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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S provider 자격증 후기: 신청, 공부, 수업, 실습, 시험, 발급

미레티아 2024. 6. 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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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S는 'Advanced Cardiovascular Life Support'의 약자로 미국 심장협회에서 제공하는 전문심장소생술이다.

이틀 간의 수업 및 시험(필기시험, 실습시험)을 보면 ACLS provider, 즉 ACLS를 시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격증이 나온다.

5년마다 계속 내용을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내년이면 업데이트가 되긴 하겠지만 (올해 2024년...흑흑)

한가할 때 따보고 싶어서 지난 주말에 따고 왔다.

나도 따기 전에 인터넷으로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갔다왔고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후기를 써본다.


1. 신청

신청은 대한심폐소생협회인 https://www.kacpr.org/에서 한다.

신청을 하기에 앞서, 신청자격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본적인 신청자격은 "의사, 간호사, 1급 응급구조사, 치과의사, 의학과 본과 3, 4학년, 간호과 최종학년, 응급구조과 최종학년"인데

간호사, 1급 응급구조사, 치과의사는 BLS provider 수료증을 발급 받은 자만 가능하다고 한다.

ACLS 신청자격

간단히 말해 의사를 제외하고는 BLS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한심폐소생협회 > 교육안내 > 교육신청"에 들어가서 ACLS Provider 항목을 클릭 후 오픈되어 있는 강습을 열어보면

교육기관마다 상세하게 제한을 걸어두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학부생은 받지 않는다거나, 의사만 받는다거나, 이미 수료증은 있고 갱신자하려는 사람만 받는다거나, 원내대상자만 받는다, 자교 학부생들만 받는다 등등.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교육이 열리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닌 이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굉장히 한정되어있다.

 

나는 운이 좋게 수도권에 위치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 자리가 있어서 신청했다.

신청을 하면 신청이 되었습니다, 라는 이메일이 온다.

그 이메일 이후에 기다리다보면 교육생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라는 이메일이 온다.

(1) 교육신청 메일 (2) 교육생 선정 메일

이렇게 교육생 선정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아마 크게 두 가지로 생각되는데

1) 자격이 되지 않는데 신청한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2) 팀 실습이 필요한 과정이라 너무 소수의 인원이 신청 시 폐과되기 때문에

...일 것 같다.

참고로 학생 때 대한심폐소생협회 홈페이지에 가입한 나는 바보같이 회원정보를 안 고치는 바람에

본과 3, 4학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라고 하였다...

착오에 죄송하다며 부랴부랴 회원정보를 고치고 면허증 내고...

꼭 신청전에 회원정보가 제대로 입력이 되어 있는지 확인하자!

특히 학생 때도 뭐 하나 땄던 분들!

 

교육생으로 선정되었음에 대한 메일이 오고 나면 그때 교육비를 내면 된다.

나는 42만 3천원을 냈다. 

교육비를 내고 나면 '마이페이지 > 교육 조회'에 해당 교육이 뜨며 '교육비 입금완료'라고 뜬다

 

2. 공부

교육비가 입금완료되었다고 뜨면 이제 사전 공부를 할 차례이다.

ACLS는 수업 듣기 전에 pretest를 풀어서 70%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한다.

물론 Pretest는 무한반복해서 풀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안 해도 한 2~3번만 보면 70% 이상 얻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틀에 걸친 ACLS 교육만으로 마지막 날 보는 시험을 통과할 순 없다.

고로 한 번 듣고 외우는 천재가 아니라면 알아서 공부를 좀 해가야 한다.

 

공부는  ACLS Supplementary materiale-book을 보면 된다.

 

ACLS Supplementary material은 Pretest를 보는 곳( https://elearning.heart.org/ )에서 찾을 수 있다.

Launch this course를 누른 뒤에 Start 누르지 말고 화면 쭉쭉 내리면

Quick Facts라면서 다운받을 수 있다.

ACLS supplementary material 다운 받는 곳

전부 영어로 된 PDF인데, 교재를 이해하기 위한 사전 지식이 들어있는 파일이다.

Airway 종류, 심전도 읽는 법, 제세동, IV/IO 등등.

 

교재는 e-book으로 제공이 된다.

'마이페이지>나의 e-book code 관리'에 들어가서 e-book code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코드를 복사해서 https://ebooks.heart.org/ 에 들어가서 로그인 한 다음,

Enter Access Code에 그대로 붙여넣기를 한다.

그러면 Shelf에 e-book이 생기게 된다.

이거는 한국어로 되어있다. (강사님께 들었는데, 한국어 책은 몇 달 전에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번역본에서 보다보면 "ACLS 교육생 자료"라는 표현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위에서 설명한 PDF 파일인 ACLS supplementary material를 의미하는 것이다.

ACLS supplementary material를 뜻하는 로고

교재 보다가 위의 모양 컴퓨터 아이콘이 나오면 교재에서는 대충 설명할 테니 PDF로 봐라~이런 뜻으로 생각하면 된다.

 

공부하는 팁을 주자면...

1) 교재의 진한글씨는 이유가 있다.

2) Pretest에서 물어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3) 빈맥, 서맥, 심정지 알고리즘은 외우자. (실습시험 시 필요)

4) 여러 블로그에서 강조하는 점은 강조되는 이유가 있다.

 

3. 수업

첫 날 9시 반부터 수업을 진행했는데 동영상 보면서 이론 수업, 모형과 함께한 실습 수업이 있었다.

우리는 이론수업 하시는 강사님실습수업/시험하시는 강사님이 달랐다.

모든 ACLS 과정이 강사님이 여러명인지는 잘 모르겠다.

보니까 수료증에는 대표 강사 이름만 뜨는 것 같다.

 

어쨌든 이론 수업은 아주 재미있었다.

우리는 자기소개 먼저 하고 수업을 들었는데

여러 직군이 있으니까 그에 맞춰서 설명 해주셔서 재미있었다.

또한, 응급의학과 교수님이라 여러 예시와 임상 이야기를 곁들여가며 설명하셔서 흥미로웠다.

하필이면 나만 의사라서 "OO아~ 이게 뭐야~~"를 계속 불리긴 했지만...

(어쩌다보니...의사 하나, 치과의사 하나, 의대생 하나, 응급구조사 하나, 나머지 다 간호사)

사실 수업이 사전공부 해오라는 내용과 뭐 다를 것이 있을까? 싶었는데

더 자세히, 현실적으로 설명해주셔서 마음에 들었다.

 

또한, 중간중간에 강조도 열심히 해주셔서 아... 저게 내일 필기 시험에 나오는구나...를 너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아 참고로 순천향부천병원은 한솥도시락 시켜주신다!

교육 하는 곳마다 밥 주는 게 다르다는데 한솥 메뉴 4개 중 고를 수 있어서 그래도 만족.

 

4. 실습

실습 수업은 약간 아쉬웠다.

첫째로 시간이 모자라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팀 수업이었는데 인원수는 많고 모형은 적어서 돌아가면서 모든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나는 팀 리더를 한 번 했는데, CPR 코치(=제세동기 다루는 사람)을 못 해봐서 다음날 기계 다루는 걸 조금 버벅거렸다.

둘째로 다들 너무 어색해해서 제대로 발화를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게 계속 "누구씨는 무슨 역할을 맡아주세요", "누구씨 뭐 해주세요", "모두 물러나세요, 리듬확인하겠습니다." 등등 계속 말과 행동을 하면서 하는 실습인데

수줍음이 많았는지 다들... 말을 제대로 못했다.

물론 둘째날은 친해졌지만 첫날은 숨막히는 어색함...

감독관이 있는 와중에 모형에다가 말하는 게 민망하긴 하지...

 

5. 시험

이론상 시험은 총 4개이다.

1) Adult High-Quality BLS Skills Test
2) Airway Management Skills Test
3) Written test(84% 이상 합격)
4) Megacode Testing

모든 시험은 (완전 엉망진창이 아닌 이상) 재시험 기회를 주신다.

1), 2)는 첫째날 진행되는데 사실 떨어질 리가 없으므로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개인적 생각입니다...애초에 ACLS 하시는 분들 다 BLS 있으시니 1을 떨어질 리는 없고

2는 지이이인짜 별거 없다.)

ALCS 시험의 꽃은 3), 4)이다.

 

일단 Written test오픈북인데

강사님께서 필기자료는 못 본다고 하셔서 e-book만 켜놓고 했다.

시험지는 좌측에 영문으로 적혀있고 우측엔 한국어로 적혀있어서 편한 언어를 보고 체크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긴가민가 1~2문제 제외하고는 굳이 책을 안 보고 풀 수 있었는데

상황 지문 1개에 여러 꼬리 문제가 딸려있는 경우가 있고, 단순하게 지식을 묻는 문제가 있다.

문제는 끝까지 잘 읽자... ㅎㅎㅎ

검토하다 발견한 실수가 '다음으로 줄 수 있는 약은?'이라 생각하고 풀었는데 자세히 보니 '다음으로 줄 수 있는 다른 약은?'이었다.

어쩐지 답이 2개인가 싶더라...ㅋㅋㅋㅋ

 

Megacode testing상황을 주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0세 남환이 흉통을 호소하며 내원 예정. 과거 스텐트 시술을 받은 적 있음."이라는 상황을 불러주면

본인이 팀 리더가 되어서 "2분 뒤 환자 온다니 RRT 팀 호출해주시고  E-cart 가져다주세요"라고 말을 하면서 시작한다.

그러면 다른 분들이 쪼르르 오면서 "RRT 팀 도착하였습니다"라고 오면

한 분 한 분 바라보며 "OO님은 IV 라인 잡아주시고, OO님은 Airway 담당해주시고, ...." 쫑알쫑알 역할배분을 한다.

(이름표를 가슴에 다들 붙이니 그걸 보면서 지칭하면 된다.)

그러면 강사님이 환자 도착했습니다~라고 해주신다.

이후에는 모형에게 말을 걸며 알고리즘대로 행동한다.

"환자분!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어요?", "혈압과 Saturation 측정해주시고 모니터 달아주세요",

"환자분 혈압이 낮고 심장이 느리게 뛰어서 Unstable bradycardia입니다. IV 선생님 아트로핀 1mg 투여해주세요."

"환자분! 지금 심장이 느리게 뛰어서 제대로 뛰게 하는 약 들어갈거에요~ 약 들어가는 거 좀 불편해요~"

그러다 모니터 리듬이 바뀌고 환자분이 의식을 잃으면

"가슴압박 시작해주세요! 모니터 쌤 제세동 200J 충전해주세요!" 

뭐 이런 식으로....

(환자역할은 강사님이 하신다. 리얼한 연기가 압권... 으으으으으...아이고 가슴이 너무 아파...)

 

사실 e-book 맨 뒤에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채점기준을 알고 있으니 전날 대본을 열심히 만들고 외우면 큰 문제는 없다.

예를 들어, 아래 표의 맨 아래에서 두 번째 항목이 딱 대본을 만들면 좋은 부분인데

BP, 12-lead ECG, O2 saturation 모니터를 해야 하고 E-tube intubation과 wave capnography의 필요성을 구두로 알리고 혈액검사 지시하라고 되어있는데 하나라도 빠지면 점수를 주기 애매하다고 하셔서

이거는 무조건 대본을 만들어서 달달 외워가서 그냥 ROSC 되자마자 줄줄 말하면 된다.

Megacode checklist 예시

다만 알고리즘이 헷갈리면 그냥 답이 없고

실전에서 한 마디 빼먹은 것에 매몰되면 흐름을 놓쳐서 와장창 될 있다.

어차피 100퍼센트를 해야 통과하는 것은 아니니 중요하지 않은 실수는 넘어가자.

또한, 천천히 해도 된다.

아무리 천천히 말해도 가슴압박 중단 시간이 5초를 넘기기 쉽지 않다.

나는 자꾸 급해서 "Vfib입니다~"를 외치지 않고 "제세동 주세요~"라고 바로 말해버려서 문제였다.

팀원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 뭐 해달라고만 말함...ㅋㅋㅋ

(그래도 의사소통 점수 항목이 1개라서 다행...)

어차피 실제 환자가 아니고 모형이니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

또한, 우리는 시험볼 때 리더만 말할 수 있었다(CPR 코치는 물러나세요~ 정도 할 수 있었음).

어디 후기 보면 건설적 대화가 가능하다던데 아마 강사마다 스타일이 조금 다른 것 같다.

 

6. 발급

다음날 바로 메일이 왔다.

(어디까지가 개인정보일지 몰라 일단 웬만한 건 가렸다.)

(물론 나는 본명을 까도 누구인지 모를만한 흔한 이름...)

ACLS provider 자격증

자격증은 저렇게 큰 버전도 있는데

지갑에 넣고 다니라고 작은 버전도 준다.

뽑아서 가위로 오려서 반으로 접어서 코팅해서 들고다니라는 것 같은데

다이소가 장사가 잘 되어서 동네 문구점이 망했는데 코팅 어디서 하지...

 

아 참, 필기시험 점수는 알려주지 않는데 '마이페이지 > 교육조회'에 들어가 보았을 때

'강사지원가능'이라고 뜨면 90점 이상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강사지원 가능 점수를 받았다.

 

7. 후기

40만원이 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 좀 걱정을 했다.

돈 아깝다는 느낌이 들면 어쩌지?

사실 예전에 BLS 과정을 들었을 때 돈과 자격증을 바꾸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료인 대상이어서 그런가 훨씬 재미있고 배워가는 것도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이 수업 듣는 분들과 수다떨면서 다른 직군의 상황은 어떤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각 병원의 특징도 듣고,

한 의대생분은 선배인 나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봐주셨다 (별로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지만... 흑).

간호사 분들이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듣고,

우리나라가 의료진들을 전문가처럼 대우를 안 해주는 현실이 슬프기도 했다.

 

그리고 몇 가지 비판을 하자면...

약간 실습시험이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느낌이 좀 들었다.

예를 들어 Tension pneumothorax라서 arrest가 온 상황에서 '원인 파악을 위해 X-ray를 찍읍시다'해도 피드백을 안 하고 그냥 넘어가셨는데

심정지라... 사람이 가슴압박을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X-ray를 찍으면 절대 안 될텐데... 싶었다.

초음파로 보든지 청진기로 듣고 파악하는 것이 맞을 것 같기는 했는데 굳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전체적인 부분의 피드백을 희망했으나 시험적인 측면에서만 피드백을 받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실습 시험 담당하셨던 강사님이 의사가 아니었으므로 내가 너무 과한 걸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메가코드 시험에서 사람들이 점수를 못 가져가는 부분 중 하나는 H's & T's였는데 (Verbalizes potential reversible causes of PEA라고 적혀있는 부분)

심정지의 원인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ROSC 이후에 무슨 랩을 보고 어디로 보낼까, 를 말해야 점수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는 의사이니까 그 점을 배워서 어렵진 않았는데

간호사나 응급구조사 선생님들은 안 배웠으니까 그 점은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보고,

보편적이지 않는 케이스를 볼 때마다 그 항목이 점수에 들어가는게 맞나 싶었다.

아니 뭐 가슴이 아파요~해서 MI, 신장투석을 못 받았대요~ Hyperkalemia, 이런 건 쉬운데

유방암 환자가 왔다... 이런 케이스는... 어떻게 앎.... 교재에도 없음...

(아마 Tamponade를 가정한 것 같다. Tumor lysis syndrome도 가능성이 있을 수 있고?)

하지만 체크리스트 상 1점인 것 같으니 대충 몰라도 당당하게 입을 잘 털자.


내 후기가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알고리즘 3개(빈맥, 서맥, 심정지)는 미리 외우자.

이게 첫날 9시 반부터 저녁 6시 반까지 수업을 들으니까

밥먹고 집에가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아 물론 바로 옆에 숙소를 잡은 분들은 모르겠는데

1시간 넘게 대중교통을 타고 집으로 간 나는 휴식시간도 얼마 없었다.

체력 소모가 심하니 비타민을 미리미리 먹고...

대본 입으로 중얼중얼하고...

떨어뜨리려는 시험은 아닌 것 같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았음 좋겠다.

 

화이팅~~

 

cf)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근처에 메밀칼국수를 줄서서 기다려서 먹었었는데 옹심이가 맛있다. (광고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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