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짬히 읽느라 어제까지 거의 2주 걸려 읽은 책입니다.
제가 시를 그냥 보는 건 잘 못해요.
그런데 쓰는 건 또 좋아해요.
어쩌다 보니까 그냥 읽게 된 책인데
1부 말고 2부가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1부는 꼭 교과서 읽는 듯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무슨 내포, 외연, 직유, 은유, 의인화, 상징, 반어, 역설, 과장
그리고 기타 등등 많습니다.
시험보기 전에 읽으면 좋겠지요.
2부는 시와 그 해설이 나와있습니다.
간혹가다 제 생각과 다른 해설이 나와있기도 하고
생각과 일치하는 해설이 나와있는데
역시 시를 읽는 것은 시대적 배경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공감도 가고 확실히 이해도 가지.
제가 여기 실린 많은 시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김기택 시인의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였습니다.
진짜 공감이 가는 시이지 말이죠.
날개 없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저도 항상은 아니더라도 대부분 그래요.
솔직히 집도 아파트여서 잘 때도 떠 있는 상태고
학원이나 학교나 항상 하늘에 떠 있잖아요.
이 시인의 사무원도 참 공감이 가요.
제가 물론 사무원은 아니지만 너무....아, 진짜 왜 공감이 갈까.
공감이 되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문재 시인의 광화문, 겨울, 불꽃, 나무도 인상깊었어요.
광화문은 관광지고 도심가에 있다보니까
밤에도 밝고, 나무들은 잠에도 잠들지 못하고...
이 시인이 쓴 말 중에 "어둠도 이젠 병균 같은 것일까"가 가장 인상깊은 구절입니다.
네....인간은 어둠을 병균 보듯이 박멸하고 싶어하죠.
물론 인간이 어둠을 두려워 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너무 병균퇴치하는 것처럼 되고 있습니다.
외국은 그래도 관광지나 필요한 불 외에는 소등하는 곳도 많다던데....
어쨌든, 이 책은 학생들에겐 1부, 2부 모두
일반 사람들에게는 2부만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뭐, 1부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그냥....그렇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