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논문을 쓰고 있다.
프리랜서 대학원생의 신분으로... (논문을 쓰게 된 사정을 듣고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다. ㅋㅋㅋ)
영어로 된 참고문헌을 열심히 보고 있자니 점점 집중력이 흐려지며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영어로 글을 쓰자니 내가 의도하고자 한 말을 잘 쓰고 있는지 모르겠고...
요즘 AI의 시대인데 도움을 좀 받아보자! 하고 찾아보다가
아주 좋은 번역 사이트를 찾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DeepL Translator!
가입도 안 해도 되고 무료도 가능한데 퀄리티가 너무 좋다.
DeepL은 독일의 기업에서 개발한 기계 번역 서비스이다.
무료 버전으로는 1500자까지 번역할 수 있다.
문서를 번역하고 싶다면 월 3개까지 지원한다고 하는데 아직 그 기능은 안 써봤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좌측에 "Type to translate"라는 곳에 원하는 언어로 된 글을 입력하면 오른쪽에 번역본이 나온다.
물론 중앙에 있는 좌우방향 화살표를 눌러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도 가능하다.
다른 번역 사이트와 얼마나 성능이 다른지 한 번 비교해 보겠다.
참고로 무료인 사이트 위주로 비교했다.
근데 뭘 번역시키지?
심심할 때 읽으려고 모아둔 논문 모음집에서 하나 골라서 번역시켜보았다.
cf) 해당 논문: Noble, R., Kaltz, O., & Hochberg, M. E. (2015). Peto's paradox and human cancers.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370 (1673), 20150104.
1) 구글 번역기
꽤 잘 번역하기는 했는데
대체 '차별적인 암 예방을 위한 자연 선택'은 뭔 소리인가... 싶다.
그리고 We를 꼬박꼬박 '우리는'이라 번역해서 약간 어색한 감이 있다.
2) 파파고
파파고는 괄호 안에 있는 내용을 과감하게 빼고 번역해주었다.
뭐, 그럴 수 있지...
구글 번역기가 '차별적인 암 예방을 위한 자연 선택'이라 번역한 내용을 파파고는 '차등 암 예방을 위한 자연 선택'으로 번역한다.
여기도 We를 굉장히 꼬박꼬박 번역한다.
3) DeepL
물론 얘도 완벽하지 않지만 정말 잘 번역했다고 느껴진다.
일단 첫 문장부터 합격.
다른 두 개의 경우는 '페토의 역설은 ~~하는 것입니다'라고 했지만
DeepL의 경우 '페토의 역설은 ~~ 현상을 말합니다'라고 했다.
이게 둘 다 뜻은 통하지만 아래처럼 써야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
그리고 대체 뭔 소리인지 모르겠었던 차별적인 자연선택은 '자연선택이 차별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로 예쁘게 번역해 주었다.
보니까 다른 번역기는 부사는 부사처럼, 형용사는 형용사처럼 번역하려고 노력하지만
DeepL은 언어 특성에 따라 다른 형태로 번역되도록 해서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국어는 잘 못하므로 확실하진 않고 제 느낌입니당)
또한, We를 덜 꼬박꼬박 번역해서 전체적인 문단이 깔끔하게 보인다.
사실 한국어는 주어를 빼먹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그리고 'We begin by~' 문장을 구글은 '~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파파고는 '~것으로 시작하여'로 번역하였지만
DeepL은 '먼저 ~~ 하여'로 번역해주었다.
그래서 훨씬 덜 번역체스럽게 느껴진다.
참고로 DeepL Write라는 기능도 있는데
영어와 독일어 작문을 하면 더 예쁘게 다듬어주는 기능이다.
Paraphrasing도 해주고, 교열, 교정도 해준다.
Style을 고를 수 있게 되어있는데 학술적인 걸 쓸 때는 academic으로 바꿔주면 된다.
Simple을 고르면 실제로 문장 길이가 줄어드는 놀라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으니 글자 수 제한에 걸려서 어떻게든 줄여야 할 때 도움을 받으면 좋을 듯하다.
아 참, 참고로 한국인들은 English(British)말고 English(American)을 고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게 같은 단어라도 center는 미국식이고 centre가 영국식이고 이래서
우리나라 교과과정 상 영어를 미국식으로 배우기 때문에 아마도 American이 더 익숙할수도 있다.
DeepL에 단점이 있다면 많이 쓰다보면 유료로 써보지 않을래? 하면서 광고창 같은 게 뜬다는 것인데,
사실 무시해버리고 쓰면 되기 때문에 별로 단점 같지는 않다.
로그인도 안 해도 되고, 무료고, 광고창을 반드시 눌러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좋은 것 같다.
그럼 다들 무슨 이유로 번역기가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얼른 끝내고 더 많이 쉴 수 있기를~
cf. 241023 추가: 현재 Free version은 일일 번역 개수 제한이 걸려있다. 하지만 시크릿 모드로 들어가면 다시 된다. 시크릿 모드에서도 막히면 시크릿창을 전부 끄고 다시 들어가면 또 다시 된다. 아마 로그인 정보를 안 쓰고 캐쉬 정보 같은 것을 써서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