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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뭐가 있다: 비문증(날파리증)

미레티아 2015. 10. 27. 20:39

요즘 흰색 배경을 멍하니 바라보게 되면

눈 앞에 젤리 모양의 것이 떠다니거나 때로는 살짝 검은 것이 떠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어? 증상이 딱 비문증인데?"하고 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전 사실 비문증이 노인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검사 받아보니 문제될 것 없더라고요. ^^;;


그런데 비문증이 뭘까요?

비문증은 영어로는 Floaters으로

눈 앞에 먼지나 날파리 같은 뭔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입니다.

굳이 불투명할 필요는 없고, 반투명한 젤리 같은 것일 수도 있고...

하여간 그걸 묘사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묘사해서 말이죠.

그리고 비문증은 "증상"을 일컫는 말이지, 어떤 "질병"이라고 칭하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겪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통계마다 다르지만 과반수 이상?

물론 나이가 들수록 겪는 사람이 점점 늘어납니다.

비문증의 원인은 우리 눈의 구조를 보면서 설명하는 것이 이해가 잘 가니까

잠깐 그림을 첨부할께요.

출처: http://en.excimerclinic.ru/press/stroenieglaza/

여기서 retina가 망막입니다.

카메라에 우리 눈을 비유하자면 필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필름 카메라를 요즘도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흔히 그렇게 비유를 합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필름 앞에 있는 것이면 다 찍히잖아요.

비록 초점이 안 맞을 수는 있지만 말이죠.

비문증 때문에 보이는 거슬리는 것들도 허깨비가 아니라

우리 눈의 망막 앞에, 그렇지만 우리 눈 밖이 아니라 눈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망막에 상이 맺혀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눈 안에 뭐가 존재하는 걸까요?

눈 안을 보시면 눈을 꽉 채우고 있는 유리체가 있습니다.

vitreous body라고 하죠.

유리체는 액체도 고체도 아닌 애매한 상태입니다.

걸쭉하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유리체가 액화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 여기서 말하는 액화는 화학에서 말하는 액화가 아니라

유리체가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제일 주된 원인은 노화, 그리고 근시의 진행입니다.

(저는 근시가 원인입니다. 그거 외에는 원인이 될 것이 없거든요.)

아니면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액화가 됩니다.

이렇게 유리체가 액화되게 되면 원래 예쁘게 동그랗게 되어있어야 하는데

쭈글쭈글해지거나 덩어리지게 됩니다.

그래서 눈 안에 부유물을 만들지요.

그것이 우리가 보는 허깨비, 날파리, 젤리모양의 원인입니다.

이것의 검사는 사실 못합니다.

증상이잖아요.

그냥 환자가 그렇다면 그렇다는 것이지...-_-;;

그런데 비문증이 생리적 비문증과 병적 비문증으로 나뉠 수가 있습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10명 중 9명,

망막 박리와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비문증입니다.

병적 비문증은 망막 박리와 같은 사태를 같이 불러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문증이 병적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검사를 하게 되는데요,

그것은 직접 망막을 보면 됩니다.

그리고 망막을 보려면 동공을 통해서 봐야 합니다.

그래서 눈에 어떤 약을 넣습니다.

그러면 그 약이 동공을 최대로 키워줍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홍채를 최대한 수축시켜 주는 것이겠죠.

그러면 관찰할 수 있는 구멍이 커지니까 망막을 더 잘 볼 수 있겠죠?

이런 검사를 '산동검사'라고 한다네요.

그런데 원래 동공이 커지면 눈 안으로(망막으로)들어오는 빛이 많아져서 눈이 부십니다.

그런데 전...선글라스를 껴서 그런지 뭔지는 몰라도 많이 부시지는 않더라고요.

전 그냥 눈이 가려웠습니다. -_-;; (긁을 수도 없고...)

어찌되었든 생리적 비문증이라 판단은 되었지만,

앞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오랬습니다.


1. 눈 앞에 보이는 것이 급격하게 많아졌다.

2. 시야가 일부 어두워지면서 좁아졌다.

3. 플래시 같이 눈 앞이 번쩍거린다.


앞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질 않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