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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세계뇌주간 행사] 1. 고려대학교에서

미레티아 2014. 3. 15. 22:21

무지무지 오랜만에 글을 쓰는 느낌이 드네요.

고등학교 준비하느라 바빠서...

그래도 오늘은 특별히 뇌주간행사가 있는 날이라

할 일 다 미뤄놓고 고려대학교로 지하철 타고 갔습니다.

작년에 하도 고려대학교에서 헤매서 이번엔 잘 찾아가더라고요...

(작년 뇌주간 행사: http://miretia.tistory.com/182http://miretia.tistory.com/188)

제가 인강을 많이 들어서 특별하다고 느꼈던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기억을 다시 살리고 복습을 재미있게 한 것 같네요. ^^


첫 번째 강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한 해부학교실 선웅 교수님이 했습니다.


(사진은 카메라가 디카여서 그렇다며 위안을 해 보지만 잘 못 찍은 것은 사실...ㅠ.ㅜ)

해부학교실이지만 올해는 진짜 뇌를 안 들고 나오고

그냥 프레젠테이션으로 했습니다.

뇌의 개괄적인 구조와 진화과정, 연구 역사 등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약간 요약해보겠습니다.

먼저, 뇌가 없는 동물도 있다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낙지, 문어와 같은 애들, 말미잘 같은 애들, 얘네들은 뇌가 있나요?

아니오, 없습니다.

뇌는 신경들이 집중화 된 것인데

이런 생물들은 그렇게 되어있지 않고 산만신경계로, 온 몸에 신경계가 퍼져있습니다.

그래서 생낙지를 먹을 때 잘라도 얼마동안 꿈틀거리며 혼자 고추장을 온 몸에 바르는

그런 낙지의 모습은 뇌가 없고 산만신경계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산만신경계에서 진화되어 집중된 network, 뇌로 가봅시다.

인간의 뇌는 크게 몇 부분으로 나눌 수 있죠?

뭐,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는 역할로 크게 나눈다면 3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깊은 층부터 Reptilian Brain, 파충류의 뇌, 생존에 관여된 부분이죠.

숨쉬고 심장뛰고 동공반사 뭐 그런 것 있잖아요.

즉, 뇌간을 파충류의 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다음에 중간쯤에 있는 게 Mammalian Brain, 포유류의 뇌, 감정에 관련된 부분이죠.

이 부분을 변연계라고 하죠.

마지막 가장 바깥쪽에 있는 건 Primate Brain, 영장류의 뇌, 고차원적 생각에 관여하죠.

한 마디로 대뇌피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뇌의 각 부분이 어떤 일을 하는지, 뭘 담당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지도라는 것을 만들어야 하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왔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나온 지도는 무엇일까요?

제목은 뇌지도라고 씌여져 있지만 그건 그냥 설명을 위해서 쓴 거고

실제 이 지도는 일본과 우리나라 지도입니다.

그런데....음....일본은 대강 알겠네요,

노랑색이 혼슈 섬이고 아래 초록색이 아마도 규슈 섬 같은데.

우리나라 어디있죠??

저기 일본 왼쪽에 약간 주황색을 띤 섬나라 있죠, 그게 우리나라래요.

이 지도는 16세가 포르투갈에서 그린 일본 지도입니다.

사실 16세기에 일본은 독자적 지도가 있었기에 포르투갈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그 일본 지도를 참고했지만

우리나라는 없었기에 제주도도 사라지고 모양도 이상하고 반도도 아닌

그런 땅덩어리로 그림을 그린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뇌지도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틀릴 수 있지만

지도가 없으면 연구하기 힘들겠죠?

뇌지도의 처음 영감을 제공한 것은 '갈'이라는 아저씨가 시작한 골상학입니다.

두개골의 모양으로 사람의 성격과 성향 등을 연구한 것이 골상학인데

가짜인 것으로 판별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뇌지도의 기반으로 발견한 것이 Wilder Penfiled라는 신경외과 의사가

간질발작을 연구하다 알아낸 펜필드의 체성감각지도입니다.

간질발작은 뇌의 특정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발생하는데

그 치료법으로 뇌의 일부를 제거했었나봐요.

그런데 너무 크게 떼어내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확실히 떼어놓겠지만

정상인 부분도 떼어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뇌는 통증수용체가 없으니까 의식이 있는 환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주어

환자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만든 것입니다.

그렇지만 최초의 뇌지도는 라몬 이 카할(Ramon y Cajal)이 만들었습니다.

사실 스페인 사람이라 저 영어 스펠링으로 발음하면 저 발음이 안 나오죠.

이 사람은 스페인의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사람이라서

은이 산화되어 뇌세포에 붙어 뇌세포를 염색하는 훌륭한 방법을 개발해 놓고

인정받기에는 매우 고생을 하죠.

그래도 결국엔 인정받고 노벨상도 받았습니다.

어쨌든, 카할의 발견 이후에는 뇌 지도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듧니다.

3D전자현미경, 뇌 연결지도(Commentomics), Brainbow,

뭐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재미교포신 정광훈 박사가 개발한 투명 뇌 기술까지 있죠.

투명한 뇌에 형광염색하면 더더욱 멋집니다.

하여간, 그 후에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하다가

뇌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끝났습니다.


(강의 3개 했는데 이제가 하나 요약 끝났네요...좀 줄여야겠다...)


두 번째 강의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최준식 교수님이 했습니다.


(음....또 사진이 엉망으로 나왔어...ㅜ_ㅠ)

뇌주간 행사를 다니면서 언제나 느끼는 건데

심리학과 교수님들이 재미있게 발표를 잘 하십니다.

솔직히 심리학 하면 인문학 아니면 문과쪽이라고 느끼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대 심리학은 뇌과학과 연결지어

뇌를 통해 마음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의 주제를 공포였는데, 진짜 뇌를 통해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공포죠?

행복도 있고, 슬픔도 있고, 다른 것도 많은데 공포를 알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포는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유용한 기능이죠.

타고나고, 학습하고, 빠르게 배우는 기능입니다.

그리고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행동이고

무의식적으로, 즉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습니다.

(뭐, 운동의 통제는 가능하지만 심장이 빨리 뛰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또, 공포가 너무 심하면 병이 되기도 하는 양날의 칼이라서

주제를 공포로 잡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제 생각에는 감정 중 공포가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워서 그런 것 아닐까....)

그런데 공포를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결과를 내려면 뭔가 측정을 해야 하잖아요.

공포는 뭘로 표현될까요?

바로 신체반응, 얼굴표정, 방어행동 등으로 표현됩니다.

특히, 행동은 프리징(Freezing)이나 도피행동이 나타납니다.

프리징은 얼어붙는거죠.

소설 같은데 보면 많이 나오잖아요.

"나는 너무 놀라 발 한 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뭐 이런 식으로.

진짜 영상에서 쥐가 프리징 한 거 보면 너무 웃겨요.

어떻게 저렇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쨌든, 공포를 주관하는 곳은 편도체입니다.

편도체가 없으면 학습된 공포가 사라진다네요.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선천적 공포는 사라지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우리는 무서우면 편도체로 정보를 보내는데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시상 경로, 생존에 도움을 주는 빠른 길이지만 오류가 많죠.

실제로 교수님이 이 내용 하기 전 강의 초에 뱀, 쥐 인형을 던졌을 때

저희가 다 소리지르고 난리났었습니다.

(아참, 나중에 인형 다시 돌려달라고 했는데

끝끝내 한명이 작은 쥐를 안 돌려주었더라고요.

그 사람을 보았는데 남자인데다가 고등학생이라 뭐라 하진 못했습니다.

제 편도체는 너무 과도하게 작동하나봐요.

그런데 그렇게 큰 강의 보러 갔으면 예의 지키고 떠들지 말고 휴대폰 하지 말고

인형 돌려줘야죠...이게 뭡니까...울화통은 터지는데 이놈의 편도체...)

가짜인데도 시상 경로 때문이죠.

대뇌피질 경로는 느리지만 정확합니다.

별로 크게 위협받지 않을 때 그 대뇌피질 경로로 갑니다.

그런데 만약 편도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쥐에게 로봇으로 실험을 한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진짜 웃겼어요.

편도체가 있는 쥐는 먹이를 먹으려다 로봇이 다가오니까

무서워서 도망가다가 벽에 박고 난리치는데

편도체 제거한 쥐는 로봇을 쌩깝니다.


쥐가 먹이를 먹기까지 움직인 거리와 경로입니다.

Before이 편도체 있고, After가 없습니다.

점선은 칸막이와 문이 있던 위치입니다.

하여간 쥐가 귀엽더라고요..

그 뒤에는 공포상황에서의 행동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선택적 회피 반응도 이야기했습니다.

특별히 중요한 내용은 없으니까 넘어갈께요.

(사실 지금 손목과 어께가 상당히 아파서...)


세 번째 강의는 고려대 의과대학 의학과 생리학교실 교수님이시자

한국뇌연구협회회장님이신 나흥식 교수님이 했습니다.


(아....음....어...가장 못 찍었네요.ㅠ.ㅜ)

뇌기능 들여다보기라는 주제로 대뇌피질, 전전두엽, 수도관주위회색질,

해마, 송과선, 편도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매우 총체적이죠.

대뇌피질에서는 뇌졸중, 즉 중풍을 예로 들어서 설명했습니다.

뭐, 강의하실 때 표현을 허혈성 뇌졸증, 출혈형 뇌졸증이라고 했는데

저는 간단히 뇌경색과 뇌출혈이라고 할께요.

만약에 환자에게 뇌경색이 일어났다고 할까요?

그러면 대게 움직임이 엉망이 되죠.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잘 못 움직이는 팔은 구부리고 다리는 쭉 뻗은 모양이 됩니다.

왜 그럴까요?

다리는 구부러져 있으면 몸무게를 한 다리가 다 지탱해야 하니까 힘들죠.

그러니 공 못 차고 걷지도 못하는 다리, 몸이라도 지탱하라고 그럽니다.

팔은...만약 팔이 뻗어있는 상태로 못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요?

옆에 사람 치고, 벽에 박아서 다치고,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몸 속에 구부리고 있으라고 '적핵'이라는 부분이 조절합니다.

적핵이라는 곳이 연수 부분에 있고 팔을 구부리는 작용을 하는데

대뇌가 정상적으로 일을 하면 적핵을 억제해서 팔을 펼 수 있게 합니다.

뇌경색으로 대뇌가 망가졌으면 적핵만 살아있으니 팔이 구부러지죠.

그런데 뇌경색이고 대뇌가 망가졌다고 선고받아 입원해 있는데

갑자기 팔이 펴진다, 하면 둘 중 하나입니다.

치료가 다 되었거나 적핵까지 손상을 입었던가.

그런데 적핵이 있던 연수는 뇌간이고 뇌간은 파충류의 뇌, 생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결론은 심각한 뇌경색이다가 팔이 펴지면 곧 고인이 되신다는 것입니다.

그 뇌졸중 이야기하고 대뇌피질에서 치타에게 쫓기는 톰슨가젤 이야기

(꼴찌만 아니면 되고, 치타는 찌질이 유전자 톰슨가젤만 먹는다는...)

치타보다 못한 우리의 선택어업 이야기

(선택어업시 찌질하고 작은 물고기만 살아남아 바다는 좋은 유전자 없어집니다...)

귀가 빠진 날인 생일과 제왕절개와 기타 등등 이야기를 했습니다.

(귀쪽 머리둘레가 가장 큽니다. 그래서 그 부분만 빠져나오면 순산이래요.)

다음 전전두엽은 관념적 추론, 인식작용과 통찰과 관련되어있고

손을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손을 많이 사용할수록 전전두엽이 더욱 발달한대요.

그래서 남자들이 결혼하면 손 하나 까딱 안 하게 해준다는 말은

'너의 전전두엽 발달을 멈춰줄께'라는 끔찍한 저주의 말 이라는데...

그런 말은 마음을 받는 거지, 실제 말대로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밈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예전에 밈에 관한 책 읽었을 때는 이해가 전혀 안 되었는데

오늘은 이해가 가더군요. (관련 독서 후기: http://miretia.tistory.com/71)

밈은 간단히 전달되는 마음, 마인드 바이러스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되겠죠???

이제 수도관주위회색질, 간단히 PAG라고 부르는 부분을 알아봅시다.


....라고 말해놓고 엔도르핀을 분비한다는 사실만 쓰게 되네요.

이쪽 부분에서는 Runner's high가 예시로 등장한 거 외에는 특별한 게 없었어요.

다음, 해마는 제가 작년에도 썼던 것 같은데...

해마는 기억에 관련된 부분으로 바다 사는 해마와 닮아서 해마라는 이름과

바다 사는 해마의 학명을 받아와서 hippocampus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죠.

여기서는 정상 젊은 쥐와 치매 걸린 쥐를 물에 빠뜨리고

섬에 찾아가게 합니다.

당연히 치매 쥐는 답답해 미칠 정도로 매회 엉뚱하게 헤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해마의 신경세포를 어느정도 재생하기 때문에

기억력을 증진시킬 수 있대요.

(그런데 운동할 시간이 있어야 하죠. 대중의 대부분은 바빠서 슬프네요...)

그 다음에는 송과선, Pineal gland, 영어와 한국어에서 알 수 있듯이 솔방울 닮았습니다.

어두울 때 수면호르몬이자 항산화작용을 하고 항암작용을 하는 멜라토닌을 분비하죠.

그러니 잘 때 수면등인가 뭔가 키고 자면 멜라토닌이 잘 안 나와서

잠도 깊게 못 자고 항산화 작용이 안 되어 피부가 안 좋아지고 암도 걸릴 확률을 높입니다.

실제로 야간 근무는 WHO에서 정한 암 유발인자입니다.

그러니 야간 근무를 시키는 회사에서 암 걸리면 산재로 처리...응?

사실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 다들 잘 알고 계시죠?

암은 워낙에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해서 발발하는 거라서

산재처리는 안될겁니다.

마지막 편도는 아까 심리학 교수님이 열심히 강의하셨던 내용과 많이 겹치지만

기생충 부분만 독특했습니다.

이건 작년에도 봤던 부분 같은데...


이거 말고도 달팽이 기생충도 있었는데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영상이 끔찍했어요.

달팽이는 귀여워야지 그게 뭐야...ㅠ.ㅜ


뭐, 이렇게 오늘 들었던 강의들을 정리해봅니다.

올해는 사은품을 엄청 많이 준비했더군요.

작년과 비슷하게 잡지와 마우스패드인데

그 마우스패드의 그림을 그린 사람인 김경진 교수님은 진짜 부러워요.

참 그림이 창의적이에요.

저는 일반 뇌도 못 그리는데...

하여간 내일도 연세대학교 가서 강의를 들을 예정입니다.

내일도 열심히 강의듣고 사진찍고 블로그를 들어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