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에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이 가끔 들어온다.
가장 인상깊었던 질문은 "외국인 교환학생이 오는데 갈 만한 산이 무엇이 있을까?"
북한산!이라 외칠까 고민했다가 인솔자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 외국인 교환학생이 오는데 북한산에 가고 싶지 않다면 인왕산, 북악산 중 하나를 데려갑시다.
그러면 산도 보고 그 앞에 경복궁, 광화문 등도 볼 수 있어서 알찬 하루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서울의 산을 난이도별로 5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소개하고자 한다.
약간 봉화산, 배봉산처럼 이것도 산인가? 싶은 애들은 좀 빼고
그래도 노력해서 관광을 갈 만하다 싶은 곳들만(=블로그 주인장이 사진을 남긴 곳) 소개하겠다.
cf1: 블로그 주인장이 가본 산만 대상으로 합니다.
cf2: 고로 블로그 주인장이 올라간 코스에 기반합니다.
cf3: 참고로 블로그 주인장은 산을 잘 타요... 저희 동네 뒷산이 불암산과 수락산이에요...
1. 최하: 낙산 < 초안산 < 응봉산/매봉산
① 낙산
...얘도 산인가?
둘레길 느낌으로, 동대문과 혜화를 잇는 경로로 다른 관광이랑 이어지기 좋다.
외국인 친구들 데리고 가기도 좋기는 한데
등산했다는 느낌은 전혀 나지 않는다.
야경도 멋있어서 밤에 오르는 것도 추천한다.
② 초안산
초안산에는 분묘군이 있어서 다양한 계층의 무덤이 많아서 옛날에는 좀 을씨년스러웠는데
최근에 다시 가보니 재정비를 해서 좀 낫다.
올해부터 수국동산도 조성해두어서 여름에 사진찍기에 좋은 것 같다.
cf. 수국동산 개화시기 못 맞춰 간 1인... 한여름에 너무 더울까봐 좀 일찍 갔더니만 안 펴있었다는...
③ 응봉산/매봉산
개나리 필 때 가면 진짜 예쁘다.
개나리 안 펴도 한강이 잘 보이는 위치라서 풍경이 예쁘다.
높이는 낮으나 계단의 경사가 좀 있는 편이다.
응봉산~대현산~금호산~매봉산을 거쳐 남산으로 갈 수 있는데
대현산과 금호산은 차도로 되어있어 산인가? 싶고
매봉산은 풍경이 좋고 꽃도 잘 조성되어 있어서 산이라는 느낌이 난다.
2. 하: 남산 < 용마산/아차산 < 북악산 < 인왕산
① 남산
걸어서 올라가는 게 경사가 좀 있지만
계단으로 길이 잘 닦여 있는 부분도 있고 차도인 부분이 있어서
막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정상부에 봉수대, 자물쇠, N서울타워 등이 있어 역시 등산한 느낌은 잘 안 난다.
② 용마산/아차산
아차산은 정상석이 없어서 아무생각없이 가다보면 용마산에 도착해서 아차!를 외칠 수 있다.
망우산~용마산~아차산은 서로 연결되어있는데
망우산은 거의 무덤투성이라 굳이 찾아가서 구경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용마산과 아차산은 사방이 잘 보여서 풍경이 멋있다.
조상님들이 아차산에 보루를 세운 데에는 이유가 있다.
③ 북악산
계단으로 길이 잘 되어있어서 어렵지는 않은데
정상에서 부암동 넘어가는 쪽이 경사가 심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차산보다 힘들었던 것 같긴 하다.
한양도성이 멋있는 코스이다.
북악산 관련 팁을 원한다면? https://miretia.tistory.com/705
④ 인왕산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인왕산은 암릉 구간이 있어서 북악산보다 어렵다고 한다.
여기는 한양도성도 멋있지만, 그 암릉이 멋있는 코스이다.
날씨 좋을 때 사진 찍으면 진짜 예쁘게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서대문쪽에서 시작해서 부암동으로 넘어가는 것이 더 쉬운 것 같다.
3. 보통: 청계산 < 불암산
① 청계산
청계산입구역부터 올라갔는데
맨 계단이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약간 암릉을 타야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느끼는데
계단계단계단이라서 그렇게 막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고,
아쉬웠던 건 등산 중간의 풍경이 멋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며
풍경 좋은 몇몇 장소가 있었는데 그곳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 서서 사진을 찍어야 했었다... 흑흑
내 경험상 정상석에서 사진 찍는 줄이 제일 길었던 것이 청계산, 그 다음이 관악산이었다.
② 불암산
우리동네에 대표적인 산이 3개가 있는데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불암산이 가장 쉽다!
...라고 말했다가 친구들에게 불암산이 뭐가 쉽냐는 질타를 받아서
난이도를 보통에 넣어주었다.
정상의 태극기 꽂힌 바위에 올라가는 것이 좀 어렵긴 할 수 있는데
그 외에는 페이스 조절만 잘 하면 잘 올라갈 수 있다.
예전엔 불암산 오르다 보면 뛰어서 올라가시는 분들이 좀 있었는데
알고보니 태릉선수촌 운영 시절, 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선수분들이었다고 한다.
요즘은 뛰어다니는 분 못 본 것 같기도...?
4. 상: 수락산 < 관악산
① 수락산
봄에는 진달래능선을 추천하고,
정상을 빠르게 찍고 싶으면 벽운동 쪽으로 올라 깔딱고개로 가는 것이 좋다.
바위가 멋있는 산이다.
계곡도 멋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계곡에서 놀아본 적이 없네...
언젠간 수락산의 OO바위 모음집을 만들고 싶다. 닮은꼴 바위들이 은근히 많다.
② 관악산
사실 코스에 따라서 수락산보다 쉬운 것 같다.
나는 서울대 공대에서 올라가는 길을 선택했는데, 해당 길로 가면 금방 정상이 보인다.
그런데 내려올 때는 사당으로 내려왔는데, 되게 하산길이 길어서
왠지 사당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으면 망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로 낮은 난이도를 위해서는 서울대 공대에서부터 올라갔다가 공대로 내려오시길.
5. 최상: 도봉산 < 북한산
① 도봉산
내가 산을 오를 때 보통은 "와, 여기는 무슨 꽃 필 때 와야지" 혹은 "단풍 들 때 와야지"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데
처음으로 "다음에는 이 길로 오지 말아야지"라고 말한 전적이 있는 산이다...ㅋㅋ
그래도 풍경은 진짜 멋있다.
워낙 넓고 코스가 많으니 본인 수준에 따라 적당한 코스로 적당한 높이까지 올라가면 될 것 같다.
② 북한산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올라갈 때는 신나게 갔는데
다음 날 근육통이 작렬했던 산이다.
근데 진짜 날씨가 너무 좋아서 멋있었다.
다양한 등산코스가 있으니, 난이도별로 골라서 갈 수 있다.
그나마 쉬운 북한산 등산코스를 찾는다면? 족향비 코스 추천합니다! https://miretia.tistory.com/717
이상 매우 주관적인 산의 난이도 구분이었다.
이 외에 연세대 뒤에 있는 안산이 '난이도 하'에 들어간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중에 또 다른 산을 가보고, 여러 코스를 가면서 데이터가 더 쌓이면
좀 더 자세하게 이 글을 수정하겠다.
즐겁고 안전한 산행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