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

미레티아 2016. 1. 16. 15:52


이 책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읽는 동화를

현재 있는 세상, 혹은 그 동화가 쓰여진 세상에 빗대어서

동화의 의도를 생각해보고 비판하는 책입니다.

저도 종종 많은 이야기들을 삐딱하게 보는 경향이 있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동화를 몰라도 내용 설명이 있으니까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그랬어요...-_-;; 동화를 안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_-;;)

제일 마음에 들었던 내용은 처음에 나오는

'우리에겐 싫어할 이유가 충분한 이를 싫어할 권리가 있다'였습니다.

전 고집이 셉니다.

정말 싸운 다음 먼저 사과해 본 적이...있...나? 할 정도이니까요.

싸운 다음에 항상 선생님들이나 다들 화해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정말 싫었어요.

전 정말 그 아이가 싫은데, 겉으로 보기에 화해는 가능하겠지만

진심으로 화해하기 싫었죠.

참 살다살다 좋아한다는 말은 못해봤지만 싫어한다는 말은 많이 해봤어요...

어쨌든, 여우와 두루미가 식사 초대를 했는데

여우는 납작한 접시, 두루미는 긴 병에 줘서 서로 못 먹은 이야기 있잖아요.

(지금도 잘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여우는 긴 병 입구를 입에 대고

병을 거꾸로 들어올리면 안에 있는 거 먹을 수 있을텐데...왜 못 먹었을까...)

하여간 거기서 여우와 두루미의 화해가 많이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여우는 어설프게 화해했고, 두루미는 일부러 골탕먹였고...^^

그 다음에 공감이 갔던 이야기는 분홍신 이야기입니다.

빨간 구두...라고 말하면 더 잘 알아들을 텐데 번역되면서 분홍신도 되었나봐요.

소녀는 꼭 빨간구두를 갖고 싶어서 샀는데 그게 영원히 춤을 춰야만 했던

그런 벌이 된 이유는 뭘까요?

장례식 혹은 미사에 빨간구두를 신은 것이 저주가 되었다는데

소녀는 신을 신발이 빨간 구두 외에는 없었거든요.

참 사회에는 어이없는 규범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 중 분홍신, 혹은 빨간구두와 같은 맥락인 것이

학생들의 슬리퍼 착용 금지라고 합니다.

학생들이 슬리퍼를 착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예절에 어긋나서?

교사들도 슬리퍼를 신던데 그건 예절에 안 어긋나나요?

안전하지 않아서?

그건 통게적인 증거가 별로 없고 교사들도 슬리퍼 신고 질주하는 경우가 많다네요.

하여간 근거가 합당치 않다고 합니다.

전 안전하지 않아서에 많이 공감을 하지만

중학교 때 보니까 슬리퍼 신고 넘어지는 친구들은

슬리퍼를 안 신고도 넘어질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공감가는 이야기는 신데렐라였는데

신데렐라 원작은 유리구두가 아니고 가죽구두였고

그 당시는 맞춤형 신발(? 주문제작?) 이라서 발 사이즈가 같아도

신발이 안 맞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저자가 기성품과 옷의 과소비 등에 비판을 했는데

정말 공감가요...

전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보다 길거나 비슷하고

(대다수의 한국인은 검지발가락이 더 길대요!)

발 볼이 넓어 운동화도 정말 불편한 그런 발모양이거든요.

그래서 저자가 세상에 취향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중이라 했는데

전...저도 아마 그러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동화나 모든 이야기들은 그냥 보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다 속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남이 쓴 책을 통해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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