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252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나의 식물들 다 잘 자랐으면...

2년 전, 선물을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어디 밖에 나가서 밥 먹기도 두려운 때, 기숙사에서 나의 생일을 맞았다. 동기들이 고민하여 사 온 나의 생일선물은 바로 선인장. 사실 나는 어릴 때 선인장을 키우다 죽여본 적이 있다. 이유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물을 극단적으로 줘서 그런 것 같다. '선인장이니까 물 안 먹어도 되겠지~' 라면서 한참 동안 안 주다가, '어? 너무 오래 안 줬는데?' 하면서 왕창 주고. 과습으로 죽었는지 말라죽었는지 정확한 사유는 모르겠지만 그 때도 선물로 받은 선인장이어서 슬펐다. 선물 준 사람에게도 미안하고, 더 오래 살 수 있었을텐데 못난 주인 만나서 일찍 죽었으니까. 그래서 선인장을 딱 선물로 받았을 때 다짐했다. 내 반드시 이 선인장은 죽이지 않으리..

독서 후기 2023.10.01

냉정한 이타주의자

가끔 경제학자들의 논리들을 보면 굉장히 냉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을 보면서도 그런 것을 약간 느꼈다. 물론 그 책의 저자분은 막 그렇게 냉정하지는 않았지만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는 글들을 보면 정말 우와... 참 이성적인 사람들이야.... 하는 생각이 든다. 『냉정한 이타주의자』는 이타주의를 제일 비용효율적으로 실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질문들은 내가 예전에 생각해보았던 질문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환경단체에 기부를 해야 할까, 기아대책에 기부를 해야 할까? 내가 봉사활동을 가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느낌보다 열정페이로 일하고 온다는 느낌이 드는데, 차라리 나중에 돈을 많이 번 다음에 기..

독서 후기 2019.05.16

Wonder

만날 영어 논문은 읽으면서, 정작 영어 원서는 과제나 수업 때 외에는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영어 원서를 읽어봐야지! 하고 서양서실에서 열심히 책을 뒤지고 어렵고, 재미없고, 쉽고 그런 책들을 계속 골라 실패하기를 몇 번, 걍 해외 베스트셀러 읽어야지 하고 찾은 책이 'Wonder'이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어서 내리 읽어버렸다. 슬슬 시험공부를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책만 붙들고 있는 내가 한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Reading 지수가 낮은 편이고... 몰입력있는 책은 별로 없으니까.... 뭔가 손에 놓을 수도 없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안면기형을 가지고 있는, 책에서는 안 좋은 표현으로 deformed라고 하는데 craniofacial disorder를 가지고 있는 Aug..

독서 후기 2019.04.10

그림자 노동의 역습

이 책의 부제는 '대가 없이 당신에게 떠넘겨진 보이지 않는 일들'이다. 즉, 그림자 노동은 집안일과 같이 보수 없이 하는 모든 일들을 의미한다. 최근에 급부상하고 있는 예시로 셀프 계산대, 주문받는 키오스크 등이 있다. 예전에는 마트 계산원이나, 매장에 서 있는 점원 등이 주문을 받았는데 요즘은 스스로 띡 띡 찍고 계산하고 나가고, 키오스크에 몇 번 터치함으로써 주문을 마친다. 그 외에도 직장을 가기 위해 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사용 설명서가 배송되지 않고 온라인에서 다운을 받거나 스스로 인쇄해서 보아야 하는 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새로운 버전에 익숙해지는 법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실 몇몇 사례들은 너무나 나에게 익숙해져서 어? 이런 것도 그림자 노동이라고?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생각해..

독서 후기 2019.04.08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뭐든지 다 살 수 있는가?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미세먼지가 심한 중국에서 깨끗한 공기를 봉지에 넣어서 판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늘 나는 설마 공기도 돈을 주고 사겠어,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물을 사 먹은 적이 없었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설마 공기까지 사서 숨쉬겠어'라는 마인드였는데, 글쎄, 그 생각이 틀린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돈으로 살 수 있게 되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 먹는 것, 입는 것 등의 기본적인 것을 비롯해 외모가 마음에 안 들면 돈으로 바꿀 수 있고 뭐 기타 등등. 그런데 마이클 샌델은 경제학적으로 따지면, 공리주의적으로 따지면, 사실 모든 것을 사고팔 수는 있지만, (도덕적인 기준에 따라)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가치들이 있다며 '..

독서 후기 2019.03.12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궁금했던 건데, 만약 변호사가 되다보면 진짜 나쁜 사람, 살인자나 강간범이 확실한 사람의 변호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꼭 있을거란 말이에요?그러면 변호를 어떻게 할까요?변호를 포기할 수도 있나?그런데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이니, 막 포기하면 안 될텐데,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과로 온 것이 다행이다...하는 생각도 있었어요.이 책을 보니까 그 의문이 풀리더라고요.책의 제목처럼, 살인자만 다루는 것이 아니고 다양하게 다뤄요.도둑도 있고, 성추행도 있고, 성폭행도 있고 기타 등등.보니까 변호사는 범죄자임이 확실한(?) 상황에서(책을 쓴 시점이 판결이 다 끝나고이니 책을 읽다보면 독자들은아, 이사람이 범죄자임이 확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변호사가 그 당시에 그렇게 느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묵비권을 행사..

독서 후기 2018.05.17

세상의 모든 리뷰

스타일이 독특한 책이니 이번 리뷰는 이 책의 스타일대로 써 볼까요...?? # 세상의 모든 리뷰 저자가 김리뷰라니. 제목도 세상의 모든 리뷰라니. 그럼 이제부터 리뷰를 리뷰해봐야겠다. 사실 난 이 책이 병맛이라고 생각한다. 읽든 말든,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책이다. 재미가 있지도 않다. 내가 누워서 책을 보았는데 졸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에게 재미있는 책을 판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을 집는다. 둘째, 책갈피도 집는다. 셋째, 침대에 엎드린다. 넷째, 이불을 덮는다. 다섯째, 그 상태로 읽는다. 이때 책갈피도 못 꽂고 자버리면 정말 재미없는거, 책갈피를 꽂고 자면 그냥 그런거, 안 자면 재미있는 거. 이건 나름 책갈피는 꽂았으니 그냥 그런 것 수준에 속한다고 봐주자. 그러면 이 책을 ..

독서 후기 2018.04.16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대체의학의 진실

제가 이 책을 읽고의료보건글쓰기 시간에 제출하는 보고서 내용을 대체의학으로 했다가 매우매우 힘들었습니다...물론 보고서 내용은 마음에 드는데팔아먹을 수도 없고, 논문처럼 학회지에 투고하기에는.....사실 나름 중립을 지킨다고 지켰지만 대체의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대체의학학회지에 종설(Review Article)로 보냈다간 바로 까일 것 같아요!!그리고 난 게재비도 없다구!!엉엉 보고서 진짜 열심히 썼는데 왜 쓸모가 없지 엉엉 내 에너지여기다가 올리면 카피킬러가 100% 유사하다 할 테니까 올릴 수도 없고어쨌든!! 이 책 잘 썼어요.왜 잘 썼냐면, 대체의학에 대한 설명이 있고, 어떠한 연구와 실험을 했는데,그 연구와 실험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등등을 잘 설명해서과학하는 사람이면 당연히 납득할 수 밖에 없..

독서 후기 2018.04.13

랩 걸

제가 평상시에는 도서실에 가서 제목과 표지와 내용을 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집어서 읽는 성격인데 어느 날, 왠지 그렇게 책을 읽다가는 진짜 재미있는 것을 놓치고 교양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도 못 읽고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책 목록을 뒤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 책이 표지도 예쁘고 저도 고등학교 대 종종 실험실에서 있던 소녀였으니까 왠지 공감이 갈 것 같아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에세이입니다. 딱히 분류는 500번대에 되어있지만 솔직히 800번대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아, 참고로 저희 학교는 한국십진분류법을 안 따르고 듀이십진분류법을 따라서 500번대가 자연과학입니다.... 고딩때와 달라서 종종 도서관에서 헤매요 ㅠ.ㅠ) 저자는 여성 과학자로,..

독서 후기 2018.03.26

그 쇳물 쓰지 마라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고등학교 때 도서실에는 없다가 대학교 오니 중앙도서관에 딱! 있네요 ㅎㅎ이 책의 저자는 다음에서 닉네임 제페토를 쓰시는 분이고요다양한 기사의 댓글로 시를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근데 정말.... 글을 잘 쓰는데그 글의 발상이 참신한 것들이 매우 많은 것 같아요.예를 들어,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명동에서 상인들이 피해를 본다... 라는 내용의 기사에'신을 믿는다는 것은 사랑했던 이가 지옥에 있으리라는 것을 또한 믿는 것이기에차라리 나는 불신자가 되련다'.....정말 참신한 생각이고 공감도 가고 그래요.회색인간이라는 책을 보면 '할머니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라는 이야기가 있어요.(사실 저는 책이 아니라 브런치에서 연재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대충 내용이..

독서 후기 2018.03.08

숨결이 바람 될 때

유명한 책이죠... 숨결이 바람 될 때....생각이 많았던 신경외과 의사가 젊은 나이에 폐암에 걸려서 죽은 이야기입니다.참.... 여러분, 건강이 최우선이에요.아프면 참지 마요....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고! 병원도 가 보고!세상을 솔직하게 삽시다!!!!돌아가신 의사분은 정말... 진료를 너무 늦게 받았어요!조금 일찍 받았더라도 결과가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책을 읽는데 착잡...하더라고요.'잠수종과 나비'와 느낌이 비슷한 책인 것 같습니다.둘다... 우울해요....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살 수 있다는 의지가 꽤 있었습니다.일을 복귀하려고도 생각을 하고요.그렇기 때문에 체념보다는 희망-절망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문득 든 생각인데, 체념이 더 나을까요, 희망과 절망이 더 나을까요.잠..

독서 후기 2018.02.12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저번 주 금요일에 대출해서 주말에 다 읽었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쓰네요...게으른 저는 지금 3권의 책을 읽어서 후기를 빠릿빠릿하게 쓰려고요)이 노란색 책은 오른쪽 아래 귀퉁이가 잘린 모양의 책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들에게 꽤 재미있다는 호평을 들은 책이죠.이건 2011년 서울신문에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는 기사를 연재하신유영규 씨가 쓴 책입니다.범죄의 유형별로 정리되어 있는데요,한국에서 일어났던 범죄와 그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질문,범죄를 해결하는 데 사용한 기술 등을 종합해서 설명하는 책입니다.쉽게 쉽게 읽히고요,범죄 내용은 끔찍한 것이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겁이 덜 나는 단점이 있더라고요...현실에서 자주 일어나지 않으니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단점??어쨌든 범죄는 당하거나 ..

독서 후기 2018.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