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미레티아 2015. 8. 23. 13:56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저자
정재승, 정용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4-07-18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정재승, 정용, 김대수 KAIST 교수 국가 대표 뇌 과학자들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학교에 잔류를 했는데 외출하고 싶은데 갈 곳이 없어서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래서 어떤 책을 볼까...하다가 이 책을 보았습니다.

사실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뇌과학책을 많이 읽었기에

좀 시시할 것 같기도 하고, 전문적인 강연을 담은 책이 아니라서 쉬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뭐랄까...쉽긴 쉬운데

제가 랩인턴쉽 이후로 책에서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지느냐가 달라졌더라고요.

예전에는 이런 책을 읽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중요시하며 보았습니다.

현재 뇌과학은 어느 경지까지 와 있는지, 어떤 결과를 냈는지.

정보 위주로 책을 보았죠.

하지만 랩인턴쉽 이후에 연구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되더라고요.

이런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러이러한 연구를 설계하였다....

뭐 그런 것에 관심이 갔습니다.

제가 인상깊게 본 연구는 음식의 수가 국한되어 있을 때 쥐가 음식을 먹는 횟수였어요.

그러니까 쥐에게 맛과 향이 달라서 구별이 되는 4종류의 음식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는지 관찰해서 그래프로 나타내 보았는데

가장 좋아하는 음식부터 싫어하는 음식까지 log scale로 나타내 보았을 때

정말 일차함수에 가까운 멋있는 그래프가 나옵니다.

즉,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가장 많이 먹는 것이죠.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을 연속으로 먹는 횟수가 어느정도인지를 보았을 때

상상이상으로 많았습니다.

안 질리나....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런데 그게 맞는 것 같은게 저도 좀 그런 성향이....

명절 끝나고 과일이 잔뜩 있으면 과일 먹을 때 한 종류의 과일만 깎아달라고 가져갑니다.

(아, 물론 가족들과 같이 있으니 실제로 한 종류만 계속 먹은 적은 없지만...

스스로 과일을 잘 깎게 되면 아마 한 종류만 먹을 듯...?)

또, 초밥 먹기도 있었는데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원하는 초밥을 가져가는 그런 게임을 한 후

초밥을 먹는 순서를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 이유는 가장 좋아하는 초밥부터 가져가게 하기 위해서였죠.

(사실 연구과정 중 이 과정이 제일 인상깊었어요.

보통은 어떤 초밥을 제일 좋아합니까...라고 설문을 하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게임해서 가져가는 것이 더 확실하잖아요.^^)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걸 먼저 먹는 사람이 40%, 맨 나중에 먹는 사람이 35%,

마구잡이로 먹는 사람이 25%로 분류되었다고 합니다.

대체로 제일 좋아하는 걸 먼저 먹는 사람은 좋아하는 순서대로 먹고

안 좋아하는 걸 먼저 먹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순서대로 먹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자일 수록 좋아하는 걸 먼저 먹는 사람이 45%정도였다네요.

막내로 갈수록 좋아한는 걸 먼저 먹는 사람이 더 많았대요.

전....그러면 연구 결과 상으로 좋아하는 걸 먼저 먹어야 하는 사람....

초밥은 싫어하지만 다른 메뉴에서는 마구잡이로 먹는 것 같은데...
이 연구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이 우리가 흔히 결정장애라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뭐, 농담으로 그러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점심 메뉴 고르라고 하면 몇 분이고 몇 시간이고 못 고르고

볼펜 하나 골라, 사줄께 그러면 또 한참이고 고르고 있는...

저도 어렸을 때는 그런 성향이 강했거든요.

같은 가격이여도 손해보기 싫어서 더 좋은 것을 한참 골랐는데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런 연구를 해보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더라고요.

마구잡이로 먹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어떤 초밥부터 가져올지부터 난관인 그런 분들 말이에요.

이런 연구 말고 다른 연구 중에서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는

굶겨놓은 원숭이 연구였어요.

처음에 굶겨놓은 원숭이 4마리를 우리에 가두고, 긴 봉 위에 바나나를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원숭이가 필사적으로 봉을 타고 올라가 바나나를 잡으려는데

물을 막 뿌려서 원숭이가 바나나를 포기하게 만듭니다.(불쌍한 원숭이 ㅠ.ㅜ)

다음 날, 원숭이 2마리를 빼고 새로운 원숭이 2마리를 넣어줍니다.

물론 그 원숭이도 엄청 굶은 상태이죠.

그리고 다시 봉 위에 바나나를 올려놓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원숭이 2마리는 바나나를 향해 올라가다가

기존의 원숭이들이 막 잡아내리고 햘퀴고 하면서 저지시켜서

결국 바나나를 포기하게 됩니다.

다음 날, 첫째날부터 넣어준 원숭이 2마리를 빼고

다시 새로운 원숭이를 넣고 똑같이 반복을 하면

봉 위를 올라가지도 못했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둘째 날에 넣어준 원숭이들이 새로운 원숭이들을 제지합니다.

참...집단의 힘이죠...

셋째날의 세 원숭이들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그 원숭이라면, 첫째날의 원숭이이던 둘째날의 원숭이이던

새로 온 원숭이를 올려보낼 것 같아요.

너도 당해봐라....(응??)

인간 사회에서는 뭐랄까, 남에게 미움받는 것이 안 좋잖아요.

그러면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직접 경험해보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이 책의 내용은 주로 행동학 위주인 것 같습니다.

(인상깊은 내용이 다 행동학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욱 쉽게 읽히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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