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종의 과학역사서입니다.
제목이 E=mc^2,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관련한 공식이라고 겁내지 마세요.
과학적인 내용은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단지 이 책 표지에 조그맣게...아니 중간크기로 쓰여져 있듯이
그 공식의 전기입니다.
이 공식이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지, 과거 과학자들의 노력은 어땠는지,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지 못하는 훌륭한 과학자들도 소개되어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던 과학자는 세실리아 페인(Cecilia Payne)입니다.
만약 당신에게 아는 과학자 이름을 다 대보라고 한다면
그 중에 여자 과학자는 몇 명이나 되죠?
음....퀴리 부인은 대부분 알 테고, 로잘린드 프랭클린, 리제 마이트너...
제인 구달씨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씨....
그리고 누가 있을까....
별로 없죠?
예전에 과학계에서는 여자를 무척 싫어했답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차별이죠.
막 여자 과학자가 한 업적을 자신이 한 것처럼 한 사람도 있고...
그런데 세실리아 페인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다 보니까 엄청 심한 차별을 받았더라고요.
그녀의 논문지도교수는 새로 들어오는 전자 장비에 페인이 전혀 손대지 못하게 해서
그녀의 연구를 막았고, 또 페인에게 강의가 맡겨지면
강의 내용이 대학편람에 실리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네요.
심지어 월급이 실험장비 경비로 취급되고 있었대요....
또, 우리가 위대한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러더퍼드는 유일한 여학생이었던 페인을
수업시간마다 놀려대며 웃음거리로 만들었답니다.
다행히도 퀘이커 교도인 게이 교수님인 아서 에딩턴이라는 분이
그녀를 지도 학생으로 받아들였다네요.
그런데 영국에서는 그때 여자가 대학원에 진학할 수 없어서 하버드 대학교로 떠났답니다.
물론 차별이 끝난것은 아니었지요.
그런데 자꾸 딴 이야기로 새는 것 같은데, 어쨌든 페인이 무슨 발견을 했냐면
태양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전에는 태양이 철로 이루어진 줄 알았대요.
태양에서 오는 스펙트럼 선을 읽을 때 모든 사람들이 오류를 무시하고
그것이 철로 읽힌다고 어떤 식으로든 선을 끌어올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가로로 충분히 늘려보아서 발견했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좀 많이 거만해서 연구논문을 발표하기 위해서는
논문 마지막에 자신의 논문이 사실이 아닌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말을 넣어야 했대요.
특히 하버드대학교에서는 러셀이 그녀의 논문 지도 교수였는데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분이었대요.
(아, 그러고 보니 러셀이 페인이 전자장비 못 만지게 하고
대학 편람에 강의 내용을 안 실은 분이군요....)
물론 몇년 후 그녀가 맞았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대요.
어쨌든, 이렇게 우리가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배우는 사실,
그리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런 사실이
차별 속에서 훌륭한 과학자에 의해 밝혀졌는데 왜 우리는 모르는 걸까요...
이 책은 E=mc^2의 전기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과학자들, 그리고 그 역사들을 알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내용이 없으니 간단하게 들고 다니면서 읽어도 괜찮을 것 같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