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지금까지 알고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

미레티아 2012. 11. 22. 15:46



지금까지 알고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

저자
브루스 후드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2-10-0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는 가끔 스스로를 일하는 자아, 가정적인 자아, 정치적인 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은 제가 다음에서 시사회 신청해서 당첨이 되어 받은 책이기 때문에

리뷰의 링크도 같이 걸어놓습니다.


리뷰 주소: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19026860IN

(Best 표시가 붙었네..^^ 리뷰 제목은 '작은 초록색 책에 담긴 멋진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아마 매우 충격일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내가 아닌 것인가? 학교에서 열심히 수업을 들은 나도 내가 아닌 것인가? 이 책은 뭐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뇌에 관해 연구를 하다 보니까 이렇더라 하는 내용이다.

 자아라는 개념은 참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자아라는 것은 단지 착각이라고 말한다. 물론 자아가 착각이라고 해서 반드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착각이라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르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자아의 착각으로 일어난 사건사고도 큰 논란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는 내용이 이유 없는 폭력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가를 소개한다. 총기난사사건은 아마 많이 들어보았을 내용이다. 그런데 그 총기난사를 했던 사람들 중 편도체에 종양이 존재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편도체는 감정적 행동을 담당하는 회로가 위치하는 것이다. 그래서 좀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는 이들에게서 이 종양이 발견이 되어서 제거를 한다면 폭력적인 경향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럼 이 때 문제가 생긴다. 충동적으로 이런 종양을 가진 사람들이 범죄를 일으킨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 종양으로 인한 일이니까 무거운 형을 지우면 안 될까? 아니면 그 사람이 한 것이 명백하니까 무거운 형을 지워야 할까? 이 경우 정상참작이 되는지의 여부는 재판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나는 일단 형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경우에서 형벌을 내리지 않으면 뇌의 종양은 변호사들이 자주 쓸 수 있는 수법이 될 수도 있고, 이미 벌어진 일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으니 말이다.
 읽다보면 루마니아의 고아원 이야기가 나온다. 1990년대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라는 사람이 산아 제한을 법으로 금지하였고, 가난한 살림이여도 아이를 낳게 하였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보호시설로 버려졌고, 평균적으로 보호자 1명이 30명의 아이를 돌보는 셈이 되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많은 애착이나 관심을 갖지 못했다. 해외에서 이 사건을 알고 아이들을 입양을 시키고 검사를 해 보고 발달과정을 본 결과, 태어난지 6개월 이후 고아원에서 오래 지냈던 아이들은 입양한 가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신 지체와 발육 저하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내 사촌동생이 지금 5살인데,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녀가 떠올랐다. 내 사촌동생이 발육 저하나 정신지체는 아니지만 그쪽 부모님이 아이를 엄하게 키워서 많이 자신감이 없어 한다. 아이는 역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어렸을 때는 자신이 이중인격자라고 하면서 자랑하는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중인격자가 면모를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을 했으나 이 책을 읽으니까 전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한마디로 내 친구들은 이중인격자가 아니었다. 이중인격자는 한 사람에 두 사람 이상의 자아가 있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각각의 자아는 서로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다고 한다. 진짜 완전히 다른 사람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그런데 문제는 1970년대 전만 해도 드물게 보고되던 DID, 즉 이중인격자가 갑작스럽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만 말이다. 내 생각에 대부분의 그들은 그냥 DID라고 주장하는 것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중인격자가 뭐인지 몰랐던 나처럼, 그냥 두 모습을 연기하는 것일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여자/남자, 아시아계/코카서스계/ 뭐 그외 인종 등에 가지고 있는 편견이었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남자보다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단지 편견이다. 그 편견이 여자에게 들리므로써 수학 문제를 푼 결과가 안 좋았다고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가 여자여서 그런 것이 아니고, 남자와 여자가 지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게 다르다는 것은, 그 어떤 성이 더 진화되었다고 믿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체적 조건은 당연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머리를 쓰는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건 분명히 외국인이 쓴 책인데 한국이야기가 꽤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내용을 아니다. 온라인 사용자가 최대라는 이야기, 그리고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아이를 보살피지 않아 아기가 죽은 이야기. 아내 이름을 킴이라고 언급하던데, 혹시 아내가 한국계 사람인가 하는 의심도 든다.
 뭐가 뭐든 간에, 이 책은 매우 좋은 책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의문을 갖고 더 바르게 살려는 생각도 들고, 뇌과학에 관한 상식도 증가한다. 뇌를 이해하면 할수록 남을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약간 글자나 그림의 배열이 별로인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멋지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 나는 그냥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왜? 이 책에서 말하기를, 단지 뇌에서 일어나는 착각이면서 피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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