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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하고 이상한 해파리] 2. 해파리의 발생

미레티아 2014. 2. 17. 21:24

1부 쓰고 2부 쓰는데 1주일이 지난 후에 쓰게 되네요.

게을러서 그럽니다...죄송해요.

어쨌든 시작해 볼까요?


<2. 해파리의 발생>


출처: http://blogs.evergreen.edu/ebestiary/blog/2012/05/29/moon-jellyfish/moonjell/

어우...되게 못생겼다, 그렇죠?

위 그림에서 등장한 해파리는 보름달물해파리라는데, 그건 중요치 않고,

해파리는 위의 그림처럼 발생합니다.

일단, 오른쪽에 커다란 완전체 해파리 아래쪽에 길쭉한 모양부터 시작해 볼까요?

이것은 해파리의 유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해파리는 자웅이체(雌雄異體)입니다.

한자 보면 자웅이체의 뜻이 바로 나오지요?

雌, 암컷 자, 雄, 수컷 웅, 異, 다를 이, 體, 몸 체.

즉, 암컷과 수컷이 서로 구분되어 있는 생물입니다.

그래서 이 알을 만들기 위해서 난자와 정자가 결합을 하고 하루정도 지나면

알이 발생을 해 유생이 되는데 이것을 '플라눌라(Planula)'라고 부릅니다.

플라눌라는 라틴어 Planus에서 왔다는데요, 이것은 '납작한'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방랑자'라는 의미도 있다고 하는데 이름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플라눌라는 바다에서 부유하며 살아가는 납작동그란 유생이거든요.

물론 바다에 떠다니며 살기는 합니다만, 주로 바닥에 있는 경우가 많대요.

하여간, 이 플라눌라 상태에서 4~8일정도 후가 되면 그 다음 단계, 폴립(Polyp)이 됩니다.

폴립은 자포동물문에서 사용하는 총체적인 단어라서

해파리에서는 사이피스토마(Scyphistom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사이피스토마가 너무 길어서 간단히 폴립이라 칭하겠습니다.)

폴립은 바닥에 붙어서 살아가는 상태인데, 펄질의 바닥에서는 잘 살지 못합니다.

펄질이라는 것이 갯벌처럼 푹푹 들어가고 부르러운 그런 바닥 있잖아요.

그런 걸 싫어해서 바위같은 데에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인간은 머리가 좋아서 일부러 콘크리트 벽 만들어 놓고

해파리 폴립이 마구마구 생기면 뜯어내 죽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니까 좀...잔인해 보이는데 사실 아닙니다.

폴립상태에서는 마치 말미잘처럼 촉수 내놓고 먹이를 잡아서 살아가는데

독액을 가지고 있어 잘못 건드리면....망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잠시 후 아래에 나옵니다.

이 폴립이 시간이 지나면 성장을 하고 크기가 커지고 분화를 해서

(영어로는 metamorphosis라고 좀 있어보이게 표현하더라고요.)

그림 좌측에 꼭 접시 쌓아놓은 듯한 모습의 스트로빌라(strobila)가 됩니다.

폴립, 즉 사이피스토마에서 스트로빌라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말할 수 없습니다.

사이피스토마에서 성장을 하다가 podocyst라고 쉬는 기간으로 접어들 수도 있고

(podocyst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단계인지 google에 영어로 쳐도 잘 안 나옵니다.)

스트로빌라에서 다시 사이피스토마로 떨어져 나오기도 하고,

하여간 순방향으로 가면 될 것이지 뭘 그리 복잡하게 하는지 몰라요.

어쨌든, 가장 흔하게 스트로빌라에서 한 5~7일 정도 있으면

저 접시모양이 하나씩 떨어져 나와 각각 하나씩 개체가 됩니다.

으익...쌍둥이들인가...

참 희한하죠.

보통 유생이 되기 전에 쌍둥이들이 나오는데 해파리는 유생이 되었다가 쌍둥이들로...

여기서 우리가 폴립, 사이피스토마때 해파리를 죽여야 하는 이유가 나옵니다.

폴립 하나가 해파리 여러마리로 되는 것이라서

폴립 하나라도 살려놓으면 몇 마리의 개체가 될지 몰라요.

특히, podocyst상태가 생기면 그 상태 끝난 후 다시 사이피스토마로 분화되잖아요.

결국 해변을 해파리 천국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폴립 때 죽여놓아야

우리가 마음놓고 바닷가로 휴가갈 수 있는 거에요.

물론 폴립 제거가 그렇게 쉬운 건 아니에요.

모든 바위를 다 들출 수는 없으니까요....

하여간, 접시모양이 떨어져나와서 생긴 해파리를 '에피라(Ephyra)'라고 합니다.

아직 완벽하게 자란 것이 아니죠.

비유하자면 어린이나 청소년과 마찬가지라고 할까요?

에피라는 50일 정도 후에 다 자란 성체 해파리, '메두사(Medusa)'가 됩니다.

그림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해파리와 가장 일치하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해파리의 발생 과정을 알아보았는데요,

솔직히 이건 간단한 겁니다.

에피라도 그냥 에피라가 아니고 Prephyra, Ephyra, Metephyra 등등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그렇게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는 해파리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이게 특정 과학자 집단만 이렇게 부르는 건지, 아니면 통용이 되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그래도 확실한 것은

'알-플라눌라-사이피스토마-스트로빌라-에피라-메두사'는 통용이 되었습니다.

물론 사이피스토마는 폴립의 한 종류라 폴립이라고 많이 부르고요.

그런데 이 과정을 안 따르는 예외 해파리도 있다는 거 아세요?

빗해파리류는 알에서 바로 즐판이라는 기관이 있는 유생이 되고 그 뒤에 성체가 됩니다.

(우와...간단하다...)

뭐, 생물은 원래 예외가 많잖아요.

(사실상 해파리라는 용어가 단계통군이 아닌 것 같아서...

예외보다는 분류학상의 오류? 라고 보면 될까요. ㅋㅋ)

아직 해파리는 많이 연구된 것도 많이 없는 것 같은데.

다음에는 해파리 아종 중 독특한 해파리, 혹은 익숙한 해파리에 대해 쓰겠습니다.


<연재글 바로가기>

http://miretia.tistory.com/350 [신비하고 이상한 해파리] 1. 해파리 군체

http://miretia.tistory.com/352 [신비하고 이상한 해파리] 2. 해파리의 발생

http://miretia.tistory.com/353 [신비하고 이상한 해파리] 3. 해파리 호수와 황금해파리

http://miretia.tistory.com/354 [신비하고 이상한 해파리] 4. 영생을 사는 해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