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

『꽃은 알고 있다』를 읽고: 미세한 증거의 거대한 위력

배우는 것은 즐거운데, 내가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분야들이 좀 있다. 예를 들어서 법의학이 딱 그런 분야인 것 같다. 나는 교환학생으로 법의학 교실을 갔다오기도 했고, 학교 수업도 굉장히 흥미롭게 들었었는데 처음에는 병리공부를 하고 법의학을 해도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점점 알아갈수록 어려운 분야인 것 같다. 일단 너무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 온도, 습도, 햇빛 등의 여러 환경. 이 사람이 내심 범인이길 바라는 혹은 이 사건이 어떤 사건이길 바라는 주관적 심리.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분석. 그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 나온 객관적이지만 확률적인 증거를 가지고 법정에서 법의학을 잘 모르는 법조인들에게 진술 및 반대심문도 굉장히 힘들 것 같다. 일반적인 법의학도 어려운 파트라고 생각되는데 이 책..

독서 후기 2024.04.12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나의 식물들 다 잘 자랐으면...

2년 전, 선물을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어디 밖에 나가서 밥 먹기도 두려운 때, 기숙사에서 나의 생일을 맞았다. 동기들이 고민하여 사 온 나의 생일선물은 바로 선인장. 사실 나는 어릴 때 선인장을 키우다 죽여본 적이 있다. 이유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물을 극단적으로 줘서 그런 것 같다. '선인장이니까 물 안 먹어도 되겠지~' 라면서 한참 동안 안 주다가, '어? 너무 오래 안 줬는데?' 하면서 왕창 주고. 과습으로 죽었는지 말라죽었는지 정확한 사유는 모르겠지만 그 때도 선물로 받은 선인장이어서 슬펐다. 선물 준 사람에게도 미안하고, 더 오래 살 수 있었을텐데 못난 주인 만나서 일찍 죽었으니까. 그래서 선인장을 딱 선물로 받았을 때 다짐했다. 내 반드시 이 선인장은 죽이지 않으리..

독서 후기 202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