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소수의 음악

미레티아 2014. 10. 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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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음악

저자
마르쿠스 듀 소토이 지음
출판사
승산 | 2007-03-02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우리는 각자 고유의 소수에 의하여 식별될 것이다…"리만 가설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음...제가 본 책은 표지가 이렇게 예쁘지 않았어요.

막 제목도 영어로 적혀있었는데...

이 책도 숙제라서 평소 독서 후기와 형식이 다릅니다.

(근데 뭔가 이번 후기는 중구난방인 느낌이...) 


    수학에서는 소수가 2종류 있다. 0.124662....과 같이 소수점 아래에 숫자가 있는 소수, 2, 3, 5, 7, ...과 같이 과 자기 자신 외에는 다른 약수가 없는 소수. 예전에 어떤 선생님이 강조를 했다. 소수점이 있는 소수는 소수라고 읽지만 약수가 2개인 소수는 소쑤라고 읽어야 한다고. 나는 그 말이 인상 깊었는지 뭐했는지는 몰라도 지금까지도 그 선생님의 말처럼 소쑤라고 발음하다가 소수라고 읽어야 할 상황에도 가끔 소쑤라는 발음이 튀어나온다. 어쨌든, 이 책의 제목의 소수는 소쑤였다.

    소수는 참 신기한 수이다. 규칙도 없는 것 같고 그에 대한 가설도 많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성질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리만 가설이 주축이 된다. 리만 가설은 리만이 소수의 규칙성에 대해 내놓은 가설인데 다른 여러 소수들에 대한 가설이 이것만 풀리면 풀리는 경우도 있고 물리학과 관련이 깊기도 한 그런 가설이다. 뭐 제타함수니 복소평면이니 많은 설명이 있긴 한데 내가 그걸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이 책은 소수 연구의 역사를 모아놓은 셈이라서 수학적인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지는 않다. 물론 여기에 등장하는 여러 이론들을 다 설명하려면 지금도 충분히 두꺼운 이 책이 몇 배가 되어야 할지 모르니 뺀 것이 다행이다.

사실 리만은 페르마와 성격이 비슷한 사람이다. 페르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다고 해 놓고 그 증명을 안 써 놓은 것처럼 리만도 발표하지 않은 증명이나 연구 결과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 일부는 가정부가 리만이 죽었을 때 벽난로에 태웠지만 일부는 살려서 다른 수학자들의 손에 갔다고 한다. 그러다가 다시 리만의 아내가 가족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있을까 다시 가져갔고 그 후로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인간은 완벽주의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만은 완벽하지 않으면 출판하려 들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한편으로는 책을 쭉 보다보면 시대순서로 소수를 연구한 분들이 계속 나오는데 늦게 태어나신 수학자분들이 불쌍했다. 그분들이 연구를 해서 내면 가우스가 미발표한 것에 있었다느니, 외톨이 셀베르그가 몇 년 전에 했다면서 딴지를 걸고, 그래도 독자적으로 발견한 것은 대단한 건데 역시 세상은 최초와 1등만 기억하므로 묻혀버리게 된다. 또한, 수학에서도 차별이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것 같아서 답답했다. 인도 수학자들은 이 책에서 3명 정도 나왔는데 그 중에 라마누잔만 분량이 많고 두 분은 별로...엑스트라이다. 물론 소수 연구를 유럽과 미국에서 이미 하고 있었기에 인도사람들이 묻힐 수 있었겠지만 그들이 연구하려 넘어와서 더 묻힌 것은 그들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활 방식부터 시작해서 연구 방식이나 발표 등 여러 행동들을 다 서양의 것으로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하여간, 난 왜 수학 관련된 책을 보면서 이런 걸 생각하나 모르겠다. 자격지심인가보다.

    자격지심은 이제 접어두고, 다시 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보면, 소수에 대한 연구는 초기에는 독일 괴팅겐 대학교에서 주축이 되었다. 괴팅겐 대학교는 가우스, 디리클레(리만의 스승), 리만, 힐베르트, 데데킨트 등 훌륭한 수학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다가 세계 제 2차 대전 때 나치가 괴팅겐 대학교를 파괴하고 유대인 교수님들을 다 퇴출하는 바람에 미국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로 주축이 옮겨졌다. 소수의 연구에 대한 것도 순수수학에서 점점 응용으로 간다. 한 예로, RSA암호라는 것이 있다. MIT트리오 아디 샤미르, 론 리베스트, 레너드 애들먼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딴 건데, (60자리 소수)*(또 다른 60자리 소수)로 암호를 만들어 보안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걸 깨려면 이 곱해진 수가 무슨 소수와 무슨 소수의 곱으로 나타내어 지는지를 깨야 하는데 그 방법이 아직까지는 시계산술로 하는 것이 제일 효율적인데 그 효율이라는 것이 컴퓨터 몇 대를 돌려서 몇 년이 걸리는 수준이라 좋은 보안카드가 된다. , 물론 회사는 보안카드를 여는 코드를 가지고 있다. 안 그러면 뭐, 고객들도 자기 정보 못 이용하게 되니까...그래서 수학자들은 이걸 깨는 방법을 찾으면 대단한 사람이 되지만 전 세계 보안이 망가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 그런데 이 암호 말고 타원곡선 암호가 더 안전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직까지는 RSA가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난 이 책 전체에서 제일 인상 깊은 이야기를 고르자면 몽고메리와 다이슨이 만나는 부분이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초울라라는 인도 수학자가 (사실 본인이 살던 곳이 파키스탄 영토가 되자 미국으로 도망쳤으니 국적은 불분명하지만) 몽고메리에게 다이슨 교수와 인사를 나누었는지 물어보자 몽고메리는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초울라가 소개해 주겠다고 그랬는데 몽고메리는 다이슨 교수님께 폐가 될까 거절했다. 그런데 초울라는 아니요로 듣기로 정평이 나서 막무가내로(?) 소개시켜줬다고 했다. 찾아보니, 인도는 고개를 흔들거나 끄덕이는 모든 행동이 라는 의미라고 한다. 아마 몽고메리는 문화적 차이를 모르고 고개를 흔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 결과 몽고메리와 다이슨이 만나 리만의 특이선 위의 영점들의 간격 분포를 나타내는 그래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다이슨이 임의 에르미트 행렬의 고유값 쌍들이 보여주는 경향과 똑같다고 했다. 그러니까....번역하자면 에르븀 원자핵의 에너지 레벨과 똑같다는 이야기이다. 이 결과 수학과 물리학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것도 비밀스런 소수가 말이다. 참 다이슨이 쓴 책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를 보았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훌륭한 분이라는 걸 이제 알게 되었다. 아직도 살아 계시나 모르겠다.

    이 책은 좀 두껍고 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차 수학을 전공할 사람들이나 아니면 그냥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도 배경지식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수학은 그냥 문제만 풀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는가. 책을 읽으면 중간에 분할수 퀴즈가 나오는데 그걸 생각해보고 책을 읽으면서 이런 수학자들도 있구나, 이런 연구도 있구나, 하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선 좋은 책인 것 같다. 문제점은 책 내용이 약간 질질 끄는 면이 있고 정리나 가설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설명을 제공하지 않아 조금 짜증이 날 수도 있다. 그리고 제일 큰 문제점은 엎드려서 보면 생각하다 자 버리는 경우가 생기니 조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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