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과학의 사기꾼

미레티아 2016. 9. 9. 13:26

저는 학교에서 연구를 합니다.

올해는 두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연구가 마음대로 잘 풀리지 않네요...ㅜㅠ

이 책, 과학의 사기꾼은

연구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결과를 조작한,

그리고 돈 때문에 하지도 않은 연구 했다고 조작한,

또 기타 등등의 이유 때문에 일어난

과학계의 연구조작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 과학에서 조작을 왜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어쩌피 다른 실험실에서 검증을 해 보게 될 텐데,

조작하면 다 드러나지 않나?

네거티브 결과가 나왔으면 그것의 새로운 응용이나 해석을 찾던가

버리고 다시하면 되지, 왜 조작을 하지?

...이 책을 읽고 사람들이 조작하는 이유에 대해 알게된 것 같습니다.

제일 큰 이유가 정말 꼼꼼히 조작을 하면,

아니면 연구 세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잘 알면

그 점을 이용해서 사기를 치면

그것이 사기임을 밝히는 데에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군요.

더더욱 재미있는, 그리고 어이없는 점은

아무래도 쟤 연구가 조작된 것 같아...조사해볼래! 라는 사람을

절차상 문제, 연구 활동의 자유 침해 등 법적으로 고소해버리면

과학을 잘 모르는 법관들은 정말 법대로 해서

조작을 밝히지 못하고 조작의심을 한 사람이 망하는,

그런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그래서 조작을 하면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잘 하면 죽을 때까지 안 걸리고 명예도 얻고 살 수 있으니까

별 희한한 조작을 다 하는 거였습니다.

책에 소개된 사례 중 몇가지는 학교에서 연구윤리교육할 때 들었던 거였어요.

몇 가지는 언뜻 들었던 것 같은데...였고

새로운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나머지 사기는 지금의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은 것 같은데

헤켈의 배아사진이 아직까지도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의 주장이 전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자료를 조작하는 짓은 하면 안 되죠...

멘델의 경우도 유전자가 한 염색체 상에 있는 경우가 있어서

연관되어 유전될 경우를 생각하면 그 숫자, 1:3의 비율이 안 나와야 정상인데

그렇게 나왔다고 하네요.

뭐, 제가 생명공학에 가장 관심이 많아서

그 분야의 내용이 더 잘 기억이 나긴 하지만

후지무라 신이치의 고고학 유물 조작 사건,

상온 핵융합 사기 사건,

(무려 팔라듐 가격이 오를 것을 생각해서 미리 회사 주식 등을 잔뜩 사 놓았죠)

삼엽충을 중국에서 발견했는데 유럽 것과 똑같이 생겨서 조작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두 지역에서 나오는 삼엽충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조작인지 아닌지 모호해진(명예 회복은 되었습니다) 사건,

동료 과학자가 속여서 조작된 결과를 가지게 된 불쌍한 사건,

특정 질병을 가진 인간 세포라며 분양했는데 알고보니 원숭이 세포 등

흥미로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 연구를 과학자가 재연하는 것을 보고

어떤 점에 오류가 있는지 찾아내는 사람도 있는데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 같더라고요.

저는...그런 것 잘 모르겠던데....

앞으로도 과학계에서 조작사건은 계속 있을겁니다.

그러한 일로 인해 훨씬 더 많이 발달할 수 있었던 과학은

퇴보할 수도 있고, 상황이 힘들어질 수도 있죠.

특히 그러한 상황에 연루가 된다면 무죄를 입증하기도 어렵고요.

공동 연구를 할 때 저 친구를 항상 제가 감시를 하고 있을 수 없으니

같이 논문을 쓰면 그 사람 말을 믿어야 하잖아요.

어쨌든 여러분, 조작은 하지 맙시다.

벌써부터 생기부 조작, 자소서 조작 등 양심을 파는 일이 많은데

그렇게 해서 얻게 된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그렇게 해서 당당하겠습니까.

큰 목표를 보아야지 작은 목표를 보면서

조작, 사기, 짜깁기 등을 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독서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 목에 방울 달기  (0) 2016.11.04
모멸감  (0) 2016.10.29
The face 얼굴  (0) 2016.08.29
나쁜 뉴스의 나라  (0) 2016.08.29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0) 201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