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미레티아 2014. 9. 1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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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저자
김규항, 지승호 지음
출판사
알마 | 2010-03-2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B급 좌파][예수전]에 이은 김규항의 시대를 앞선 비평전문 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응? 표지가 달라!

이번 책은 숙제로 쓴 것이라서 제가 평소에 블로그에 쓰는 형식과 약간 다르고

좀 양이 많고 잡생각이 많으니 악플은 달지 말아주시고....음...

사실 이 책이 사회적인 내용이 많아서 

후기도 어쩌다 보니 사회적인 생각이 좀 들어가있어요.

생각이 다르다고 나쁜 건 아니니까...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내용으로 진행이 될까 감이 안 잡혔다. 예전에 읽었던 귄터 발라프의 책,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 것 없이>와 책 제목이 비슷해서 그와 내용이 비슷하게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궁금하기도 했었다. 물론 읽고 나니 그런 추측은 틀린 것이었지만 말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사회를 비판하는 책이다. 지승호씨가 김규항씨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고, 김규항씨가 가진 생각을 풀어놓았다. 정치이야기, 종교-특히 기독교-이야기, 변해가는 문화 이야기, 페미니즘, 진보와 신자유주의, 개혁, 보수에 대한 이야기, 촛불집회와 추모,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관심을 가지지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열심히 그 내용에 대해 찾아보지도 않았던 주제들이다. 나 역시 선거철이 될 때만 정치에 관심을 가졌고 대중문화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종교는 안 믿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관심을 가지고 있고, 페미니즘은 이번에 처음 들어본 단어이다. 찾아보니 여성이 불평등하게 억압받고 있다고 생각해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주장하는 주의라고 한다. 그나마 이 책의 작은 주제들 중 가장 내가 많이 생각하고 관심이 있었던 것은 마지막 장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 부모님을 그렇지 않지만(사실 그래서 약간의 불만이랄까...) 많은 부모님들이 시험 점수나 대회 결과를 가지고 선물을 건다. 김규항씨는 이것은 교육이 아니라 장사판이라고 말한다. 1318 마케팅이라고, 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이 점점 교육과 결부되어 학생들이 물적 욕구에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이제 우리 세대에게는 공부는 성공을 위한 길이고 돈을 잘 벌기 위한 수단이다. 예전처럼 진짜 공부가 좋아서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열정? ? 글쎄. 우리 반에서도 보면 그런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 다 부모들의 압박이지. 김규항의 말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다.

    [부모들은 아이가 운동에 재능이 없다는 건 인정하면서 공부에 재능이 없다는 건 쉽게 인정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고. 한국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죠.]

    솔직히 나는 재능을 믿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위 말을 보니 진짜 공감이 갔다. 모든 부모들이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래, 그 말이 맞다고 해도 왜 노력을 안 할까? 공부에 관심이 없다는 것 아닌가. 왜 관심이 없을까? 너무 경쟁적이고 강압적인 공부 때문이지 않을까? 그냥 불쌍하다. 나도 물론 학생이지만 친구들이 불쌍하다는 느낌이 든다. 난 부모님이 자유롭게 길러서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 등을 내가 선택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지원도 나 할 거라고 말하고 지원했는데 다른 집들을 보면 아닌 것 같다. 그런 부모님들께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날 믿어줬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교육에 대한 이야기만 집중조명해서 독서 후기를 쓰는 것 같은데, 진짜 할 말이 많아서 그렇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대해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자면, 우리 사회는 위선적인 사람들이 많다. 경쟁 위주의 사회를 폐지하자고 집회도 하고 의견을 내지만 막상 본인의 자식들은 사교육을 시키고 경쟁을 시킨다. 김규항이 이야기한 아래 에피소드를 봐 보자.

    [전교조의 어느 지부에서 강의가 끝난 다음, 한 교사가 질문을 했어요. 이 사람이 나를 쳐다보지 않고 건너편에 앉아 있는 다른 교사를 흘끔거리면서 질문을 해요. 아주 느리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김규항 선생님, 전교조 교사가 자기 아이 과외시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요. 보니까 그의 시선이 겨냥된 건너편에 앉은 한 교사가 얼굴이 빨개졌어요. 질문이 아니라 내 입을 빌려 자기 동료를 비난하는 거죠. 질문한 교사의 생각은 이런 거겠죠. 교육의 현실이 이 지경인데 전교조 교사라는 우리까지 자기 자식에게 과외를 시킨다면 끝장 아닌가. 또 얼굴이 빨개진 교사는 이런 거겠죠. 내가 전교조 운동을 한다고 해서 내 아이가 희생될 순 없지 않는가. 판단하기 어렵죠?]

    , 나도 위에 등장한 과외시키는 교사처럼 위선적이다. 경쟁 위주의 사회 싫어하고 줄 세우기 싫어하고 그런데 막상 내가 특목고 합격하고 경쟁에 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물론 나는 나를 합리화 시킬 수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라고. 단지 더 좋은 환경에 가기 위한 것이라고. 진짜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다.

    , 이제 화제를 바꿔서. 5장에서는 촛불집회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언급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을 때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나?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매일 일기를 썼었고 그날은 특히 길게 썼으니까. 그 분이 자살을 했다는 게 사실이던, 타살이 사실이던, 내가 인상이 깊었던 것은 그 분의 사망사실조차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이명박 정권이었다.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분의 서거 사실을 잘 미화해 정치적으로 잘 사용했다. 그런 것도 참 웃겼지만 더 충격을 받았던 것은 노무현 추모 인파는 500만이었지만 그즈음 용산참사 6개월 집회에 모인 것은 500명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500명 중에 그냥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 평소에도 그런 집회 자주 열고 하는 운동권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존경하시는 분이지만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굴 미워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뭐라 표현하기가 모호하고 그냥 너무하다. 김규항의 말처럼, 촛불광장의 위대함이라는 말도 그런 현실로 보자면 다 싱거운 소리들이다.

    6장에서 종교에 대해 말할 때는 착한 부자에 대한 생각이 인상 깊었다. 요즘 교회에서는 그냥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을 간다고 말하지만 실제 성경을 잘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라고 한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실천을 하면 천국을 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실천을 해도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착한 부자라고, 기부하고, 남을 돕고, 윤리경영하는 그런 사장이라도 부자인 한 구원받을 수 없다고 한다. 처음엔 이 개념이 이해가 안 갔다. ? 그분들이 사회에 기여를 굉장히 많이 할 텐데 왜? 그런데 그 아래 말을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다. 부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이 존재한다, 일대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 하나가 존재하려면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해야 한다. 예수는 모든 사람이 다 하느님의 자식이고 형제자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니 부자는 어떤 부자든 간에 그 자체로 잘못된 삶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란다.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그 부자가 자신의 노력으로 부자가 된 것이라면 노력에 대한 대가로 어느 정도의 부를 축적하는 것은 용서가 안 될까? 잘 모르겠다. 그냥 이야기책으로 생각했던 성경이 참으로 심오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게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진보, 보수, 자유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이해가 덜 되었다. 그런데 확실히 깨달은 것은,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은 다르지만 대부분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유주의에 속한다는 것이다. 진보를 좌파라고 한다면 마르크스주의자, 사회주의파 등 현재 정치체계에 반대하는 분들이라는 것이다. , 물론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 파에 속해있던지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개혁해야지 본인의 이익만을 위해 싸우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자유주의파인가 싶기도 하다.

    아마 사회 문제에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고 관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조금 어려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가 사는 사회인데, 생각을 해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김규항씨와는 반대쪽 파라면 그의 생각을 보면서 , 이 파는 이런 생각이구나. 우리는 이런 생각인데.’ 라는 자세로 보고 김규항씨와 비슷한 파라면 , 맞아. 우리 사회는 이렇고 이렇게 개선해야 돼.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있지 않을까?’라는 자세로 보면서 책을 읽었으면 한다.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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