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미레티아 2013. 3. 24. 14:29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저자
멜라니 조이 지음
출판사
모멘토 | 2011-02-2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쇠고기, 돼지고기를 먹을 때 우리는 살아 있는 소와 돼지를 떠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개나 강아지를 기르시는 분들 중 개고기를 좋아하시는 분?

아마 없을 겁니다.

안 기르는 사람도 개고기 별로 안 좋아하는 분들 많은데...

그런데 우리는 거의 매일같이 돼지와 소, 닭 등을 먹습니다.

개와 돼지나, 개와 닭이나, 개나 소나, 모두 생명체고

개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법은 없잖아요.

이 책은 너무나도 당연시 여겨지는 우리의 육식 이데올로기에 문제를 파헤칩니다.

그래서 읽다보면 분명히 내용이 길지는 않은데

속이 뒤틀려서, 내용이 끔찍해서 계속 읽는 것을 멈추게 됩니다.

저는 심지어 한국은 안 그러겠지....미국만 그러겠지....그런 생각도 해 보고,

하여간 부정을 너무 하고 싶은 현실입니다.

우리는 돼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고

그들이 당하는 고통은 생각도 못한 채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돼지는 사실 매우 민감하고 영리합니다.

그래서 3주밖에 안 된 귀여운 새끼돼지도 이름을 붙여주면 알아듣고 반응한다네요.

그런데 이 돼지들을 소비하는 인구는 무척 많아 돼지고기를 대량생산해야 해서

일단 태어나면 마취도 없이 거세되고 꼬리가 잘립답니다.

이 꼬리를 자르는 이유는 돼지들을 좁은 사육장에 가둬서 기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타고난 욕구가 좌절되는 탓에 신경증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서로의 꼬리를 물어서 끊기 때문에 미리 잘라놓는 겁니다.

이 반응은 인간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돼지 스트레스 증후군입니다.

인간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으면 사회생활하기 되게 힘들고

혼자 안전히 있어도 왠지 불안하고 그렇다는데 돼지가 그러면...진짜 힘들겠어요.

거기다가 돼지가 도살하기 알맞게 자라면 도축장행 트럭에 오르는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수를 트럭에 우겨넣고

수송 과정에서 음식과 물을 주기 않고 열기나 냉기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한답니다.

아, 어처피 죽을 거니까 그렇다는 건가?

그런데 그 도축하는 사람들도 이런 돼지들을 죽여야 한다는 사실에,

그리고 실제로 죽이는 사실에 충격받고 정신질환이 많이 나타납니다.

정신질환과는 다르지만, 저희 친할머니는 닭고기를 절대 안 먹어요.

제사를 지낼 때 저희가 닭을 올리면 그건 순전히 우리들 몫입니다.

왜냐하면 할머니는 한 회사에서 닭을 잡는 일을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제가 아는 수학학원 선생님들 중 하나는 고기를 못 먹는 분이 계셔요.

어렸을 때 소, 돼지, 닭, 개 등등과 같이 지내서 못 먹겠다네요.

그런데 군대를 가면 채식주의자 음식 따로 주는 것 아닌가봐요.

(뭐, 저는 군대를 안 가도 되는 성별이라 잘 모르겠고...)

그래서 군대가서 먹은게 마지막이라는데 웃긴 것은, 육류는 못 먹고 생선은 먹을 수 있대요.

생선은 고기 아닌가...--;;

그런데 이 책에서도 그 내용을 언급합니다.

물고기는 자신이 경험한 걸 최소한 3개월동안 기억합니다.

또, 통각수용기를 갖고 있고 진통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합니다.

즉, 얘도 잡을 때 고통을 받고 그 고통을 오랫동안 기억한다는 거죠.

문제는 그 물고기를 도살하는 방법이 다양한데

그냥 질식할 때까지 놔두기, 전기를 흘려 죽게 하기,

얼음에 채워 산 채로 냉각하기, 뇌에 대못 박아 죽이기 등이 있다네요.

(이거 뭐하자는 거야...가장 비인간적으로 도살하기 대회하나...)

하여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내용을 보면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도 줄어들기 마련이고,

그 동물들이 고기가 되어 고통받더라도 최소한 나 때문이 아니도록 하는 것이

떳떳하게 동물애호가가 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천은 힘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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