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중학교 3학년이라서 다다음주가 기말고사다. ㅠ_ㅜ
그런데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학교 진도가 느리다.
그것도 우리반이 제일 느리다고 한다.
그 이유는 뭘까.
물론 우리반이 행사 때문에 몇 과목은 실질적으로 수업시간이 적다.
하지만 수업시간이 다른 반과 비교해 비슷한 것도 느린 이유는
친구들 때문이다.
원래 학년이 올라갈 때 반 평균이 비슷하도록 학생들을 배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그런건지, 우리반이 극과 극 성적의 학생들이 모였다.
그런데 성적과 성격은 관계가 전~혀 없다.
그래서 우리반은 이런 아이들이 많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들어왔는데도 떠들고
선생님이 말실수 하면 꼬투리 계속 잡으면서 말하고
본인이 못 들은 거 안 알려줬다고 따지고
지루하면 자고
만만한 선생님일 경우 휴대폰을 종종 하며
자리바꿔서 떠들다가 걸리면 쟤도요, 누구도요, 하고
원래자리로 돌아가라하면 버티고 앉아있고
교복은 어디로 갔는지 비싼 사복차림이고,
옆자리 애들이 춥다는데 이 날씨에 선풍기 틀고 있고...
아니,
선생님이 들어왔으면 교실에 앉아있기로 마음먹은 이상 조용히 해서 피해는 주지 말고,
말실수 본인들도 종종 하면서 몇몇 TV예능에서처럼 심하게 꼬투리잡고,
내가 칠판에 숙제 적어놓건만 안 알려줬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지루하면 자는 것은 선생님을 무시하는 행동이지만 조용하니 나는 좋고...(?)
휴대폰은 벌점이고 뒷사람이나 옆사람에 방해엄청되니 하지 말았으면 좋겠고,
자리 바꿔서 떠들었으면 본인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왜 버팅길까,
또 자리 바꿔도 조용한 애들 일러바치는 건 치사하게 보이고,
멋들어진 사복은 친구들의 경제적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처럼 보여 기분이 나쁘고,
이 날씨에 선풍기를 트느니 본인이 잠바를 벗으면 될 꺼 아닌가 싶다.
진짜 시험 얼마 안 남고 나는 다른 시험도 있어서 좀 예민해진 상태인데
왜 학교 상황이 이런걸까.
아, 그리고 밥 먹을 때 내 자리를 애들이 자꾸 뺏는데
그럼 나는 어디서 먹으라고...
본인들 자리는 책상위에(가끔은 의자까지도) 교과서와 학습지가 너저분하게 널려있는데...
자꾸만 친구들에게 소리치게 된다.
내가 뭐 잘난 게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억눌려 살기는 싫다.
오늘 학교폭력실태조사를 했다.
조사 하기 전에는 누구 괴롭히는 누구누구 다 써야지...하면서 갔다가
마지막 문항이 진짜 신고하는 거던데 그냥 안 했다.
어디까지가 신고해야 하는 범위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들은 그냥 장난이다.
TV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하는 장난,
그냥 재밌으라고 연예인들이 건네는 장난을 모방한 거다.
그런데 TV는 TV니까 그런거지
현실에서 그렇게 행동하면....진짜 욕 나온다.
TV에서는 진짜 편견이 많이 담겨있다.
가장 많은게 남자, 여자에 대한 편견?
막 남자 연예인이 힘이 드는 일을 하거나 뭐 그런 일을 하면
남자다! 라면서 추켜세운다.
내가 본 것 중에서 제일 말도 안 되는 추켜세움은
못 박는 거, 매운 거 먹고 참는 거....?
그거 기술시간에 실습했던건데...?
매운 거는 먹고 참으면 식도나 위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안 좋은 버릇인데...?
또 다른 편견은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다.
이건 진짜 TV에서 없애야 되는 편견이다.
여자애들은 아무래도 그런 데 관심이 많으니까 나보다 말랐는데 다이어트를 한단다...
또 남자애들은 여자애들 살집이 조금이라도 있어보이면 놀린다.
돼지부터 시작해서 미련곰탱이(사실 곰은 매우 똑똑한데...), 뚱보....
가끔 수업시간에 교육용 영상을 보다가 통통한 사람이 나오면
누구다!!!라고 그 놀림의 대상이 되는 친구 이름을 귀 찢어지게 소리지른다.
아니 인종에 있어서 Other Race Effect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같은 한국인이 통통하면 똑같은 사람으로 보이는 걸까?
그냥 진짜 엉망같다.
내가 친구들에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바뀌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지킬 상한선은 지키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자는 것이다.
난 진짜 공부 잘 하는 부류(영재원이나 특목고나 수준별 수업의 A반?)들은
못 하는 부류보다 예의를 지킬 거라고 생각했다.
좀 더 잘 알테니까, 수업시간에 들어야 하니까, 뭐 기타 등등의 이유로.
하지만 그것도 편견이었다.
공부를 잘하면 뭔가 가진 백...빽? 하여간 그런 믿는 구석이 있나보다.
어른이 앞에서 말하는데 떠들고, 자고, 친구들 놀리는 건 똑같더만...
나중에 우리가 커서 이 사회의 중심 인물들이 되었을 때
사회는 어떻게 될까?
회장선거를 할 때 자질보다는 친한 친구를 뽑는 것을 보니
어떤 정권이 나빠도 그 정권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교실 변경하는 수업일 때 시간을 지키질 않는 걸 보니
모든 업무처리가 느려질 것 같다.
폭력을 봐도 방관하고 그 가해자가 되어 즐거운 걸 보니
군대 내의 폭력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른들에게 예의를 지킬 줄 모르는 걸 보니
노인 인구층에 대한 복지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TV에서 보이는 편견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따라하는 걸 보니
범죄율이 더 증가할지도 모르겠다.
주변 친구들을 생각하지 않고 본인만 이기적으로 생각하는 걸 보니
복지 문제는 심해지고 사회적 약자들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
본인이 지루한 것을 못 참고 그냥 잠들어버리는 것을 보니
본인 실력보다 훨씬 좋은 직업만 바라보거나 의욕이 없어 실업률은 더 늘어날 것 같다.
숙제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면서 안 알려줬다고 우기는 걸 보니
앞으로 사기 안 당하고 억울해지지 않으려면 기록과 증거확보가 중요할 것 같다.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하는 모습을 보니
주의력과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성장할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변하는 이 세상에 못 맞추는 걸까?
나는 그런 친구들 사이에서 고리타분하게 살아가는 걸까?
솔직히 내가 친구들 사이에서 예외종이다.
피쳐폰에, 화장도 안 하지, 수다도 못 떨지, 교복도 만날 입고다니지, 음...또 많은데.
하지만 뭐, 어찌되었든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