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들은 독특한 이름이 붙여진 질병이 많아요.
이번에 소개할 우르바흐-비테 증후군도 마찬가지인데요,
우르면...최초의 도시였다는 수메르의 도시인가?
바흐는...음악가 이름인데???
비테는....독일어로 Please와 같은 의미인 Bitte??
뭐, 이 질병의 표기를 보면 Urbach-Wiethe disease,
또는 Urbach-Wiethe syndrome 이라고 하니까
비테는 스펠링이 다르네요.
독일어로 Wiethe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고요.
하여간, 인터넷에 검색해도 잘 뜨지 않는 이 질병에 대해
오늘 제가 소개해보겠습니다.
먼저, 우르바흐-비테 증후군이 왜 이런 이름을 가졌나 살펴볼까요.
사실, 우르바흐와 비테 모두 사람 이름이에요.
우르바흐(Erich Urbach)씨는 오스트리아의 피부과 의사이고
비테(Camillo Wiethe)씨는 오스트리아의 이과 의사입니다.
그 이과 의사라는 것이 귀 이자를 써서 귀와 관련된 그런 의사입니다.
1929년에 이 병을 처음으로 명명한 사람들이죠.
참고로 비테가 아니고 위테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쓰며 독일어의 W는 'ㅂ'발음이 납니다.
그래서 하디-와인버그 법칙이 아니고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이고
와그너가 아니고 바그너, 웨르너가 아니고 베르너입니다.
(독일어를 모르더라도 이름은 제대로 불러줘야죠...)
이 우르바흐-비테 증후군은 상염색체의 열성질환인
희귀한 유전병 중 하나입니다.
상염색체라는 것은, 인간의 23쌍의 염색체 중에
우리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정하는 1쌍의 성염색체를 제외한 염색체입니다.
세부적으로 말하자면 제 1번 염색체의 1q21에서 2개의 열성 유전자를 가지면 생기는데
extracellular matrix protein 1(ECM1)을 만드는 유전자와 관계가 있대요.
그런데 ECM1이 한국말로 뭐라고 해요??
세포외 기질 단백질 1번???
하여간, 이 병이 한국인들이 관심이 없는 건지 몰라도
외국문헌에는 잘 나와있고 한국은 내용이 허술하거나 없습니다.
(그래서 번역한 결과를 토대로 쓰는 거니 혹시 오역 있으면 알려주세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병에 걸린 사람은
편도체가 파괴됩니다.
그러니까, 이 병에 걸리면 지질 대사에 이상을 일으키는데
그렇게 되면 피부나 점막에 지방성 물질이 침착됩니다.
피부 말고 뇌에서는 편도체에서 칼슘 대사에 이상을 일으켜서
편도체에 칼슘이 침착됩니다.
그 결과 편도체가 점점 위축되어 제 기능을 못합니다.
편도체(amygdala)는 측두엽 안쪽에 있고 해마 앞쪽에 붙어있는 뇌의 부분인데
감정과 감정에 관한 판단과 관련있는 부분입니다.
출처: http://psych-brain-trust.wikispaces.com/Amygdala
여기서 Caudate nucleus은 미상핵이에요. (오늘은 별 상관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편도체가 주로 하는 일이 두려움을 느끼고
감정을 느끼고 뭐 그러는 거여서 이 우르바흐-비테 증후군에 걸리면
남의 표정을 못 읽습니다.
그러니까, 남이 웃고 있던, 공포에 질렸건
그게 무슨 감정인지 모른다는 거죠.
또한,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무서운 것은 기억에 잘 남잖아요.
너무나도 강렬한 감정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편도체가 손상되면 이게 무서운 건지 아닌지 구별을 못하니까
그렇게 강렬한 감정으로 남지 않는 것이죠.
그리고 편도체가 공포의 상황을 판단해서 우리가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래서 우르바흐-비테 증후군 환자는 항상 보호자가 있어야 해요.
호랑이가 어흥! 하고 달려오는데 안 무서워서 도망 안 가면
그대로 죽는거잖아요?
그리고 아직 대부분의 뇌질환이 손을 못 쓰듯이
이것도 치료법이 없습니다.
뭐, 열성 유전 질환이기에 안 걸릴 확률이 높지만 치료법 좀 연구했으면 좋겠어요.
저번에 기대 수명은 늘어난 반면, 더 많은 해를 병든 채로 산다는 조사도 있었듯이
아파도 살아있으면 된 것이 아니라 그 병이 뭐든 간에 치료해야 될 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