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2

『레슨 인 케미스트리』를 읽고: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이야기

어릴 때는 판타지 소설을 좀 봤던 것 같은데, 성인이 되면서는 적게 보는 것 같다.아니, 사춘기 때부터 나는 과학책을 열심히 봤기 때문에 애초에 소설을 안 보고 살기는 했다.소설을 안 좋아했던 것은 그 등장인물에 공감하기 어려워서 그랬던 것 같다.저 사람은 너무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게 정해진 주인공이라 맘에 안 들고,쟤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바보같은 처신을 해서 맘에 안 들고,나이가 들어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입체적인 시각에서 사람을 볼 수 있게 되어서 그나마 소설을 좀 읽는 것 같다.물론 '좀' 읽는 것이지 많이 읽지는 않는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서점 평대에 깔려있는 알록달록한 표지를 보고 처음 접했다.과학을 공부하고 의학을 공부한 여자로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었다.도서관에서 발견한 ..

독서 후기 2024.04.29

『꽃은 알고 있다』를 읽고: 미세한 증거의 거대한 위력

배우는 것은 즐거운데, 내가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분야들이 좀 있다. 예를 들어서 법의학이 딱 그런 분야인 것 같다. 나는 교환학생으로 법의학 교실을 갔다오기도 했고, 학교 수업도 굉장히 흥미롭게 들었었는데 처음에는 병리공부를 하고 법의학을 해도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점점 알아갈수록 어려운 분야인 것 같다. 일단 너무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 온도, 습도, 햇빛 등의 여러 환경. 이 사람이 내심 범인이길 바라는 혹은 이 사건이 어떤 사건이길 바라는 주관적 심리.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분석. 그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 나온 객관적이지만 확률적인 증거를 가지고 법정에서 법의학을 잘 모르는 법조인들에게 진술 및 반대심문도 굉장히 힘들 것 같다. 일반적인 법의학도 어려운 파트라고 생각되는데 이 책..

독서 후기 202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