!! 라는 느낌도 들고

괜스레 여기서 던져지지 않은 일상적인 것들에 질문을 해 보게 됩니다.

얇은 책이니까 들고다니면서 한 챕터씩 읽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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