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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상황에서 해야 할 일: ABCD 조사

미레티아 2013. 2. 3. 17:37

어느 나라는 학교에서 응급구조 방법을 배운다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것 안 배웁니다.

뭐, 보건 시간에 잠시 배우나?

그런데 학교에서 보건 시간 있으신 분 있나요?

뭐가 어쨌든 간에, 응급환자를 보면 뭘 해야 할까요?

119에 신고해야겠죠.

그런데 그걸로 끝일까요?

만약에 너무 심각하게 다쳤으면 할 일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게 보인다, 그러면 ABCD조사를 한 후

응급처치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ABCD조사가 뭐죠?

그걸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1. A

A는 기도(Airway)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사람이 숨을 안 쉬면 죽습니다.

그래서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으면

즉 입이나 코부터 폐까지의 기도가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별한 이물질이 없으면 기도를 열어줍니다.

기도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서 엽니다.

앉아 있을 때의 하늘 보는 자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에 이물질이 있으면 하임리히 구명법을 해 주시면 좋습니다.

하임리히 구명법은 환자의 뒤에 서서 허리에 팔을 감고

횡격막 아래쪽을 압박하는 방법인데

간단히 말해서 한 손으로 주먹을 쥐어 환자의 배꼽과 갈비뼈 사이에 놓고

다른 손으로 주먹을 감싸서 빠르고 힘 있게 밀어올립니다.

필요하면 몇 번 반복을 해야 하고

만약 환자가 누워있으면 구조자는 환자의 허벅지 위에 올라앉아 시행합니다.


2. B

B는 호흡(Breathing)을 뜻합니다.

그런데 호흡의 영어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Breathe와 Breath를 구별 못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에세이 쓸 때 가장 많은 오류 중 하나죠.

Breathe는 '호흡하다'로 동사이며 발음을 브리뜨....

Breath는 '호흡'으로 명사이며 발음은 브레뜨....

발음을 한국말로 쓰니까 좀 이상하지만 어쨌든,

ABCD조사의 B는 환자가 산소의 적절한 공급을 위해 호흡을 하는지

아니면 구조호흡을 시켜야 할 상황인지 봅니다.

근데 구조호흡(인공호흡)을 일반사람이 하기가 힘듭니다.

환자에게 숨이 안 들어가요.

그래서 바로 C로 넘어가셔도 되긴 합니다.

아, 참고로 날숨은 이산화탄소여서 소용이 없지 않냐고 물으시기도 하는데

날숨에는 들숨보다 10배 가량의 이산화탄소가 있지만

산소 비중은 들숨에 20%, 날숨에 16%로 꽤 많이 들어있습니다.


3. C

C는 순환(Circulation)을 의미합니다.

맥박이 잡히나 보고, 아니면 혈액순환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맥박을 못 잡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면 심장이 멈췄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심장이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 환자를 누워서 TV보는 자세로 변경하시고

멈췄으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합니다.

심폐소생술은 제가 예전에 쓴 글에 있습니다.

http://miretia.tistory.com/36

그리고 C단계에서 조절해야 할 심한 출혈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해요.

피가 철철철 흐르는데 CPR을 하면...

음....피가 순환하질 못하고 계속 새겠죠?


4. D

D는 장애(Disability)를 나타내는데

환자가 장애인인지를 보라는 것이 아니고

의식 상태를 확인하고 척수나 목 손상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겁니다.

척수는 중추신경계에 속하는데

척추뼈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척추뼈가 부러지면 같이 손상이 되죠.

뭐가 뭐든 간에, D단계에서 손상이 발견되면

일반인이 해 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환자의 자세를 바꾸거나

길가로 들어서 이동시키는 행위는 웬만해서는 삼가는게 좋다는 겁니다.

뼈가 부러졌지만 척수 손상이 없는데

들어서 이동시키다가 뼈가 움직여 척수를 눌러버리면

하반신 마비로 평생 불구가 됩니다.

또, 뼈가 움직여서 혈관도 막을 수 있고 하니까

일단은 사고 현장 보존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까지 ABCD조사에 대해서 썼습니다.

저는 응급환자의 최초 목격자가 되어 본 적은 없어서

이런 조사를 아직까지 해 본 적은 없고

심폐소생술도 실전에서 해 본 적이 없지만

알아두는 것이 이롭습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