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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경암바이오유스캠프를 다녀와서

미레티아 2015. 7. 30. 14:33

어제 중앙대학교에서 하는 경암 Bio Youth Camp를 다녀왔습니다.

그저께 학교에서 나와서 집으로 간 후

어제 아침 6시 30분쯤 일어나서 6시 50분쯤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워낙에 길을 잘 잃어버려서 시간을 충분히 잡고 갔는데

...너무 넉넉히 잡았더군요.

아니면, 이번에는 찾기가 쉬웠던 것일 수도...

그래서 매우 일찍 도착했습니다. -_-;;


강연은 총 5개를 들었습니다.

먼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부 백자현 교수님께서

'신경전달물질 그리고 우리의 행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뭐, 당연히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뇌에서 조절을 하죠.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경세포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대부분이 화학적 시냅스를 이용해서 신경종말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합니다.

(전기적 시냅스라는 것이 조금 있어요. 이것은 언급을 안 하셨습니다.)

그래서 시냅스 전 뉴런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가 되면

시냅스 후 뉴런의 수용체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수용체는 이온통로 수용체와 대사성 수용체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용체가 특이적이기 때문에

같은 신경전달물질이라도 효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뭐, 교수님께서는 도파민으로 주요 초점을 맞추었는데

도파민은 운동조절(파킨슨씨 병과 관련), 중독 및 보상, 동기부여에 관련이 있습니다.

도파민은 중뇌에 있는 흑질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사진을 안 보여줘서 아쉬웠는데,

사진을 보면 이 부분은 진짜 주변에 비해 검게 보입니다.

구글에 영어로 Substantia nigra라고 치면 나옵니다. (한국어로는 사진 안 나옴.)

어찌되었든, 흑질에서 분비되어서 선조체쪽으로 가기도 하고

전두엽쪽으로 가기도 합니다.

이 도파민과 관련된 질병은 파킨슨씨 병, 정신분열증, 중독 등이 있습니다.

교수님이 그러고 실험 동영상도 보여주시고

optogenetics에 대한 언급도 좀 하셨습니다.

(솔직히 optogenetics에 대해 말씀하실 때는 좀 억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이것이 뭔지 영어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었는데

한국어로 들으니 너무 쉬워서...ㅠ.ㅜ)

이 강의에서 느낀 것은 솔직히 말해서, '쉽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대중강연을 할 때 나오는 주제 중 하나가

도파민, 중독, 기억, 해마, 편도체, 공포, 뭐 이런 것들이거든요.

뇌주간 행사를 가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물론, 제 옆에 앉은 분은 어려워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이 방면 강의를 많이 들었기에 쉽다고 느끼는 것이겠죠??

강의 끝나고 질문 시간에 제가 신경전달물질 자체에 에러가 생기는 것이

모든 회로에 영향을 주는지, 회로가 개별적으로 영향을 받는지를

질문했었는데 질문을 잘못 이해하신 것 같더라고요...

뭐, 그런데 질문 했다고 책을 주었어요.

그리고 책을 받는 순간, 앞으로 질문 못 하겠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질문 아껴 둘껄....?


두 번째 강의는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시스템 및 합성생물학 연구실의

조병관 교수님께서 '게놈에서 나를 발견하다'에 대해 하셨습니다.

이건 진짜 쉬웠어요.

강의를 재미있게 하기도 하셨고, 내용이 원래 쉬운 편이기도 하고....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진 역사를 간단히 소개하셨고

교과서에도 나오는 박테리오파지 실험(동위원소 P, S이용한 것)도 말씀하시고

DNA의 염기 이야기도 하시고

염기서열 분석을 어떻게 했는지, 지금은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래서 그것을 응용해서 알아낸 것은 무엇인지 등을 말씀하셨습니다.

듣고 느낀 점은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다가가기는 쉽지만

이 강연이 더 많이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오는 것인데

(아니면 그냥 생활기록부에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해 오는 것인데)

조금 더 상세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세 번째 강의는 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부교수님께서

'자연모사 홍합접착과 응용과학'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점은 제가 잘 모르던 부분이라서 흥미로웠는데요,

접착제는 굳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이죠, 굳질 않으면 두 물체가 붙어있을 수 없으니까.

그런데 접착제가 대부분이 공기 중에서 굳을 수 있는데

홍합이 돌 같은 곳에 붙기 위해서 사용하는 접착제는 물 속에서도 굳는다고 합니다.

화학적으로 보면 카테콜아민에 속하는 도파민이 고분자가 되면

홍합이 사용하는 접착제가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도파민은 산화가 잘 되어서 멜라닌으로 변하면서

그 표면을 코팅하고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걸 이용하는 것이 물 포집 장치, 장기 천공 막는 접착제 등으로 쓰이고

하수도에 이 접착제를 필터에 붙이고 껴 놓으면 중금속이 잘 붙어

물의 중금속 제거와 동시에 도시 자원의 기능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강의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순수 생물에 국한이 되지 않고

응용된 내용을 소개시켜주었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강의는 중앙대학교 생명과학과의 이용석 조교수님께서 하셨는데

주제가 '뇌를 통해 들여다 보는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뇌주간행사나 어떤 대중강연이 되면

이러한 내용이 가장 흔합니다.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다 아는 내용이었어요...

골상학, 기억, 환자 H.M.의 이야기(돌아가신 후 본명이 공개,'헨리 구스타브 몰레이슨'),

기억의 종류, 해마, 미국의 Initiative프로젝트, 편도체, 장소세포, 격자세포, 경계세포,

제일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쉬워요...ㅠ.ㅜ

책 몇 권 읽어보면 다 알 수 있는 내용이잖아요...

그래도 좋았던 점이, 질문답변을 할 때

'어떤 책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라는 식으로 말한 것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강연은 UNIST의 나노생명화학공학부 박태주 조교수님께서 하셨습니다.

'모양만들기: 발생과정의 형태형성'이었는데요,

우리가 수정란에서 난할을 할 때 배와 등이 어느 부분으로 결정이 되는지,

(정자가 들어오는 쪽이 배고 반대쪽이 등이 됩니다.)

어떻게 닭의 뾰족한 부리와 오리의 납작한 부위가 생성이 되는지,

(세포 분열이 집중되는 범위가 다릅니다.)

신경판에서 신경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신경판의 세포를 미세소관의 작용으로 원추 모양으로 만들게 됩니다.)

형태 변화가 일어나는데 어떤 기작으로 일어나는지 등을 강연하셨습니다.

(세포의 재배열-서로 끼어들기, 수렴확장, 정단수축 등이 있답니다.)

제 생각에는 이 강의도 매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대강 배우는 교육과정에 덧붙여 배우는 내용이면서

어렵지 않게 설명하셨기 때문이에요.

아쉬웠던 점은, 오리부리를 가진 메추라기를 만드는 실험에서

사진을 좀 들고오셨으면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강의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하면

고등학생을 위한 대중강연이라서 조금 쉬운 감이 있습니다.

또한, 내용 설명보다는 사례 위주를 해야 집중이 잘 되는데

그렇지 못한 강연들도 있어서 종종 조는 학생들도 보이더군요.

(저는 이런 데를 생기부 올리려고 오는 사람들이 진짜 미워요.

어떤 사람은 열심히 듣고 올리는데 어떤 사람은 졸고 올리고.

그러면서 대학교 갈 때는 열심히 들었다고 할 거 아니에요.

책자가 있고 이 내용이 생물학 명강이라는 책으로 나올 테니

강연 내용을 다 알 수 있고 말이에요.)

그리고 강연 내용이 좀 유행을 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학생들 중에는 진로를 정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유행타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넓은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좋은 점은 각 대학교의 교수님들이 들려주셔서

각자의 연구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좀 많이 나와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네요...

전 솔직히 모르는 것을 들었으면 했거든요.

그냥 인강이나 들어야겠어요....ㅠ.ㅜ)


이렇게 강의를 듣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데

다시 길치의 면모가 발휘를 해서

7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ㅠ.ㅜ

제 뇌의 장소세포, 격자세포, 경계세포들은 다 일을 안 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