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욕망과 환상의 세계

미레티아 2012. 12. 15. 20:49



욕망과 환상의 세계

저자
이병욱 지음
출판사
학지사 | 2012-11-1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류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33인의 고통스러운 갈등과 정...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다음에서 시사회 당첨된 책이기 때문에

다음에서 쓴 북리뷰 링크를 함께 걸어둡니다.

http://durl.kr/443462 [Daum책]'두께와 내용의 질이 비례하는 책'

(작성자는 미레티아입니다.)


 처음 이 책이 배달되어 왔을 때 '무겁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버가 두꺼워서 무거운 건지, 아니면 내용이 많아서 무거운 건지 궁금해 한 번 쪽수를 보았다. 참고문헌을 제외해서 508쪽. 오랜만에 적수가 되는 책을 만난건가 했는데 그래도 이틀 읽으니 다 읽었다. 바쁜 와중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그런 재미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분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서 제목이 '두께와 내용의 질이 비례하는 책'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 루소, 톨스토이, 사르트르, 알튀세르 등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아는 사람이 있더라도 거리감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미리 그들에 대해서 좀 알아야 하나? 하지만 그럴 필요 없었다. 이 책은 5부문의 총 33명의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의 성격의 원인을 그들의 삶을 통해서 살펴본다. 그래서 미리 이 33명을 조사할 필요가 없다. 만약 조사를 미리 한다면 오히려 깊은 편견이 생겨 이 책을 읽는 것이 힘들지도 모를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던 사람은 루 살로메의 이야기였다. 루 살로메는 러시아의 성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백계 러시아 귀족 가문의 5남 1녀 중 막내였다고 한다. 그녀는 공주처럼 대우받으며 자라서 하층민들의 삶이란 전혀 몰랐다. 그런데 그녀는 여러 남자들을 사귀고 다 차버린 여자로 유명하다. (물론 형식상 결혼은 했다.) '자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쓴 니체, 니체의 친구 파울 레, 길로트 목사,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빅터 타우스크, 등등. 그 중 파울 레와 빅터 타우스크 등 여러명은 루 살로메에게 차인 후 자살했다. 

  자살한 사람은 소개가 안 되지만 루 살로메가 소개가 되어있으니 그녀에게 초점을 맞춰보자. 루 살로메는 왜 남자와 사귀고 헤어지고를 반복했을까? 그것은 아마 성적인 불감증이 있거나 아버지에 대한 사랑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루 살로메의 기억에선 어머니는 매우 차갑고 냉정한 여성으로 기억되었고 아버지는 사춘기 때 죽었다. 그 충격 때문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상이 생겼고 그걸 숱한 남성 편력으로 충족시키려 했지만 그녀의 소망, 즉 아버지가 돌아오는 것은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없어 번번히 실망을 하고 만다.

  이 책을 보다보면 어렸을 때가 개인의 인생을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이 평생에 걸친 두려움, 또는 집착 등을 만들어 내는 걸 보면 아이들에게는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보면, 요즘 아이들을 너무 어릴 때부터 학원을 보내고 하는 것은 참 바보같은 짓인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 사회가 문제다. 무한 경쟁.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이 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아무리 성공해도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없다.

  심심할 때 읽고, 시간 날 때 읽고 참 괜찮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에 소개된 33명은 모두 서양인 또는 인도인과 같은 외국인들이다. 책의 작가는 한국인인데, 이렇게 외국인만 소개된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뭐, 역사적인 분들을 정신분석하기 어려우면 현대에 유명한 사람도 많고, 중국인이나 일본인들도 있는데. 그 점 외에는 대체로 좋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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