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웃음의 과학

미레티아 2016. 7. 25. 16:50

웃음의 과학...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꺼내보니

저자가 개그맨 이윤석씨였습니다.

그는 박사이기도 하고(과학 분야는 아니지만) 독서광으로 유명합니다.

예전에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나? 추천하는 책이었나?

하여간 뉴스에서 봤는데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을 언급해서

(두뇌 실험실 후기: http://miretia.tistory.com/110)

어, 나도 이 책 좋았는데,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라마찬드란 박사님의 다양한 책에서

환상사지와 다양한 질병들에 관심이 많았던 반면,

이윤석씨는 개그맨이라서 그런가요, 웃음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이 책은 그가 독서를 통해 얻어낸 웃음에 대한 사실,

그리고 웃음에 대한 가설을 적은 책입니다.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점이,

나는 이러이러하게 서술하지만 실제론 저러저러하다...라는 각주였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저자들이 좌뇌, 우뇌 분리해서 서술하면서

실제로는 이렇게 이분법적인 서술은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고,

특정 유전자가 선택되었다는 표현을 쓰면서

그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윤석씨는 그걸 다 각주를 달아주었습니다.

물론 책 내용이 학술적이지는 않아요.

(출처도...약간 범위가 좁은 듯한 느낌도 들고...)

그렇지만 웃음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정도로

상세하고 자세합니다.

제가 여기서 인상깊게 보았던 점은

동물과 인간의 웃음의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이미 침팬지의 웃음은 공포 현장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왜 같은 표정이 유전적으로 가까운 두 종에서 다른지 안 찾아보았거든요.

라마찬드란 박사는 인간이 낯선 상대를 만났을 때

경계를 하는 위협적인 표정을 지은 후(이빨을 드러내기)

그 사람이 위협적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그 표정을 푼 것을

미소의 기원으로 본다고 합니다.

또한, 낯선 상대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빌붙어야지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상황에도

(제 표현이 맞는지 잘 모르겠네요...^^;;)

위협적인 표정을 풀기 때문에

동물들의 경우 복종 상태에서 미소가 나오기도 한답니다.

미소 말고, 웃음은 소리를 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이니 안심해!"

...라고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혼자 그 상황 알고 있던 것보다 웃는 것이 훨씬 이득이어서

우리는 웃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혼자 있을 때보다 많은 사람이 있을때 더 잘 웃는 경향이 있고요.

또 인상깊게 보았던 부분이 변연계와 신피질의 웃음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비하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물론 저도 그 상황에서 웃긴 웃어요.

본능적으로 웃기다는데...

그렇지만 TV와 같은 대중매체에서 그런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그 행동을 시청자들이 따라해도 괜찮다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고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잖아요.

차라리 생각을 할 수 있고, 이성적으로 웃을 수 있는 것이 좋은데

우리나라는 아직 무슨 개그더라? 스탠딩 개그?

...하여간 그런 부류가 발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웃음이 좋긴 좋은데, 때로는 나쁜 면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죠?

아, 근데 이 책이 재밌지는 않습니다.

웃음에 대해 호기심을 풀어줄 수는 있지만 표지에 있듯이 웃기지는 않아요.

(사실 살짝 졸립....)

그래도 웃음에 대해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책 뒤의 참고문헌을 다 읽을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이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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