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슬로우

미레티아 2016. 7. 31. 12:58

슬로우, 정말 인상깊은 책입니다.

(내가 책은 잘 고르는 것 같아...재미없으면 중간에 덮어버리기 일쑤여서^^;;)

저는 스마트폰 유저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2G폰은 아니고, 3G피쳐폰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카카오톡이 없어서 예전부터 스마트폰을 사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작년, 아니 올해 초에 삼성전자에서 태블릿을 선물로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 제가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먼저, 와이파이 존에서만 태블릿 이용 가능하니까

학교에서 등교하고 조례 전, 야자 중간 쉬는시간에 본관으로 와서,

쉬는시간마다 수시로 태블릿을 들여다보면서

카톡이나 이메일이 안 왔는지 봅니다.

웬만하면 언제든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니까

컴퓨터를 덜 켜게 되었는데

태블릿을 이용하는 시간은 많이 늘었습니다.

컴퓨터는 부팅도 오래 걸리고, 업데이트 하면 시간 많이 먹고,

그래서 웬만하면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만 켜는데

태블릿은 그냥 누르면 켜지니까, 필요없을 때도, 심심할 때도

계속 열어보게 됩니다.

저는 게임 앱을 안 깐 것이 다행인 듯 해요....-_-;;

슬로우는 현대인들이 왜 불안하게 쫓기면서 사는지,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해서

디지털 사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총 제 3부로 이루어져 있고요,

제 1부는 우리는 왜 불안하게 쫓기며 살까? 입니다.

뭐...시간 관리 제왕과의 만남은 뻔한 내용이었고

(뻔하지만 실천할 수 없는...)

제일 인상깊었던 것이 디지털 세계와 단절한 기자였습니다.

저도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이거든요.

디지털 세계와 단절하기...매 명절마다 시골가면 하게 되는 일인데

시골에 이틀밖에 없으니까 사실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기자처럼 6개월간 디지털 세계에 접속을 안 한다면

괴로울 것 같습니다.

이메일은 무슨, 매일 연락할 일이 있으면 전화를 하고

어색한 사람과 전화하면 더 어색해지는데 하며 걱정을 하고

당장 궁금한 것이 있는데 찾을 수 없으니 근처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원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도서관에서 뛰면 안 되지만)

음...카톡도 못 이용하니까 조별과제를 하기 위해서

친구들이 모두 모여야 하는 멋있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가능하겠지만, 특히 고등학생이라서 어른보다 더 가능하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이나 피해를 줄 수 있겠군요.

제 2부,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 세상.

예전에 맥킨지 다니는 저희학교 선배가 강연하러 학교에 온 적 있는데

무지무지 바쁘더라고요.

컨설팅 업무는 특별한 것을 배울 필요가 없어서 구미가 당기긴 했는데

바쁘다니까 별로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컨설팅 회사들이 속도 경쟁을 많이 하더군요.

이 책에서 소개된 인터뷰 받을 분이 시간이 너무 없어서

공항에서 어디까지 이동하는 30분간 인터뷰를 하셨고...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받은 분은 빠른 속도를 강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반대입니다.

사람의 행복이 먼저이지, 일이 우선시 되어서

개인을 힘들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3부, 행복과 속도 사이, 대안을 찾아서.

부탄에는 국민 총 행복 지수가 있대요!

물론 부탄은 가난해서 도로도 별로 없고,

수도시설도 별로이고 해서 행복할 수나 있을까 의문이지만

국가 자체에서 국민 총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측정하는 것이 조금 힘들 것 같지만

(조사하는 분이 일일히 방문해서 설문조사 한대요...-_-;;)

행복해지면 좋은 거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을 했습니다.

야자 1차시와 2차시 사이에 본관을 가서 태블릿을 보지 않겠다고...

디지털 세계와 조금 거리를 두는 시도를 차츰 해나가겠다고...

가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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