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UNIST에 와 있는데
도서관에 추천도서로 이 책이 있더라고요.
사물의 철학...이 책 제목인 것 같은데 세미콜론이 중간에 껴 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흥미를 유발하더라고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기에
세미콜론의 의미는 잠깐 멈추어서 생각해 보아라...하는 것 아닐까요?
책의 내용은 ㄱㄴㄷㄹ....순서대로 다양한 사물들에 대해
그 사물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인상깊었던 것 몇 가지만 소개해볼까요.
제일 첫 번째로 나오는 '가로등'입니다.
사실 가로등은 환한 빛이 아닙니다.
가로등이 빛을 내는 밤에 존재하는 어둠과 비교해보면
반딧불이의 불빛보다 더 약하게 빛나고 있을 뿐이죠.
하지만 가로등을 보며 우리는 안심을 합니다.
가로등의 모양새를 보면 둥근 전구가 바닥을 향해있다고 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비춰준달까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용이 생각을 하면서 보아야지 공감되고 이해되지
그냥 읽으면 쉽지가 않거든요.
가로등과 연관되어 있어 보이는 것은 '대야'입니다.
대야는 아기를 씻길 때, 발을 닦는 데에 쓰이죠.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식 때 12명의 사회적 약자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발을 씻겨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철학적 내용보다
사물에 뒷배경이 되는 설명을 더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요...
뭔가 느낌상 알겠는데 이 느낌이 뭔지 말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마 그 물건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공감하기 어렵거나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냥 책장을 넘겨서 그런 가봐요.
약속의 상징이었던 반지, 벽이지만 벽이 아닌 칠판,
아스팔트를 피부에 비유하여 설명한 지하세계의 흔적인 맨홀,
나를 깨우지만 정신까지 완전히 깨우지는 못하는 자명종 등
인상깊은 짧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게 원래 칼럼으로 연재되어서 짧은데
그 점에 대해서 작가도 조금 아쉬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것이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될 정도로는 아니고
질문에 대한 근거를 설명한 후
책에서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정도로 질문만 던지니까
읽을 만한 가치는 있는데 여유있을 때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있을 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