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이

미레티아 2014. 5. 20. 22:26
반응형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 것 없이

저자
권터 발라프 지음
출판사
알마 | 2012-11-29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울린 독일인 르포기자 귄터 발라프의 다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엄마는 제가 왜 이런 책을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데

진짜 저는 이게 재미있었어요.

먼저 읽었던 언더커버 리포트가 솔직히 더 재미있긴 했지만요.

이 책은 귄터 발라프가 (비교적) 젊었을 때 터키인 이주노동자로 변장해서

2년 동안 잠입취재를 한 결과물로써의 책입니다.

이 책 나오고 나서 회사가 발칵 뒤집어지고 소송도 걸고

혹시나 감사 올까봐 이주노동자에게 더 잘 해주었다네요.

어쨌든, 2년 동안 취재를 했기 때문에 더 잘 와닿는 것 같아요.

물론 저자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처음부터 섰기 때문에 주관적인 내용이 많지만

객관적인 사실만 보더라도 이성에 비추어 말이 안 되는 일들이 많더군요.

예를 들어, 먼지가 많아 잘못하면 폐나 기관지 질환이 생기는데

마스크를 안 주고 그냥 일하게 시킨다거나

안전모가 부족하면 터키인의 안전모를 독일인에게 양보해야 하고...

맥도날드 이야기가 은근히 충격적이었는데

바지나 옷에 주머니가 없어서 받은 팁은 다 맥도날드 계산대...라 그러나요.

그 돈통(?)에 넣게 된답니다.

또, 패티를 굽다가 콧물이 떨어지면 그대로 패티로 투하...

주머니가 없으니 손수건도 들고 다닐 수 없고 말이죠.

이게 귄터 발라프씨가 젊었을 때고 분단되어있던 서독 시절이니까

지금은 안 그럴지 어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독일에서 오래 전에 출간되었고 바로바로 번역이 잘 되었는데

우리나라는 늦게 2012년에 출간이 되어서 아쉽지만

마지막 뒤에 이 책의 출간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상세히 설명되어있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스웨덴어에 Wallrafferi와 wallraffa라고,

'전에는 얻지 못했던 정보를 변장을 통해 수집한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가 생겼대요.

귄터 발라프씨의 성을 따서 만든 단어죠.

(독일어에서 w는 'ㅂ'발음이 납니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발라프씨를 모방한 잠입기자들도 생겨났대요.

우리나라에 그런 기자를 바라는 것은 좀 힘들긴 하겠지만

(그리고 기자가 신분 빌려서 활동하는 것을 합법으로 인정할까 모르겠지만)

그래도 세상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일하는 기자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누군가에 억압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하면서

의식있는 여론을 형성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여러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적은 힘이나마 사회 변화에 도움을 주고 싶기도 하고요.

자꾸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개혁이 가능할까 회의감도 들지만

언젠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