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게시판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

미레티아 2013. 2. 20. 11:01

어제 우유를 마셨는데 언니가 우유곽을 보더니

'이거 유통기한 지났는데?'라고 하더라고요.

2/14일까지인데 2/19일에 먹었으니....

딱히 증상은 없지만 기분이 꺼림칙하더라고요.

이 우유 때문에 문득 떠오른 얘기가 유당불내증인데

오늘은 그것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당불내증은 '유당분해효소결핍증'이라고도 하고,

영어로는 lactose intolerance입니다.

이 병은 유제품에 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되어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병입니다.

그런데 유당이 뭘까요?

유당은 lactose 또는 milk sugar 이라고 불리는 이당류입니다.

(우유에서 단 맛이 나나???)

어쨌든,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는 소장의 점막세포에서 분비가 되는 락테이스(lactase)입니다.

아, 그런데 락테이스가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락타아제'라고 배운 효소인데, 저번에 과학용어가 개편되면서 바꿨거든요.

솔직히 저도 락타아제가 편하지만 말이 바꿨으니 락테이스라고 하겠습니다.

하여간, 정상적인 사람이면 락테이스가 잘 분비가 되어

유당을 단당류인 글루코오스와 갈락토오스의 형태로 만듭니다.

그렇게 분해되면 융털의 모세혈관에서 흡수가 되어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 때 쓰이는 재료가 됩니다.

반면에, 이 락테이스가 부족하면 그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아 소화불량이 생깁니다.

하지만 락테이스가 부족한 모든 사람이 소화 불량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락테이스가 전혀 분비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뭐, 원래 우유를 잘 안 마시는 사람은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병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우유 알레르기와 유당불내증을 헷갈려 하십니다.

우유 알레르기는 신체의 면역체계가 우유에 있는 몇몇 단백질에 대해서 반응을 하여

우유를 조금만 먹어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그런 반응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제 친구는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데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서 조금 먹어도 죽진 않지만...

하여간, 우유 알레르기와 유당불내증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러면 왜 유당불내증이 생기는 것일까요?

그것은 유당불내증의 종류를 살펴보면서 알아봅시다.

유당불내증은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일차성 유당분해효소결핍'입니다.

일반적으로 엄마 젖을 끊는 2살 때 정도에 시작하는데

그 때가 락토오스를 덜 분비하기 시작하는 때거든요.

하지만 락토오스가 부족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당불내증의 증상을

청소년이나 어른이 될 때까지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민족에 따라 다르고, 유제품을 얼마나 많이 먹는가와

유당을 소화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서양에서는 주식이 빵이니까 우유를 같이 먹는 경우가 많아

동양인보다 더 적은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습니다.

두 번째 종류는 '이차성 유당분해효소결핍'입니다.

이것은 소장에 병이 생겨서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데

그 손상이 자연치유되면서 점막세포가 재생이 되지 않고 염증과 함께 소실이 됩니다.

그러면 인간이 치유하면 되지 않을까...하는데

자연치유가 되는 병은 심하지 않아서 증상도 모르거나 그냥 참고 지나가는 병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차적 유당분해효소결핍은 어느 나이에나 일어날 수 있지만

유아기 때 더 자주 생깁니다.

심한 설사나 셀리악병, 크론병 등을 앓거나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 이차성 어쩌고 저쩌고(이름이 너무 길어...)이 걸려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차성 유당분해효소결핍'이 아니고,

'선천성 유당분해효소결핍'입니다.

이건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데

신생아가 모유도 소화못할 때 이 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선천성 유당분해효소결핍은 소장이 조직학적으로 정상적인 모습인데

락타아제가 적거나 거의 없어서 생깁니다.

이거 탈수나 전해질 손실로 아기가 아주 위급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얼른 병원에 가서 조치를 취하고 유당이 없는 대체식을 먹여야 합니다.


그런데 자꾸 읽다보니까 내가 유당불내증이 아닐까 걱정되는 분들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그런 생각 하거든요.

내가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먹어서 그런건지 유당불내증인지....

(우유를 아무리 작은 걸 사도 유통기한을 종종 넘기는 타입이라...)

그럼 유당불내증의 증상을 나열해보겠습니다.

(물론 우유 먹고 나서의 증상입니다.)

-복통

-더부룩한 느낌

-설사

-복부 팽만(배에 가스 찬 것 같은 느낌)

-오심(메슥거리고 구토 할 것 같은 느낌)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고 우유를 얼마나 많이 먹었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리고 이 증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지 유당불내증이지

한두번 그러고 만다, 그러면 아닙니다.

저처럼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먹었다던가...(우유값도 비싼데 유통기한을 넘기다니!!ㅠ.ㅠ)

그런데 만약 유당불내증이면 어떻게 치료하죠?

점막 세포를 심을 수도 없고....

뭐, 방법은 조금씩 자주 마셔서 증상을 완화시키던가

소화를 돕는 성분이 들어있는 우유를 먹어야 합니다.

물론 선천성 유당불내증은 제외입니다.


그런데 이 유당불내증 증상만으로 진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유당불내증 진단을 따로 받아 볼 수도 있는데

제 생각에 그건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안 먹으면 되지....

그런데 우유는 칼슘도 많고, 단백질도 있고

하여간 좋은 음식이니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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