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뢸로 다각형(Reuleaux Polygon)

미레티아 2014. 1. 21. 23:59

저번에 급히 나가면서 수업시간에 쓰려고 가방에 컴퍼스를 넣어두었다가

컴퍼스가 가방 천을 뚫어서 손을 긁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엔 컴퍼스를 항상 필통에 넣어다니게 되었는데

오늘 필통에 좀 독특한 색의 컴퍼스를 보니(형광연두색? 뭐 그래요...)

갑자기 뢸로 다각형이 떠오르더라고요.

뢸로 다각형...뢸로가 독일인이여서 스펠링이 Röllo 일까 싶었는데

사실은 Reuleaux라서 저를 의문하게 만든 그 뢸로...

오늘의 주제는 뢸로 다각형입니다.


뢸로 다각형은 간단히 말해서 '원이 아닌 정폭도형'입니다.

일반 다각형에서 확장해서 만들죠.

단, 주의해야 할 것은, 폭은 같지만 반폭(?)이 다릅니다.

그 말은 원은 지름도 어디에서나 일정하고, 반지름도 일정하잖아요.

하지만 뢸로 다각형은 어느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중심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중심을 고정시키는 바퀴로는 좀...별로죠.

중심이 고정되지 않은 바퀴같은 것은 폭이 같으니까 가능합니다.

한번 그림을 볼까요.


뢸로 다각형이름은

'한국어-영어-독일어'

순서로 적었습니다.

뢸로 칠각형부터는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그리는지 몰라서...

(하도 오랜만에 사용해서

사용방법을 다 까먹었어요.)



이게 원래 굴러가는 자취 같은 것도 그리면 멋진데...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그렸을까요?

일단, 정다각형을 그립니다.

그리고 한 꼭짓점을 중심으로 꼭짓점 반대쪽의 변의 끝을 지나는 호를 그립니다.

그러면 이 그림이 그려지는데

주의해야 할 것은, 뢸로 다각형은 홀수각형만 됩니다.

사각형, 팔각형 등은 안 되어요.

왜 그럴까요?

그런 짝수각형에서는 한 꼭짓점과 마주보는게 변이 아니라 꼭짓점이라 그래요.


(음...드디어 프로그램 사용법이 기억이 슬슬 나네요...)


이 정도면 뢸로 다각형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는 되었을 것 같네요.


여기서 더 복잡하게 나가려면

한 변이 주어졌을 때 뢸로 다각형의 폭은 얼마인가,

그 폭이 주어지면 뢸로 다각형의 둘레의 길이와 넓이는 얼마인가,

또 그리고 기타 등등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만

그걸 풀기 위해서는 코사인 제 2법칙이나 대각선에 대한 증명이 여러가지 필요해서

굳이 구태여 적지는 않겠습니다.

식을 유도하는 것을 혼자서 해 보셔도 괜찮아요.

사용하는 원리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중간 과정이 복잡해서 그런 거니까...

특히 뢸로 삼각형은 무지무지 쉽죠.

한 변의 길이=폭, 둘레=폭×π, 넓이=0.5×(π-√3)×폭^2

그 다음으로 넘어가면 점점 어려워지는 슬픔이...ㅠ.ㅜ


이 뢸로 다각형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그 기타 칠 때 쓰는...피크라 그러나요?

그것이 뢸로 삼각형 모양이에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기타를 안 쳐서...

또, 영국같은 곳에서는 동전이 뢸로 칠각형인 경우도 있어요.

자동판매기 동전투입구 같은 데에서 폭이 일정하다 보니까 인식이 가능하죠.

만약 폭이 일정하지 않은 것을 쓰면

"폭이 이 정도군-줄었네-다시 늘어나네-뭐야 이거? 동전이야, 이물질이야?"

이런 사태가 벌어지므로....

그리고 독일의 필기구회사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데가 Faber-Castell인데

거기는 원형연필을 주로 만들고, Staedtler라고 그곳보다 덜 유명한 곳이 있는데

거기는 뢸로 다각형(주로 삼각형)연필을 만들어요.


사람들이 막 뢸로 다각형에 이어 입체로 뢸로 다면체 같은 것도 만들던데

(사실은 아직까지 뢸로 사면체 외에는 만드는 게 없지만)

그런 걸 실생활에서 좀 더 썼으면 좋겠어요.

원이나 구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너무...식상해서요.

그럼 저는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