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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사(신경초) 잎 접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거지?

미레티아 2015. 9. 6. 14:20

오늘 산책하다가 어떤 풀을 봤습니다.

(물론 야생에서 본 것은 아닙니다.)

뭔가 생김새를 보니 건드리고 싶더군요.

그래서 건드려보니 잎을 접었습니다.

그 식물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미모사, 신경초, 잠풀, 함수초...

뭔가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 식물은

사람의 손이 닿으면 움추러드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모사는 라틴어에요.... 학명이 Mimosa pudica입니다.)

천적이 건드리면 잎을 움추려서 "나 시들었어~ 먹지마~"라고 광고하는 것이죠.

원래는 맨 끝의 잎을 건드리면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접어나가는 모습이 멋있는데

이 미모사는 그런 멋진 모습을 잘 안 보여주었습니다.

참 느릿느릿 접고....

이미 괴롭힘을 많이 당했나??

어쨌든 미모사가 접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더라고요.

아래는 동영상입니다.


미모사가 잎을 접는 원리는 뭐, 복잡하게 설명하면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손으로 미모사 잎을 건드리면 세포외 기질과 이온채널의 상호작용으로,

혹은 그냥 이온채널이 박혀있는 세포막이 퍼짐으로서

이온채널이 열리게 됩니다.

어떤 방법이던 간에 이온채널이 열리게 되면

이온들이 채널을 통해 세포 밖으로 나가거나 세포 안으로 들어가겠죠?

그렇게 되면 소위 탈분극이라 불리는 현상이 일어나서

활동전위가 발생합니다.


음...좀 어렵나요?

탈분극은 세포 막 내외에서 전기적인 차이가 뒤집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경세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신경세포는 원래 세포 안쪽이 -70mV정도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런 수치는 오차범위가 있으니까 정확하게 이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온채널이 열리면 세포 안이 +30mV정도로 바뀝니다.

이것이 탈분극(depolarization)입니다.

그런데 탈분극만 하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원래대로 돌아와야 하죠.

그래서 Repolarization(재분극)을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몇 ms이내입니다.

이러한 세포적의 일시적인 전위변화가 활동전위(action potential)입니다.

다시 미모사 이야기로 돌아와서,

세포막을 통해 활동전위를 발생시키고 나면

미모사의 세포 사이사이에는 원형질연락사(plasmodesmata)라는 것을 통해

활동전위가 세포들에게 마구마구 퍼집니다.

(원형질연락사는 식물세포의 세포 연접(cell junction)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면 그 덕택에 다른 세포들의 세포막도 탈분극 되죠.

이렇게 신호가 전달전달전달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모사에서 탈분극이 되면 Ca2+이온이 안으로 들어오고

이것은 Cl-이온을 밖으로 내보내고 K+이온도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이온들이 막 움직이면 아쿠아포린을 통해서 물이 세포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아쿠아포린은 세포에서 물의 수동수송을 담당하는 막단백질이에요.)


자, 그럼 생각해보죠.

식물은 원래 팽윤상태가 정상입니다.

(팽윤상태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 그림을 첨부하겠습니다.)


출처: http://bio1151.nicerweb.com/bio1152/Locked/media/lab/osmosis/index.html

맨 왼쪽이 저장액 상태에 있는 팽윤, 맨 오른쪽이 고장액 상태에 있는 원형질분리입니다.

저장액은 세포보다 농도가 낮은 물로, 그곳에 담가놓으면 세포 안으로 물이 들어가죠.

자세한 건 캠벨에...


식물은 팽윤상태여야지 빳빳하게 잘 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빠져나가면?

한계원형질분리 혹은 원형질분리상태가 되겠죠.

그러면 축 시든 것처럼 변하게 됩니다.

(실제로 시든 것이라 생각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미모사는 좀 있으면 다시 물이 세포 내로 돌아오게 하니까....)

그래서 잎을 접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한 동영상입니다.

출처는 youtub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