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뇌 MRI로 이것저것을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MRI 종류가 참 많다.
각 종류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어서 이 연구는 T1, 저 연구는 T2 그러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왜 그렇게 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이번 글에서는 내가 아는 MRI 영상 종류를 간략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0. 헷갈리는 용어 정리
*MRI sequence: MRI 촬영 방식의 종류
MRI 영상 종류! 라고 하면 내가 의도하는 것처럼 T1, T2 이런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뇌 MRI, 뇌하수체 MRI, 척추 MRI, 이런 식으로 부위별 종류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따라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촬영 방식의 종류는 MRI sequence라고 표현한다.
*T1 vs T1w?
간혹 T1영상과 T1 weighted 영상 (T1w, T1 강조 영상)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둘이 같은 거고,
엄밀히 따지면 T1 weighted image가 맞는 용어다.
MRI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자기장을 이용해서 수소 원자핵을 정렬 시킨 다음 → 고주파 펄스로 공명시킨 후 → 다시 자기장 방향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서 영상으로 구성한다.
이때,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의 종류가 T1이 있고 T2가 있는 것이다.
T1 relaxation time은 longitudinal relaxation, T2는 transverse relaxation 뭐 그런 게 있는데 그런것까지 지금은 알 필요 없고
T1 차이를 강조해서 구성한 영상이 T1-weighted image인 것이고
T2 차이를 강조해서 구성한 영상이 T2-weighted image인 것이다.
그렇지만 T1 weighted 라고 쓰고 말하기 귀찮으니까
그래서 임상에서 대충 'T1으로 보았을 때~', 'T2로 보았을 때~'라고 말하다 보니
간혹 정확한 배경지식이 없는 분들 사이에서 T1영상과 T1 weighted 영상이 다른 것처럼 느껴지는 혼란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이제부터 MRI sequence에 대한 설명을 본격적으로 해보겠다.
1. T1 weighted
해부학적 구조를 제일 잘 보여주는 영상이라 뇌영상 분석 연구에서 제일 많이 쓰인다.
(Freesurfer로 recon-all을 돌리는 1인)
뇌척수액은 검정색으로, 뇌의 회백질(Gray matter)은 회색으로, 백질(White matter)는 흰색으로 나타난다.
간단히 물은 검정색, 지방은 흰색으로 나오는 sequence라 생각하면 편하다.
뇌종양 같은 거 찾기 좋고,
조영제를 써서 혈관구조랑 같이 보기도 좋다.
2. T2 weighted
T1과 반대로 물은 흰색, 지방은 검정색으로 나오는 sequence이다.
그래서 백질이 회백질보다 지방이 많으므로 더 어둡게 나온다.
뇌부종이 있거나 하면 물 찼으니까 병변이 하얗게 나오는 특징이 있다.
뇌척수액에 둥둥 싸인(?) Olfactory bulb같은 구조물은 T1보다는 T2에서 잘 보여서 난 해당 부위 segmentation할 때 T2 image를 썼었다.
3. FLAIR (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T2w 영상에서 뇌척수액 신호를 억제한 것이다.
그냥 T2에서 하얗게 나오는게 뇌척수액인지 병변인지 헷갈릴 가능성이 있는데
얘는 그러지 않으니까 병변 확인이 좀 더 쉽다.
임상에서는 만성 뇌경색(old infarct)이나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를 확인할 때 FLAIR를 많이 본다.
4. DWI (Diffusion-Weighted Imaging) & ADC (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
얘네 둘은 보통 같이 본다.
그리고 보통 DWI라고 하면 Trace map를 의미하는 것 같다.
(Trace말고 다른 DWI를 본 적이 없는 1인...)
둘 다 분자의 확산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DWI는 확산이 안 되는 곳이 밝게 나타나고
ADC는 어둡게 나타난다.
그래서 두 영상을 비교해 보아서 같은 영역에 DWI는 밝고 ADC가 어두운 병변이 존재한다면
해당 부위에 분자 확산이 잘 안 되는 질환, 예를 들어 급성 뇌경색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둘 다 밝다면 걔는 그냥 T2 shine-through라는 효과 때문에 밝게 보이는 영역일 가능성이 높다.
둘 다 검다면? T2 black-out이라는 효과 때문에 어둡게 보이는 영역인 것이다.
참고로 T2 shine-through를 유발하는 질환은 subacute infarctions due to vasogenic edema, epidermoid cyst 등이 있고
T2 black-out을 유발하는 질환은 subacute hematoma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근데 hematoma는 그냥 CT에서 잘 보이긴 하는데...?
5. PWI (Perfusion-Weighted Imaging)
얘는 뇌 혈류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
뇌로 피가 잘 가고 있나~ 어디 막히거나 과도하게 가는 곳은 없나~ 뭐 그런 걸 보는건데,
일반적으로 파란색은 정상적인 뇌혈류,
초록색~노란색은 혈류 저하가 있다,
빨간색은 심하게 혈류 저하가 있다, 막혔다 등으로 해석한다.
보통 DWI(위에서 설명한 분자의 확산을 보는 sequence)랑 같이 보게 되는데
DWI에서는 문제 없지만 PWI에서 혈류가 막혔다면 아직 뇌에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허혈성 변화가 있다는 것으로
이때 빨리 치료하면 이 부분은 뇌 손상 없이 돌아올 수 있다.
참고로 이런 부위를 penumbra라고 부른다.
그런데 DWI에서도 문제가 있고, PWI에서도 혈류가 막혔다면
뇌경색으로 인해 뇌에 문제가 생긴 상태로 이런 부위는 core라고 한다.
내가 실습했던 병원에서는 penumbra와 core를 아예 노란색 빨간색으로 나타내주는 영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DWI와 PWI를 프로그램이 알아서 해석해서 알려준 것 같다.
6. SWI (Susceptibility-Weighted Imaging)
이건 GRE(Gradient-Recalled Echo) MRI의 한 종류인데
GRE는 출혈을 감지하는 데 좋은 sequence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SWI는 더 고감도라고 한다.
대충 인터넷의 설명을 요약하면 " 철분, 출혈, 칼슘 침착을 감지하는 고감도 영상이고 미세출혈 및 혈관 기형 등 확인 가능"이라는 것 같은데
학생 실습 때 '깜장 점들이 피!'로 대충 외웠던 기억이...
7. MRA(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이건 뇌혈관을 보는 MRI이다.
뇌혈관 보는게 CT로 보는 것도 있고 카테터 넣어서 보는 angiography도 있고 다양해서 꼭 굳이 MRA로 볼 필요는 없지만
MRA는 조영제 없이도 촬영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8. DTI (Diffusion Tensor Imaging)
개인적 경험상 임상보다는 연구에서 훨씬 많이 쓰는 sequence인 것 같은데
뇌의 백질 구조를 추정하는 MRI이다.
뇌의 구조를 보면 회백질에 신경세포체가 모여있고 백질은 미엘린으로 뚤뚤 싸여진 신경섬유가 모여있는데
그 신경섬유의 구조를 파악한다, 이 뜻이다.
그래서 DTI Tractography라고도 하는 것 같다.
이걸 3D로 색깔입혀서 칠하면 진짜 어디 잡지 표지같이 예쁘다....
9. fMRI (Functional MRI)
이건 특정 활동을 할 때 뇌의 혈류가 어디로 가는가, 어느 부위가 산소를 얼마나 소비하냐를 체크해서 찍는 MRI로
대조군과 비교해서 어디가 더 활성화가 된다~를 위의 그림처럼 표시한다.
한 번 찍는다고 뭐가 어쩌고저쩌고라고 결론내리긴 어렵고
대조군과 비교해서, 개인이 가만히 쉬고 있을 때와 비교해서 등의 다른 상황과 비교해야 한다.
주로 심리학 연구에서 많이 쓰는 것 같다.
흠 너무 간략하게 설명했나 싶긴 하지만...?
이상이다!
일반적인 연구자 및 의대생이라면 T1, T2만 알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거에 따라서 알아야 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이 글이 MRI sequence 종류의 개요 잡는 데에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다들 연구든 공부든 뭐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