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금서가 많이 되었던 책이라서
(최근에도 이 책이 금서가 된 나라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책의 배경이 되는 것은 조지 오웰이 책을 쓸 당시 미래였던 1984년의
전제주의가 집권중인....아니, 전제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사회입니다.
그 전제주의의 대표(?)는 '빅 브라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실제로 살았는지 죽었는지 가짜인지 뭐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회의 구성원들은 텔레스크린이라는 것에 항상 감시를 당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빅 브라더에 반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거나
이 사회에 대해 너무 알게 되거나 잠꼬대로 빅 브라더를 욕했거나
하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밤에 잡아가서 증발시켜버립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그 사회에서 기록을 조작하는 일을 합니다.
그 말은, 빅 브라더가 앞으로 사회는 이렇게 될 거에요~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으면 예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니
예언이 제대로 된 것처럼 과거의 연설문에 적힌 모든 기록을 바꾸는 것이죠.
그래서 보다보면, 초콜릿 배급량을 30g에서 20g으로 줄였다고 발표했는데
다음 날 사람들이 20g으로 초콜릿 배급량을 늘려준 것에 대해 감사해 합니다.
엄청난 조작이죠....
아까 사람을 증발시킨다라고 표현한 것도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기록을 없애고 조작을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과거에도 존재한 적이 없고, 현재도 존재하지 않고,
미래에는 당연히 존재할 리도 없죠.
어찌되었던, 윈스턴은 자신이 기록을 조작하면서
조작 전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 빅 브라더에 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잡혀가서 모진 고문을 받고 사랑하는 연인을 배신하고
자포자기하고 총살을 기다립니다.
즉, 결말은 비극입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이 끝나버리니까요.
변한 것은 한 개인, 전제주의에 굴복한 개인일 뿐이죠.
그런데 보다보면, 이것이 굳이 전제주의는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의 일부분을 과장되게 반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텔레스크린은 CCTV가 과장되면 될 것 같고,
기록을 조작하는 것은 요즘도 언론통제이니 뭐니 하면서 좀 하고 있는 것 같고,
전 세계적으로 보면 기록 조작을 굉장히 잘하는 나라들도 꽤 있는 것 같고,
여기서는 노동자계층, 즉 하층민을 교육시키지 않고
빅 브라더가 하라는 대로만 하는 그런 애국심을 조금 가진 사람들로 키워냅니다.
그 점은 우민화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더라고요.
조지 오웰은 실제로 사회가 그렇게 될 것이라 예상하고 쓰진 않았겠죠.
그런데 사회가 그렇게 조금씩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범죄가 일어날 수 있으니 예방이나 증거자료로써
CCTV같은 것이 필요하겠지만 무고한 국민을 탐색하는 그런 용도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에 국정원이 민간인 사찰이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국가가 점점 텔레스크린화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인터넷 댓글에서 마음대로 생각을 써도 되냐고.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국가 아닌가요.
그런데 왜 그걸 걱정하나요.
아마 국가가 텔레스크린화 되고 있기 때문에 겁이 나서 그렇죠.
기록 조작은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짓입니다.
과거의 기록이 현재를 완전히 대변해주지는 않지만
과거의 기록이 현재를 위한 척도로 사용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조작하고 있으면 사회 발달이 힘들 겁니다.
만약 제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었다면
....아마 첫 장 부터 사형을 당했을 겁니다.
왜 금서로 많이 지정이 되었는지 알겠네요.
금서가 아닌 시점에서 미리 책을 읽은 것이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