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단백질 이야기

우리가 보통 질병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바이러스, 세균, 좀 더 많이 아시는 분은 리케차도 나올 것 같은데요,

단백질도 질병을 일으킵니다.

광우병이니, CJD이니 하는 질병들 있죠?

그것들은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변하는 바람에 생기는 질병입니다.

전 어렸을 때 미국산 소고기니 뭐니 하는 소리 많이 들어서

광우병이 예전부터 알려져 있던 것인 줄 알았습니다.

관련 책도 많았고요.

하지만 이 책을 보니까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더라고요...

광우병 말고 다른 프리온 질병, 유전병인 FFI는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광우병을 유발했다고 여겨지는 양의 스크래피 질병은 1800년대 유행했고

1980년대 후반에 광우병이 영국의 소에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프리온에 대한 연구도 1900년대 후반에 활발해지기 시작했고요.

이 책은 프리온 질병에 대한 역사를 서술한 책입니다.

프리온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단백질이고요.

이로 인해 발병하는 질병은 FFI(치명적가족성불면증),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

vCJD(v는 변형이라는 의미입니다), 쿠루, 스크래피, 광우병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광우병은 프리온이 맞지만 광견병은 바이러스가 야기합니다.

둘이 이름은 비슷한데 다른 병이에요.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이 책에서 정말 재미있었던 부분이

예전에는 병원체가 단백질일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래 가이듀섹이라는 분이

파퓨아뉴기니의 원주민인 포레이족의 쿠루병에 대해서 연구하면서

쿠루, 스크래피, CJD와 같은 병을 '전염성 바이러스성 해면상 뇌병증'이라 하고

이런 병을 야기하는 것을 '슬로바이러스'라고 명명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프리온 질병에 감염될 경우 뇌에 구멍이 뚫리며

질병에 걸려도 증상이 너무 오랜 시간 후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감염이 되어 나타난다는 것을 알리려면

감염이 된 생물에게서 병원체를 추출해 다른 생물에게 주사하면

같은 병이 발발해야 하는데

그 병이 발발하는데 몇 년이 걸렸다네요.

하지만 프루시너라는 분이 보니까, 항상 구멍뚫리는 것이 아니며

(플라크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네요)

감염증이라 해도 전염성은 아닌 것 같고 바이러스가 원인이 아닐 수도 있어서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은 그 용어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대요.

그래서 그는 '프리온'이라는 이름을 짓고 사람들이 기억을 잘 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하네요...

심지어 프리온이라는 이름을 가진 날지 못하는 새가 이미 있었는데

사전에서 그 새의 이름보다 자신이 이름 붙인 프리온이 먼저 실려있어서

정말 좋아했다고 하네요...

참...뭐랄까,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었습니다.

프루시너는 참 성격이...귀엽다고 해야 하나....

어찌되었든, 우리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할 때나 요즘 걱정을 많이 하는 프리온 질병은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광우병이 어떻게 해서 생긴 줄 아세요?

처음에 양을 먹을 것이 많은 통통한 그런 양을 만들고 싶어서

동종교배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소를 빨리 키우고 싶어서 고기 사료를 먹였는데

거기에 스크래피 걸린 양이 죽어서 만들어진 사료가 섞여있었다고 합니다.

인간이 매우 나빴습니다.

광우병은 인간이 유발한 질병이라고 봐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걸 되돌릴 수 없으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요?

과학 분야에 몸 담고 계신 분들이 아니면

그냥 이런 것들이 사회적인 문제라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사회적인 파급력이 원래 대단하잖아요. ^^

아, 또 책을 읽으면서 새삼 떠오른 것이

저번에 메르스 터졌었잖아요.

그런데 그런 병이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적다고 합니다.

어디서 봤더라...스토리 펀딩에서 봤었나...

국가가 좀 더 지원을 잘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