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미라

미레티아 2018. 1. 29. 11:16

오랜만에 책을 읽었습니다. 

그 동안 일이 많아 책 읽는 법을 까먹기라도 한 것인지,

책을 읽는 도중 정말 많이 자게 되더라고요... ㅠ

그런데 책이 지루하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하하... 많이 피곤했었나... 재미있는 책을 보다가 자다니...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라에 대한 책입니다.

사진은 중간에 몇 장 몰아보기로 있는데

내용에 맞게 중간중간에 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아마 몰아보기로 해 둔 것은 인쇄 단가? 품질?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요.

책에서 다루는 미라는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이집트 미라 외에도

늪에 빠져서 자연적으로 생긴 미라, 러시아 장의학자들이 만든 레닌의 미라 등

인공적이거나 자연적으로 시신이 보존된 경우 미라라고 합니다.

이 미라를 인공적으로 만들 때에는 주로 내장을 제거해야 한다고 해요.

왜냐하면 내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시신을 부풀어오르게 하고 부패시키는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조금 시간이 지난 동물 사체를 보면 빵빵하게 부풀어올라 있어요.

제가 봤던 것은... 채석강 근처에서 발견되었던 사체인데

뭐, 그래서 저자는 제일 먼저 미라학회에 갑니다.

제가 그 분야로 전공을 삼아 볼 일은 없겠지만 한 번 쯤 가 보고 싶어요. ㅎㅎ

미라학회에서는 다양한 미라 연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보이지 않게 파벌도 나눠져 있다고 해요.

제일 인상깊었던 파벌이 미라 해부를 해야 한다 vs 미라 해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요즘은 biomedical imaging기술이 꽤 발달을 해서

비침습적 방식으로도 충분히 잘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막연히 생각을 했는데

biomedical imaging은 살아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만든 기술이잖아요.

그래서 미라처럼 수분이 쪽 빠진 경우는 아무리 그런 영상 기술로 촬영을 해보았자

A는 A고, B도 A같고, C도 A처럼 생겼고... 뭐 그런 식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은 미라 해부에 저는 찬성을 하는 쪽이에요.

해부를 해서 혈액 샘플을 구할 수 있거나, 특정 조직 샘플을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서 DNA는 남아있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남아있나,

뭐 기타 등등 연구를 시행할 수 있잖아요.

해부를 하고 나면 완전체로 된 이쁜 미라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사실 박물관에서도 열심히 노력해도 썩어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2장에는 미라를 해부하는 분을 소개하면서

미라 해부, 그리고 그로 인해 할 수 있었던 연구들을 소개합니다.

.... 네 뭐 미라 해부는 개인 취향에 따라 읽기가 좀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전 괜찮게 봤어요!

그 다음에는 미라에 얽힌 이야기들을 해요.

네덜란드 북부의 늪에서 엎어져 있던 소녀 미라는 익사가 아니라

끈에 목이 졸려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왜 그렇게 죽었을까?

(그 소녀는 '이드 소녀'라고 불려요.

미라 사진을 처음 보면 많은 과학자들이 오해했던 것처럼

소녀가 아니라 할머니처럼 생겼습니다.)

중국에서 백인 모습의 미라가 발견되었는데

그렇다면 서방 국가와 동방 국가의 무역은 알려진 것보다 더 일찍 일어났을까?

(전 애초에 서방과 동방의 구분은 언제부터 뚜렸했을까가 궁금해요)

그리고 나서는 미라를 정치적이나 개인적 욕망에 의해 사용했던 사례가 나옵니다.

사실 미라는 죽어있고, 잘 아는 사람도 얼마 없기 때문에

사기치기 딱 좋은 물건?? 이라 보긴 그렇고.... 음... 사물? 물체? 입니다.

미라의 머리에 싸인 천을 다 풀지 않고 

현대의 인간과 머리 크기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자연적으로 생긴 미라라고 했는데 나중에 옷 들춰보니

내장을 인공적으로 빼낸 칼자국이 있다거나...

제일 어이없던 것은 히틀러였어요!

히틀러와 히믈러가 칭기즈칸의 활약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그걸 모방하려 했는데

칭기즈칸은 독일인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칭기즈칸과 우수한 부하들은 사실 백인들이었어,

...라고 주장을 한 뒤

히믈러는 아시아에서 출토되는 백인계 몽골인들을 찾으려 노력했다네요.

그 일을 사주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네, 뭐, 히믈러는 사망한지 오래 되었으니까 알 방법이 없죠.

이 챕터 전에 소개되었던 중국에서 발견된 백인 미라가 

나치가 활동하던 시대에 발견되어 그들에 손에 들어갔더라면

엄청나게 정치적으로 이용이 되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이 책은 계속 열심히 미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을 소개해줘요.

마지막에는 레닌의 미라 등으로 이야기가 끝나고요.

참 재미있어요!

미라에 관해 정말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달까?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줄줄히 계속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데 인터넷 찾아보니까 이제 중고서점 외에 파는 곳이 없더라고요.

에잇, 재미있는데, 책이 두꺼워서 문제인건가, 내 취향이 희귀한가,

.....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서관 같은 곳에서 있으면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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