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역사의 파편들: 도널드 그레그 회고록

미레티아 2015. 6. 26. 11:24



역사의 파편들

저자
그레그 지음
출판사
창비 | 2015-05-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외교관이자 정보전략가인 그레그 前 주한 미 대사가 회고하는 미국...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은 교보문고에서 이벤트가 당첨되어 온 책입니다.

제가 역사를 잘 모르는데 이해를 하면서 읽을 수 있을까 매우 걱정이 되긴 했는데

역사를 보는 관점 때문에 조금 헷갈리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저자 그레그씨는 미국의 CIA에서 일하다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일도 하고

주한 미국대사,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티 활동도 했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공무원인데 아시아와 관계가 깊은 사람이랄까?

특히 한국과 관계가 깊은 것 같습니다.

북한과 남한의 상호 교류와 화해에 관심도 많고요.

물론 정치적 생각과 목적으로 그러는 건지

도의적인 생각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헷갈려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야기가 파편파편으로 쓰여져 있거든요.

시대순서가 아니고 사건 위주라서 뭐가 먼저인지, 이 사람이 저 사람인지,

까딱하면 놓쳐버리게 됩니다.

어찌되었든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진짜 역사는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이 사람을 좋게, 혹은 나쁘게 볼 것인가가 갈리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를 따져서도 역사의 서술이 바뀌고.

또 본인에게 주어지는 정보에 따라 달라지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극단적으로 가면 문제가 생기고요.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우리나라 광주를 미국 입장에서는 별로였대요.

왜냐하면 광주민중항쟁때 진압과정에서 미국이 정부를 지원했다는 헛소문 때문에

광주가 미국을 안 좋게 보기 때문이라네요.

그리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서 좋게 써져 있습니다.

(329쪽에 보면 '그때 한국에는 대단히 유능한데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노태우 대통령이 있었는데, ....'라고 적혀있습니다.)

아마 친미 정권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음...그런데 모든 대통령은 다 잘한 행동이 있고 못한 행동이 있기 때문에

그 평가가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역시 역사는 주관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구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 정치는 이기적이라는 것도 잘 보여주고요.

미국 정치는 대외 관계를 진짜 교묘하게 잘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이용당하는 입장??

뭐, 솔직히 전 유럽 비행기와 미국 비행기를 입찰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국대사가 왜 관여하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더 좋고 싼 비행기를 선택하면 되지 국가적 차원에서 그렇게 말해야 하나...

원래 정치와 외교가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국력이 없는 나라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미국언론이 대통령 뽑히고 떨어뜨리려고 참 별짓을 다 한다는 느낌도 들었고....

(그렇다고 내가 미국을 한심하다고 볼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 책에서 진짜 공감하는 내용은 책의 말미에 '악마화가 부르는 위험'이라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악마화합니다.

그들을 악마화 하므로써 이득을 볼 수 있는 점이 있기 때문이죠.

미국에서는 베트남의 호치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북한의 김정은을 악마화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은 평양을 6번정도 방문하면서 고위급 관료들과 대화를 했는데

그로 내린 결론은 서로 계속하고 있는 악마화가

대화로 바뀌고 화해가 이뤄질 때에만 좋은 결과를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북한 사람들과 활발한 접촉을 통해 한반도의 분단을 끝낼 수 있는 거죠.

많이 공감합니다.

물론 그게 지금 당장 이득이 안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나가다 보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 가능하고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알 수 있을 것 아니에요.

왜, 서희 장군이 말로 강동 6주를 얻어냈듯이 말이에요.

그런데 왜 우리는 대화를 안 할까요?

학교에서도 보다보면 쟤랑 얘랑 오해가 있고 갈등이 있는 것 같은데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 몇 마디만 해도 끝날 갈등인데

말을 하지 않아서 계속 갈등을 질질 끄는 경우도 많습니다.

참....이상적인 국가와 세상은 말이 안 되는 거죠...

하지만 이상적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은 해야겠죠??

이 책은 그레그 씨의 일생을 담은 회고록이기도 하고

20세기의 복잡한 역사를 담은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읽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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