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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은 진짜 뉴턴의 생일일까?-달력에 대해서

미레티아 2013. 12. 2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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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리스마스네요~

공부할 것이 많아서 공부하다가 자고, 공부하다가 자고....

그런데 문득 내일이 친구 생일인 것이 떠올라서 생일선물을 사러 갔다왔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생일인데 말이죠.

(정확히 따지면 생일은 아니고 기념하는 날이다...그러는 사람도 있는데

제가 성경은 자세히 몰라서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과학을 배우는 사람들은 이것도 기억하겠죠.

오늘은 아이작 뉴턴의 생일이라는 것을요.


아이작 뉴턴은 물리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고

(예전에는 과학분야가 전문화되지 않았으니까 가능했겠죠?)

연금술사라는 직업도 가지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유럽의 과학 혁명 때 살았던 영국의 과학자라고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분은 뉴턴의 제 3법칙(관련글: http://miretia.tistory.com/168)을 만들었고

미적분도 정립했고 만유인력의 법칙도 발견했고....

여러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출처: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GodfreyKneller-IsaacNewton-1689.jpg

(독일출신 미술가인 Godfrey Kneller가 1689년에 그린 뉴턴의 초상화랍니다.)

그리고 뉴턴의 생몰은 1643년 12월 25일~1727년 3월 20일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진짜로 아이작 뉴턴이 12월 25일에 태어났을까요?

그 의심은 바로 달력 때문에 생겨납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달력을 만들어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신석기시대 이후, 인류는 농업을 하며 살았기 때문에

씨를 뿌리는 시기 등을 알기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이 달력은 유럽, 이집트 그리고 마야 문명 등에서는 태양력,

즉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을 기준으로 한 달력입니다.

(태양력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는 지구가 공전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였으니까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태양력과 반대되는, 태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 달력으로

동양쪽, 그리고 이슬람에서 주로 사용했습니다.


태양력은 회귀년 기준, 항성년 기준으로 또 나뉘는데

회귀년이란 태양이 춘분점에서 춘분점으로 돌아오는 시간으로

그레고리력, 율리우스력, 바하이력, 기타 등등 많은 달력이 회귀년 기준입니다.

(바하이력은 바하이교에서 쓰는데 1년이 19달이고 1달은 19일이고

남는 4~5일은 18월과 19월 사이에 아야메하(윤일)로 껴있는 신기한 달력입니다.)

항성년이란 태양이 황도상에 고정된 별과 겹친 뒤 다시 겹칠 때까지의 시간으로

이집트력이 항성년을 기준으로 한 달력입니다.

(간혹 힌두력이 항성년 기준이라고 하는 사이트들이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힌두력은 음력이거든요...

1년이 210일인 걸로 알고 있는데 힌두교는 전혀 관심이 없어 잘 모르겠네요.)

항성년이 회귀년보다 살짝 긴데 그 이유는 춘분점이 고정되어있지 않고

매년 조금씩 지구의 세차운동 때문에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세차운동이란, 회전하는 물체의 자전축이 도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지구의 자전축이 고정되어있지 않고 마치 쓰러질듯한 팽이처럼

회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태음력은 태음태양력과 순태음력으로 나뉩니다.

태음태양력은 달의 움직임으로 세우면 지구의 공전주기와 안 맞아서 윤달을 두는 제도죠.

우리나라와 동아시아가 쓰던 거죠.

순태음력은 순전히 달이 차고 기울고 하는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슬람의 이슬람력(회회력)이 순태음력입니다.

보통 태음력, 하면 태음태양력을 의미하지만 순태음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가끔 친구 골려주고 싶을 때 동아시아가 썼던 달력이 뭐냐고 물어보고

태음력 하면 땡을 외치고 태음태양력이라고 말해 주세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렇게 많은 달력에 대해서 우리가 다 알아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집트력, 율리우스력, 그레고리력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집트력은 가장 최초라고 불리는 달력입니다.

물론 마야 문명의 달력같이 문명이 파괴되어 생성 시점을 알 수 없는 달력이

어쩌면 먼저일 수도 있겠으나 현재는 이집트력이 최초입니다.

기원전 4000년 이전에 만들어진 걸로 추정되고요,

큰개자리 알파성 시리우스가 새벽 동쪽 지평선에 뜨면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 그것을 주기로 달력을 만들었죠.

그래서 30일을 1달로 정해 12달을 만들고

남는 5일은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네프티스', '세트'라는 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일로 정했다고 합니다.

또, 4년마다 하루를 껴 넣어야 한다는 것(윤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냈죠.

하지만 왕을 설득하지 못해 결론은 그냥 윤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서히 계절과 달력이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율리우스력은 로마의 장군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든 건데요,

그전까지 로마는 1년이 355일인 누마 콤필리우스 왕이 만들었던 달력을 사용했죠.

그런데 이게 잘 안 맞잖아요....

그래서 율리우스가 이집트력을 기반으로 달력을 만들죠.

그게 기원전 46년입니다.

홀수달은 31일, 짝수달은 30일로 만들고, 그러고 나니 1년이 366일이 되어

2월에서 하루를 빼서 2월만 29일로 만들어놓고

4년마다 윤년을 추가할 때는 2월에 껴 넣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아우구스투스가 자기 생일인 8월이 30일까지라고 삐져서(?)

2월달에서 하루 떼어내서 8월에 껴 넣죠.

그런데 왜 하필 2월이죠?

이게 여러 가설이 있어요.

원래 봄의 시작이었던 3월이 1월이었고 2월은 연말이어서 그랬다,

누마 콤필리우스 왕의 달력에서 2월이 원래 하루가 부족해서 관습을 따른 것이다,

로마는 2월에 죄수들을 사형했는데 사형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살게

형을 집행하는 2월의 일수를 줄였다는 등....

뭐가 옳은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율리우스력도 잘 맞지 않아요.

왜냐하면 매 4년 윤년은 넣으면 오히려 12분정도가 빨라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그레고리력입니다.

1582년 춘분날이 13일 정도 당겨져서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달력을 개정하죠.

사실 교황님의 관심사는 부활절같은 날이 계절보다 일찍일찍 오는 거였죠...

달력 개정 결과가 우리가 쓰는 달력입니다.

4년마다 윤년이 있지만 100년마다는 윤년을 넣지 않으며

400년마다는 윤년을 넣는 그런 달력 말입니다.

그리고 약 10일 정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1582년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15일로 바꿨습니다.

물론, 한달의 일수는 율리우스력이랑 같죠.


자, 이제 아이작 뉴턴이 진짜 12월 25일 생인지 알아볼까요?
1582년 그레고리력으로 바꾸라는 명령이 내려진 후

가톨릭 국가들은 1년 내로 다 바꿨습니다.

그런데 개신교 국가들은 18세기 초까지 바꿨고

정교회 국가들은 20세기 초에 들어와서 바꿨고

영국은 1752년 9월 2일 다음날을 1752년 9월 14일로 바꾸면서 실시했고

러시아는 러시아 혁명 직후 1918년 1월 31일 다음날을 2월 14일로 하면서 실시했습니다.

뉴턴은 영국사람입니다.

그리고 생몰이 모두 영국이 그레고리력으로 바꾸기 전이죠.

그래서 뉴턴의 생일은 율리우스력으로 하면 12월 25일 이지만

그레고리력으로 하면 1643년 1월 4일이 됩니다.


뭐, 예수님의 생일도 이렇게 달력으로 따지다보면 어쩌면 12월 25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예수님이 태어난 그때는....율리우스력 쓰던 때구나.(기원전 46년 이후니까...)

그러면 뉴턴의 생일은 12월 25일이 맞다고 봐줘야겠죠?

그런데 그럼 지금 크리스마스를 한 10일 이상 당겨줘야 하는데....

어휴, 달력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거니까

그냥 자세히 파고들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군요.

솔직히 지금도 이슬람쪽은 기원전, 기원후를 쓰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아서....

그리고 B.C를 B.C.E로, A.D를 C.E로 바꾸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크리스트교가 아닌 이상 Before Christ(영어로 '예수 탄생 전'이라는 의미입니다.),

Anno Domini(라틴어로 '우리 주님의 해'라는 의미입니다.)를 안 믿으니까

Before Common Era, Common Era로 바꾸자는 것이죠.

BBC가 처음 시작했는데

저도 이 운동 같이 하려고요.

무교라서...


그럼 이만 뉴턴의 생일로 이끌어낸 달력의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Merry Christmas!!

(크리스마스 인사하기엔 좀 늦었나...밤 10시가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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