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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할 때 어떤 검은 봉다리에 빨간 것이 묻는 채로
바닥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누가 김치 사오다가 떨어뜨리고 정리 안 했나...'
대충 뭐 이런 생각으로 지나갔다.
하교할 때 그 곳을 또 다시 지나가는데 소스라치게 놀랐다.
검은 봉다리라고 생각했던 것에 깃털이 있었다.
부리도 있고....
비둘기였다.
빨간 것은 피였고,
차에 깔려 죽은 듯이 납작하게 바닥에 붙어있었다.
날개는 반쯤 펴진 상태인 것 같고...
끔찍했다.
집으로 오면서 매우 심하게 무서웠다.
왜 무서울까.
내가 죽은 것도,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단시 비둘기 사체일 뿐인데
징그럽다도 아니고 무섭다는 왜 생기는 걸까.
예전에 고속도로에서 로드킬당한 노루(?)보고도 김치버린 줄로 생각하다가
아빠라 로드킬 당했다고 말한 것 듣고 놀랐는데...
난 왠지 사건 사고를 많이 보는 것 같다.
예전에 도서관 앞에서 오토바이 사고나서 다리가 잘려서 있는 사람도 보고....
그런데 진짜 왜 무섭다는 생각이 들까.
어쨌든, 오늘 김치 못 먹을 것 같다.
자꾸 그 검은 봉다리가 아닌 비둘기가 떠올라서....
이제 월요일부터 통학로를 바꿔야겠다.
좀 긴 길로 가더라도 피해가고 싶다.
(그렇지만 막상 월요일 아침엔 정신없이 등교하느라 분명히 거기로 가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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