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새의 감각

미레티아 2016. 8. 4. 22:47

참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번역도 마음에 들어요.

(세 군데가 오타난 것 같지만...^^;;)

제목에서 보듯이, 새의 감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새는 인간하고 다르기 때문에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다른 감각이라는 것이

감각의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 물론 진짜 인간에게 없는 감각도 있습니다.

새의 감각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

연구로써 이제까지 밝혀진 것에 대해 총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설명이 자세하지만 그림이나 사진이 적은 것이 아쉽습니다.

(느시가 어떻게 생긴 새지...새폴더 이름 아닌가...뭐 이런 사태가 벌어지죠.)

아마도 제일 많이 언급되는 새는 키위인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 사는 키위새는 울음소리가 키위라서 키위이고요,

과일 키위와 관련이 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상한 이야기 믿지 마요.

(구글에 키위 사진 검색해보시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새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전부 인간에게 있죠)

그리고 새에게 있다고 알려진 자각(자기장을 느끼는 감각),

마지막으로 정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알려진 바가 적은 장은 내용도 적습니다.

저는 촉각에 대한 내용이 인상깊었는데요,

새 부리가 딱딱하고 감각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래요!

키위새는 땅에 있는 먹을 것을 알아내기 위해 부리로 땅을 쪼면서

부리로 먹을 것이 아니다, 맞다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금화조는 새들이 서로 깃털 고르기를 부리로 하는데

부리에 촉감이 없으면 섬세하게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부리에 촉감이 있다고 하고요.

딱따구리도 부리에 촉감이 있는데 나무를 그렇게 팔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주먹을 쥐는 것과 같은 이치래요.

덜 민감한 부분으로 쪼고 있는 것이죠.

더욱 인상깊었던 부분이, 어떤 새는 알을 치우면 계속 알을 낳는대요.

그러니까, 알의 느낌이 배에서 안 느껴지면,

다시 말해 자신이 품고 있다는 것이 안 느껴지면

뇌에게 알을 그만 낳으라는 신호가 전달이 안 되어

계속 알을 낳게 되는 것이죠.

물론 아닌 새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참 신기해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도 상상하기 어려운데

새가 된다는 상상은 더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막 새처럼 자각이 있다면 MRI가 매우 고통스럽겠죠?

또 인상깊었던 내용은 구애행동이었어요.

몇몇 극락조와 무희새는 구애행동을 하기 위해

일부러 나뭇가지를 좀 쳐내고 밝은 햇빛이 들어오도록 해서

구애 행동을 위한 무대를 만든다고 합니다.

영화 '리오' 2편인가? 거기에서 서커스단에서 나온 흰 새가

독개구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아닌 개구리의 독침을 맞았나?

하여간 그 후에 장렬하게 죽는 연기...죽는 쇼(?)를 하는데

그것이 딱 떠오르더라고요.

책이 그림이 없지만 상상이 정말 잘 되게 묘사한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황반이 2개인 새들, 눈에 빗이라는 구조가 있는 점,

우리처럼 음식 겉모습을 보고 편식(?)하는 새들,

반향정위, 스트레스 받은 바다오리의 괴상한 행동 등

여러가지 신기하고도 멋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단, 가끔 검색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에믈런 깔대기는 영어로 Emlen funnel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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