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법을 어기는 법부터 먼저 배우는 우리나라

미레티아 2013. 5. 11. 21:03

오늘 내가 시험을 보러 갔다왔다.

무슨 시험인지는 밝히지 않겠는데,

별로 잘 보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고사장에서 아주 황당한 일을 목격하고 들었다.

시험을 1교시, 2교시, 점심, 3교시로 진행을 했는데

1교시는 시간이 부족해서(아니면 내가 너무 느리게 풀어서)뒤에 10문제정도 찍었다.

그런데 쉬는시간에 다른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 들어보니까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고

어떤 사람은 그걸 다 풀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못 외웠다는 그런 이야기가 들렸다.

아니, 시험을 보면 문제를 푸는 것이지 뭘 외울까?

그건 2교시가 끝나고 알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에 어떤 학생들이 모여서 떠드는데

떠드는 것이 아니고 2교시 문제가 뭐였는지 이야기 하고 막 적고 있었다.

음, 답이 뭔지가 아니고 문제가 뭐였는지 왜 이야기 할까?

그렇게 자세히 듣다보니까 그 사람들이 모두 같은 학원을 다니는 사람이었다.

어쩐지, 나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렇게 서로를 아는 것도 독특했지.

그래서 그 학원에서 1, 2, 3교시 담당을 만들어 문제를 외워오게 한 것이다.

이건 분명히 저작권법 위반이다.

아, 물론 저작권법은 신고를 해야지 위법이 인정이 되는 그런 법이라서

그렇게 위반을 해도 처벌은 잘 받지 않는다.

그런데 너무 심하지 않는가.

학원 선생들이 직접 시험봐서 외워오는 것은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렇다 쳐도

학생들이 위탁받아서 외우는 것은 왜 그럴까?

그렇게 학원 싫다, 싫다 외쳐대면서, 학원에서 잘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그들에게 이득이 되는 그런 행동은 왜 하는 걸까?

이건 우리나라가 교육을 제대로 못해서 그렇다.

나는 저작권법 교육을 받은 기억이 2~3번 정도 된다.

악플이나 사이버 폭력, 학교 폭력은 수도 없이 수업 많이 받은 것 같은데...

그리고 사회시간에도 '저작권법을 어겨본 사람'이라고 물으면 거의 반 전체가 손을 들지만

막상 선생님이 그러지 마라, 그 피해는 어떻다보다는

'원래 안 하는 것이 맞는 건데...'라면서 말을 꺼낸다.

원래 안 하는 거니까 하면 안 되지...위법을 억제하려고 하질 않아...

나도 물론 저작권법을 위반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안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급한 일이 있거나 돈이 없으면 어둠의 길로 빠진다.

외국에서는 이 저작권법은 매우 큰 죄다.

학생들이 보고서를 이 저작권법을 어겨서 작성하면 무조건 Fail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학사학위 마구 베껴도 A를 준다.

여기서 내가 우리 엄마를 존경하는 이유가 나온다.

우리 엄마는 비록 좋은 대학교라고 치지도 않는 곳을 F를 몇 번 받아 좀 오래 다녔지만

학사학위나 다른 보고서들은 순전히 엄마가 작성한 것이다.

난 이 점에서 엄마가 자랑스럽다.

어쨌든, 왜 아이들이 이렇게 법을 어기는 행위를 하게 될까?

그건 아마 어른들이 본보기로 법을 어기고, 별로 처벌도 없고 교육도 잘 안시킨다.

학원에서 가끔 영화이야기나오면 나는 보고 싶어도 못 찾아 보지만

친구들은 토렌트라는 곳에서 잘 찾아본다.

이야기 하다보면 나만 토렌트를 몰랐다.

또, 나는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비싸서 못 배운다.

그렇지만 친구들이 잘 구해다준다.

(물론 깔면 대부분이 바이러스와 함께 깔리지만...)

진짜 우리나라는 법을 어기는 법부터 먼저 배우는 것 같다.

교칙도 어떻게 하면 잘 어길까 먼저 배운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준비를 해서 입학해서 교칙을 배우면 이미 잘 어기고 있는 상태,

그리고 앞으로도 쭉 그 상태를 이어간다.

그런데 어기는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그걸 관리하는 사람들도 문제이다.

어떤 시험은 문제 유출 방지를 위해 수험표를 검사한 후 걷는다.

그리고 손 검사를 해서 컨닝을 하는지, 문제 유출을 하는지 살펴본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것 하나도 없었다.

그냥 얼굴 살펴보고 대신 시험보러 온 것 아닌가, 맞나....

하여간, 이 상황에서 내가 해 줄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단지 이렇게 글을 써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슬퍼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