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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게임 바운스 볼의 레벨;천문학??

미레티아 2013. 1. 29. 12:22

저는 스마트폰이 없습니다.

(아니, 그냥 아예 폰 자체가 없지...)

그런데 친구들이 쉬는시간에 말도 안 걸고

스마트폰 들고 막 뭘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하는지 물어봤는데 바운스 볼이래요.

공 튀기기??

그거 아주 오래 전에 유행했던 것 같은데...

뭐, 근데 친구가 해 보고 싶으면 해 보래요.

먼저, 죽고!

또 죽고!

공이 까매졌어~!!그랬습니다.

그런 제가 너무 불쌍해 보였나 봐요...

친구가 난이도를 바꿔주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무슨 천문학이지?

(아래 네개 그림은 바운스볼 웹버전 http://bouncyball.raongames.com/ 에서 캡쳐했습니다.)

지하, 땅, 하늘, 우주. 여기까지는 괜찮죠.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수성과 금성이 없는게 아쉽지만 뭐...

해왕성, 카이퍼벨트, 오르트 구름, 알파 센타우리. 명왕성 하나 넣어주지...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 별, 글리제 581, 벨레로폰(페가수스자리 51b), 알골 별.

이제 다음에는 케플러 22b, 시스너스 성단, 데네브, 미자르와 알코르 등이 나오는 거 아냐?

참 인상깊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 단계의 이름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볼까 해요.

물론 해왕성까지는 제외하고 카이퍼 벨트부터 하겠습니다.


1. 카이퍼 벨트

카이퍼 벨트는 일종의 소행성대라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명왕성 궤도나 그 바깥에 위치한 소천체군이 발견되는 곳으로

태양에서 약 30AU~50AU정도에 존재합니다.

1992년에 발견되었는데

1951년에 미국 천문학자 카이퍼가 이미 예측을 해서

카이퍼 벨트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이 카이퍼 벨트의 천체들은 궤도의 역학적 상태에 따라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집니다.

그래서 카이퍼 벨트 천체(Kuiper Belt Object, KBO)를 크게 나누면

고전적 KBO, 흩어진(scattered) KBO, 공명 KBO로 나뉩니다.

고전적 KBO는 일반적인 녀석들,

즉 궤도거리가 약 30~50AU인 녀석들입니다.

흩어진 KBO는 고전적인 녀석들보다 궤도 이심률이 큽니다.

이심률이 증가하면 곡률이 줄어듭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원의 이심률은 0입니다.

직선은 무한대고요, 타원은 0과 1사이,

포물선의 이심률은 1, 쌍곡선은 1보다 큽니다.

그렇다고 흩어진 KBO가 이심률이 1을 넘어가진 않습니다.

그러면 태양을 돌 수 없으니까요.

공명 KBO는 해왕성과 궤도 공명하는 KBO입니다.

궤도 공명이 공전하는 두 천체가 서로 규칙적이고 주기적으로 중력을 미쳐

두 천체의 공전주기가 간단한 정수비가 되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사실 KBO는 이 3가지 말고도 더 여러가지로 나뉩니다.

그건 http://astro.kasi.re.kr/Main/ContentViewForm.aspx?MenuID=1193 참고해주세요.

위 사이트에는 범위에 따른 벨트 그룹도 있으니 잘 읽어보세요.

이만 카이퍼 벨트는 마치고, 다음으로 가 볼까요?


2. 오르트 구름

근데...우주에 구름도 있었나??

오르트 구름은 우리가 보는 흰색 구름이 아닙니다.

여기는 일반적으로 태양계의 끝이라고 보며

약 1만 AU, 또는 태양의 중력이 다른 항성이나 은하계의 중력과 같아지는

10만 AU정도에 둥근 껍질처럼 퍼져있는 구상모형입니다.

솔직히 거리는 예측이니까 정확하지 않고,

여기는 혜성집합소라고 예측을 합니다.

(정확하지 않고 그냥 예측입니다.)

그런데 학자마다 약간씩 다른 것이

카이퍼 벨트의 연장선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고

산란 분포대 천체(SDO)를 카이퍼 벨트에 속하지 않는다 생각해서

카이퍼 벨트 다음 산란 분포대 천체 다음 오르트 구름이 있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뭐, 아직 자세히는 모르죠.

가보지도 않고 관찰도 못한 그런 곳인데요.

그리고 또 천체들을 나누는 것은 과학자 마음이니까.


3. 알파 센타우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뭔지 아세요?

바로 태양이죠.

그럼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뭘까요?

알파 센타우리요?

아닌데요...답은 '프록시마 센타우리'입니다.

4.22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데

알파 센타우리 A와 B의 동반성입니다.

이 알파 센타우리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이고

4.37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A와 B별은 육안으로는 하나로 보이는데

사실 쌍성계라는 소리죠.

프록시마가 작아서 알파를 선택했나,

아니면 알파 B에서 외계 행성이 있어서 선택했나,

만든 사람 생각이야 모르겠지만

이 센타우리자리 프록시마, 알파 A, 알파 B는 잘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4. 엡실론 에리다니

이거 별입니다.

바운스볼 그림이 별처럼 안 나왔지만

그건 아마 얘도 행성과 소행성대를 거느리고 있어서 그럴 거에요.

엡실론 에리다니는 약 10.5광년 떨어져 있고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 b와 c라는 행성이 2개 발견되었고

먼지가 원반모양으로 주변에 분포해 있는걸 보아

계가 생성중으로 태양계의 초기 모습과 비슷합니다.

엡실론계가 생기면 과학자들은 아주 열심히 관찰하고 있겠죠?

혹시 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생기면 진화를 할까 뭘 할까...

아직 기술이 거기까진 못 따라주지만요.


5. 글리제 581

얘도 별입니다.

천칭자리에 있는 지구로부터 20.3광년 떨어진 적색 왜성으로

항성의 생물권 안을 돌고 있는 글리제 581c, d, e, g가 발견이 되었습니다.

(글리제 581b는 생물권이 아니라 관심을 별로 못 받고...)

근데 c는 폭주 온실 효과로 생명체가 살기는 부적합하고

d는 생물권 바깥쪽을 돌고 있고 e는 덩치가 작고 뭐 그래서

글리제 581g가 생물이 살기 가장 유력하다고 봅니다.

g는 생물권 중간 정도를 도는 것 같거든요.

생물권이 뭐냐고요?

한 항성에 대해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범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구는 생물권에 속합니다.

하지만 수성, 금성은 가까워서,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너무 멀어서

생물권에 속하지 않습니다.

만약 태양보다 뜨겁고 큰 항성이 있으면

그 항성에 대한 생물권은 태양보다 멀겠죠.

반대로 작고 덜 뜨거운 항성에서는

생물권이 더 가까워야 합니다.

뭐...그럼 글리제 581도 여기서 마칠까요?


6. 벨레로폰

벨레로폰은 사실 페가수스자리 51b의 별칭입니다.

가장 처음 발견된 외계 행성입니다.

그런데 왜 b죠?

아까부터 글리제도 b부터고, a만 쏙 빼놨네요.

그건 어머니 항성을 A로 나타내기 때문에

소문자 a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벨레로폰은 아무래도 뜨거운 가스 행성이라고 예측이 되고

미셸 마이어와 디디에 쿠엘료가 ELODIE 분광사진기로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발견했습니다.

1995년 10월 6일 정식 승인 되었다네요.


7. 알골

알골은 가장 처음 발견된 식쌍성이자 변광성 중의 하나입니다.

식쌍성은 관찰자의 시점에서 보면 두 항성의 궤도면이 아주 가까워

서로 가리고 가리는 식 현상이 일어나는 별입니다.

이중성과 다른 게, 이중성은 그냥 보이는게 가까운 거로

중력으로 묶여있지 않습니다.

식쌍성은 서로 중력으로 묶여있죠.

변광성은 밝기가 변하는 별로 별 자체의 밝기가 변하는 거와

식 현상으로 밝기가 변하는 것이 있는데

알골은 식 현상으로 밝기가 변하는 거죠.

근데 문제는 알골은 알골 A, B, C가 있는

삼중성이라는 거에요.

계산이 더욱 복잡해지고 설명이 힘들어지는 그런 별이죠.

알골 A와 B는 서로 매우 가까워 0.062AU떨어져 있습니다.

태양과 지구사이의 거리보다 가깝죠.

알골 C는 좀 먼데 A와 B로부터 2.69AU떨여져 있습니다.

2.69면...태양과 소행성대 거리 정도 되겠네요.

아, 알골은 페르세우스자리 베타입니다.

이게 별자리 이루는 별중 가장 밝게 보이는 것부터

알파, 베타, 감마....그렇게 이름을 붙입니다.

즉, 알골은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이죠.

별이 아니고...별들이라고 해야 하나?


다음 바운스 볼의 레벨 이름은 뭐가 될까요?

(아님 이미 나왔나?)

내일 개학하면 친구에게 물어봐야겠네요.

'다음 레벨은 뭐니?'하고 물으면 뭐라 대답할까요...

'못하는데 왜 물어?'라는 대답만 안 듣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