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나사의 회전

미레티아 2016. 1. 9. 22:22


그저께 학교에 갔었는데 비는 시간이 있어 그때 다 읽은 책입니다.

솔직히...제목이 멋있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게 무슨 내용일까 심히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 책은 한 가정교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 초반에는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둘러앉아 말하게 된 계기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그 이야기는 겪은 사람에 의해 기록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을 가지게 만들더라고요.

그 뒤로는 1인칭 시점으로 겪은 사람, 즉 한 가정교사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사회 경험이 없는 한 여성이

가정교사 광고를 보고 찾아가서 취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조건이 조금 이상하더라고요.

그 고용주의 조카(아이들 입장에서 그 사람은 삼촌이니까)를 가르치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보고하지 말것.

본인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의미이죠.

그래서 좀 불안해지더라고요.

어찌되었든, 가정교사는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순진무구한 그런 아이들이어서 그들에게 몰입하면

마음이 정화되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여자아이 하나(동생), 남자아이 하나(오빠)였는데

남자아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퇴학시키겠다는 편지가 옵니다.

가정교사는 아무리 아이와 같이 지내보아도 퇴학당할만큼 나쁜 아이가 아닌데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그렇게 지냅니다.

그러다가 그녀는 유령을 보게 됩니다.

이름을 다 까먹었는데요

(제가 책만 덮으면 주인공 이름까지도 까먹는 특징이 있어서 말이죠)

그 집에 예전에 있었던 남자 하인의 유령을 보았다가

나중에는 이전 가정교사의 유령을 봅니다.

그 유령이 하인이고, 전 가정교사였다는 것은

유령을 모습을 그 집에서 일하는 어떤 부인(이름을 까먹었어요-_-;;)에게 말했더니

듣고 딱 누구다, 그랬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그래서 가정교사는 이 나쁜 유령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야겠다는 사명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근데...처음에는 소설이니까...유령도 나올 수 있고...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보다보면 가정교사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뭔가 유령의 모습이 가정교사가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점이 좀 걸리지만

작가가 이 사람의 마음을 묘사한 것을 보면 그냥...망상장애를 가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 부인은 가정교사의 그런 상상에 휘둘리는 것 같고

아이들은...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뭔가 가정교사의 묘사만으로는 알기 힘들 것 같습니다.

가정교사는 아이들에게 푹 빠져서 순진하고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이 처음에는 그럴 수 있지...하다가 보면 볼수록 너무 맹목적인 것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했고 착할지 나쁠지는

주변 사람들의 묘사가 더 필요한데 이건 전적으로 가정교사 시점이라서 잘 모르겠네요.

정말 책이 가정교사의 마음을 잘 묘사했는데

이제 이것을 해석하는 것은 독자들 몫인 것 같습니다.

진짜 유령이 있었거나, 망상장애거나.

그 삼촌이라는 사람도 뭔가 이상해요.

히키코모리도 아니고, 자신을 귀찮게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이 책의 줄거리는 그냥 그런 공포소설이라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마 세계문학전집에 올라가게 된 것은

묘사를 굉장히 잘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가정교사의 마음이 너무 잘 묘사되어있어서

자칫하면 같이 휩쓸릴 것 같더군요.

휩쓸린다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전 개인적으로 가정교사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