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빨간구두당

미레티아 2016. 1. 13. 14:22


이 책은 어렸을 때 많이 읽는 유명한 동화들(안데르센, 그림형제 이야기 등등)을

섞고 비꼬아서 만든 이야기들을 담아놓은 책입니다.

총 8가지 이야기가 있는데요,

먼저 '빨간구두당'은 빨간 구두를 신고 춤을 멈출 수 없었던 소녀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그 소녀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 마을은 색이라는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전부 흑백의 세상이고 성경이 묘사하는 색이 뭔지 몰랐지요.

약간 기억전달자와 배경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억전달자도 흑백의 세상에서 주인공이 빨간색을 제일 먼저 보지요.

어찌되었든, 소녀의 빨간 구두가 '빨간색'이라는 것을 본 사람도 있고

잘 모르겠고 그냥 흑백으로 본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져오는 파장은 대단하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세상에서 너무 튀면 미움받겠구나...였습니다.

아무리 그것이 빨간색이 맞더라도 빨간색이라 말하면 안 되고 말이에요.

(책 내용 스포일러를 실컷 해대면 안 될 것 같아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 ^^;;)

두 번째 이야기는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입니다.

이 이야기는 신하인 하인리히가 말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왕자는 마녀에게 잘못해서 개구리가 되는데

마법에 풀리기 위해서는 공주의 침대에서 하룻밤을 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온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주를 찾는데

콧대가 높아서 계속 다른 나라로 가다가

황금 공을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리는 공주에게로 가게 됩니다.

여기서 정말 재미있었던 것이

온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공주들이 다른 동화속의 공주입니다.

양탄자 타고 3명의 형제가 가는 그런 이야기의 공주,

웃질 않아서 왕이 고민인 그런 공주...

(또 많았는데 왜 다 까먹었지...ㅠ.ㅜ)

이 이야기는 원본을 자세히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그냥 생각하기에 이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말이 권선징악인 것 같기도 합니다.

왕자가 너무 나빴어요...-_-;;

세 번째 이야기는 기슭과 노수부,

원본 이야기가 3개 정도 된다는데 다 모르는 것이더라고요.

그리고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운명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돌고 도는 잘못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네 번째 이야기는 카이사르의 순무.

큰 순무 가져다 황제에게 바쳤다가 악마로 오인받아 부모님은 갇히고

소년과 소녀는 도망가는데 소년은 다리가 안 좋아서 낙오되고

소녀만 살아남아 마을로 가는데 마을은 황폐화 되어있었죠.

여기서는 마지막 즈음에 소녀에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말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인 것 같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헤르메스의 붕대.

인간의 시기심과 질투를 잘 드러내줬던 것 같습니다.

참...모든 인간은 자신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으면

노력해서 뛰어넘어야지...가 아니라 저놈 못되었으면...하는 생각이 있나봐요.

여섯 번째 이야기는 엘제는 녹아 없어지다.

원작은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였고요,

여성들은 똑똑해도 쓸모없다고 취급받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요즘 사회도...여성들이 똑똑해도 불리한 면이 있죠...

일곱 번째 이야기는 거위지기가 본 것,

원작과 유사한데 관점이 거위지기입니다.

(불쌍한 거위지기...)

마지막 이야기는 화갑소녀전.

성냥팔이 소녀가 화광공장에서 일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현실의 어두운 면을 많이 담았습니다.

성폭력, 하급 노동계층의 애환....

전체적인 총평을 하자면

원작을 알면 더 비교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원작을 몰라도 비판적 시선이 있으면 작품의 의미를 유추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원작도 모르고 비판적 시선도 없으면 좀 별로인 이야기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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