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유명한 책입니다.
이름만 많이 들어봤던 책이죠.
심지어 같은 저자가 쓴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와
눈뜬 자들의 도시까지, 도시 시리즈(?)가 있습니다.
언젠가 읽어보기는 해야겠다, 라는 생각은 했는데
야자 1, 2차시 전부 이 책을 읽을지는 상상하지 못하였네요.
(에잇 사실 지하철에서 읽으려했는데 에잇)
재미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부분부분, 심장이 빠르게 뛰더라고요.
책인데, 긴장할 이유 없는데....
인물들 묘사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니까...이름이 안 나오고 의사, 의사 아내, 검은 안대를 한 노인,...
이렇게 등장인물들을 묘사합니다.
책을 덮으면 주인공 이름과 지역 이름을 몽땅 까먹는 저로써는
이 편이 훨씬 좋더라고요.
단지 대화체를 쓸 때 "", 혹은 ''를 쓰지 않고
그냥 막 써요.
책의 종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말투가 노인의 경우는 다른사람들과 달라서 다행이었는데
생각하다 말하는 경우, 비슷한 말투인 경우
누가 누구인지, 말한건지, 전지적 작가의 묘사인지,
알아채기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한 사람씩 차츰 눈이 머는데
눈이 머는 증상이 검게 머는 것이 아니고 하얗게 멉니다.
일종의 전염병인 듯, 국가는 이유를 알 수 없고요.
그래서 국가는 발병 초기에 사람들을 감금합니다.
근데 감금된 사람 중에는 눈이 안 먼 의사의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만약 전염병이면 자신의 눈도 곧 멀거라고 생각하고
거짓말을 해서 의사와 같이 들어왔죠.
그런데 그녀는 눈이 멀지 않습니다.
비인간적인 국가의 대우, 점점 짐승같이 살아가는 인간들 사이에서
혼자 눈이 안 멀어서 앞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면에서 유리하죠.
그녀는 사람들을 긍정적인 방향,
위생적이고 안 다치고 뭐 그런 방향으로 이끕니다.
결국 결말은 사람들의 시력이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끝나는데
눈이 먼 상태의 사람들의 묘사를 보면서
독자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뭐부터 이야기하면 괜찮을까...
기억나는 순서대로 말하겠습니다. ^^
먼저, 감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발병 초기에, 그것이 전염병이라고 믿었던 정부는
사람들이 격리실(?) 안에서 못 나오도록
군인들에게 감시 업무를 시킵니다.
그런데 나중에 격리실의 전등이 나가고, 음식이 더 이상 오지 않을때도
사람들은 나가면 총에 맞아 죽을까봐 걱정합니다.
실제로는 군인들은 이미 일찌감치 철수, 혹은 해체되었는데도 말이죠.
감시의 가장 효과적인 면, 어쩌면 무서운 면이라고 하나요,
본보기로 몇 명을 죽이면 그 다음 사람들은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더라도 두려움 때문에
감시를 당하지 않아도 감시를 당하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잔인하기도 하죠.
더 잔인한 것은, 발병이 된 사람과 보균자로 추정되는 사람을
통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눠놓았는데
보균자가 발병하면 바로 통로를 통해 거처를 이동해야 합니다.
군인 중 한 명은 그러면 그걸 감시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지 묻지만
어쩌피 보균자 집단은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단으로부터 쫓아낼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그냥 둡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역시 잔인합니다.
더더욱 잔인한 것은, 정부가 충분한 양의 밥을 주지 않으니까
무기를 가진 몇 사람이 밥을 전부 가져가고
귀중품을 내놓아야지, 혹은 성접대를 해야지 배급을 합니다.
(이 부분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귀중품을 격리병동에서 어디다가 쓰려고...)
성접대를 요구하는 부분에서 남자들과 여자들의 말싸움이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여자들이 성접대를 하게 되면
그 병동에 있는, 남녀 상관없이 밥을 받게 되거든요.
하여간 눈이 안 보여서 너무 인간이 악마가 되고
악마가 인간이 되고...응?
뭔가 질병 발생 대응을 하는 것 보면
메르스 때 우리나라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도 듭니다.
전체적인 모습을 상상해보면
언론에서 보도되는 현재의 베네수엘라가 떠오르더군요.
베네수엘라를 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식량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이 책은 재미있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꼭 숙제나 다른 할 일이 없을 때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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