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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2019.03.12 10:51

뭐든지 다 살 수 있는가?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미세먼지가 심한 중국에서 깨끗한 공기를 봉지에 넣어서 판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늘 나는 설마 공기도 돈을 주고 사겠어,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물을 사 먹은 적이 없었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설마 공기까지 사서 숨쉬겠어'라는 마인드였는데, 글쎄, 그 생각이 틀린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돈으로 살 수 있게 되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 먹는 것, 입는 것 등의 기본적인 것을 비롯해 외모가 마음에 안 들면 돈으로 바꿀 수 있고 뭐 기타 등등. 그런데 마이클 샌델은 경제학적으로 따지면, 공리주의적으로 따지면, 사실 모든 것을 사고팔 수는 있지만, (도덕적인 기준에 따라)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가치들이 있다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새치기, 인센티브, 명명권, 생명보험 등은 상황에 따라 매도, 매수가  괜찮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다. 대표적으로 내가 매도, 매수에 부정적으로 느낀 의료 상황에서 새치기와 생명보험에 대해 의견을 개진해보고자 한다.

새치기

  돈을 비싸게 내고 먼저 진료를 받고 의사와 언제든지 연락할 권리, 별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의대 인원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의사의 수는 얼마 이상으로 늘 수가 없다. 그런데 비싼 우선 진료 시스템이 개발이 된다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의사들이 그쪽으로 쏠릴 것이며, 따라서 그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환자들은 더 적은 수의 의사로 인해 더 많은 시간 대기하고, 더 치료가 늦어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게다가 환자 치료는 줄 서는 순서가 아닌 급한 사람 먼저 이뤄진다. 급하지도 않은데 돈을 많이 내서 먼저 치료 받은다면, 급한 사람은? 그 사람은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비롯해 돈을 잘 벌수 있는 미용쪽 분과에 의사가 몰려, 바이탈을 잡는 의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매년 그런 뉴스가 나온다. 무슨 외과 인원수를 못 채웠다고.... 만약 진료권 새치기가 개발이 된다면 그런 뉴스가 나오지 않을까. 대학병원 인원수를 못 채웠다고...

생명보험

  노년에 생명보험을 대신 내 주고 사망시 보험금을 타 가는 것, 사실 약간 별로다. 왜냐하면 생명보험을 대신 내 주는 사람은 내가 빨리 죽기를 바랄 것 아닌가. 그 사람이 나를 청부살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그 사람은 죽음이 애도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며, 기쁘다고 느낄 것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늘어가 그러한 인식이 사회를 메꾼다면 다른 많은 슬픈 상황에 대해 무뎌지고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득만 채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감정

  인간은 돈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이성이지만, 인간은 이성도 있고 감정도 있는 존재이다. 아마 그래서 '도덕적'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고, 그래서 '돈으로 사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 '도덕적'이라는 잣대는 다수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절대적 기준이 있어야 하는가? 솔직히 책을 읽으면 긴가민가 한 상황도 있고, 책 내용에 대해 주변인과 이야기해보면 의견이 갈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과연 그 상황이 괜찮다고 누가 판단해야 하는가? 아니, 판단을 하지 말고 자유시장에 맡겨야 하나??

   이 책을 읽으면 주변인과 세 가지를 토의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첫째, 돈으로 사지 말아야 하는 것이 존재하는가, 둘째, 만약 첫째에서 '그렇다'라면 거기에 들어가는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셋째, 기준은 절대적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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