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미레티아 2018. 5. 17. 23:02

어릴 때부터 궁금했던 건데, 

만약 변호사가 되다보면 진짜 나쁜 사람, 살인자나 강간범이 확실한 사람의

변호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꼭 있을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변호를 어떻게 할까요?

변호를 포기할 수도 있나?

그런데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이니, 막 포기하면 안 될텐데,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과로 온 것이 다행이다...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이 책을 보니까 그 의문이 풀리더라고요.

책의 제목처럼, 살인자만 다루는 것이 아니고 다양하게 다뤄요.

도둑도 있고, 성추행도 있고, 성폭행도 있고 기타 등등.

보니까 변호사는 범죄자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책을 쓴 시점이 판결이 다 끝나고이니 책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아, 이사람이 범죄자임이 확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변호사가 그 당시에 그렇게 느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거나,

경찰이 발견 못 한 근거를 들이대거나 숨기더라고요.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1권에 등장하는 고슴도치가 대표적입니다.

사실 이건 A씨의 재판에 위증을 한 B라는 사람의 재판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데요,

책에는 A씨 재판을 잘 설명하고 있고 B의 재판은 간단하게 적혀있어요.

B씨가 위증을 했지만 그와 그의 가족들이 묵비권을 행사하여

혐의만 남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사람 이름을 헷갈려 하고 잘 못 외우므로 A, B, C씨가 있다고 하면

A, C는 B씨의 형이에요.

A씨가 명백히 전당포를 습격해서 돈을 빼오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B씨가 A, B, C씨가 너무 똑같이 생겼다는 점과 철저한 대비를 통해

사실 A가 아닌, C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A씨는 풀려나고 C씨가 잡혀가는데

C씨는 범죄사건 당시 해외에 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러면 C씨가 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실히 아니므로, C씨도 풀려나고

B씨가 위증을 했다 생각되어 무고죄로 기소하는데

B씨는 변호사와 묵비권을 행사하여

꼬투리 잡힐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A씨가 C씨의 여권으로 여행했을 수도 있고....

다양한 경우가 있잖아요?

(쌍둥이도 아닌데 구별을 못할 정도로 닮은 건 뭘까요 정말 궁금해요)

따라서 증거불충분으로 B씨도 풀려나고...

결국 다 풀려났네요!

물론 돈은 도망가다 중간에 버려서 전당포도 큰 피해는 없었다나 뭐라나...


무죄추정의 원칙은 꽤 많이 나와요.

뭐 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몇 시간만 조사 가능하고

무엇이 없으므로 영장을 발부할 수 없으며,

이러이러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어쩌고 저쩌고.

억울한 사람이 없기 위해선 이러한 절차적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참.... 뭔가 악용되는 느낌? 이라서 안타깝더라고요.


경찰이 발견 못 한 증거는 두 가지 사례가 기억에 남았는데,

첫째는 무죄인 사람을 유죄로 몰아갈 뻔한 사건이었어요.

사실 읽으면서 저도 속았는데!

이거 밝히면 엄청난 스포이긴 하지만!

썸머타임 때문에 CCTV와 무죄인 사람의 손목시계의 시간이 일치하지 않았고

CCTV가 썸머타임을 안 지킨다는 것이 밝혀져서

무죄인 사람이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그러게 썸머타임은 왜 하는 걸까요.

두 번째는 가정폭력을 당하던 여자의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이런 사례가 한국에도 종종 보고되어서 참 안타까운데....

제가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라는 책을 보고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후기: http://miretia.tistory.com/343)

가정폭력으로 인한 살인이 정당방위가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에 대해

읽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상황은 인정이 안 되는 경우였습니다.

(참고로 두 책 모두 독일책이더라고요. 독일어 공부나 더 할까<삼천포)

왜냐하면 맞는 도중에 가해자를 죽인 것이 아니고

가해자가 반항할 수 없는 수면 중에 조각상으로 쳐서 죽인것이거든요.

그런데 판사가 관대했어요!

막 판례 변호사랑 검사에게 주면서 어떻게 좀 해보라고 하면서

결국 무죄를 때려주었습니다 ㅎㅎ

그런데 사실, 변호사는 알고 있었어요.

여자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고,

여자랑 친하게 지내고 가정폭력의 사실을 알고 있었던 남자가

대신 죽여주었다는 것을요...

왜냐하면 사진을 보니 사람이 죽었는데

여자의 옷에 피가 하나도 안 튀어있었다고...

그렇지만 그 남자가 죽은 것을 밝히면 명백한 살인죄이길래

착한 판사님께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을 강조해야죠 뭐.


이 책을 읽다보면 억울한 사례도 있고,

억울할 뻔했는데 무죄 판결 받은 사례도 있고,

나쁜 놈 무죄 받은 경우도 있고 

참 다양합니다.

그래서 법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법과 관련되어 법의학도 전공해보고 싶은데....

이런 거 보다보면 의미있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

아니 뭔 시체를 보는게 재미있으면 내가 싸이코지 그런 생각도 하고

(아직 시체를 본 적이 없으니)

교양 법 수업따윈 듣고있지 않고

뭐 그렇습니다.

책은 정말 재미있어요.

2권이나 되는데 황금같은 과제시간을 빼먹으면서 다 볼 정도면....

약간 단편 영화보는 느낌?

스릴러 유투브?

시간 없는 자도 한 챕터씩 자투리시간에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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