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이 책은 다른 물리학 책에 비하면 쉽게 쓴 편입니다.
그래도 이해되었다가, 안 되었다가 왔다갔다 거리네요.
이 책의 형식을 살펴보면, 어떤 이야기를 제시해줍니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한 물리학 지식을 소개시켜주지요.
독일인이 쓴 책이라 이야기의 배경은 대부분 독일입니다.
상대성이론 나올 때는 배경이 전 세계이지만...
어쨌든, 쓴 사람도 잘 썼고 번역도 잘 한 책입니다.
쓴 사람이 뭐를 잘했냐면, 설명을 처음부터합니다.
그 말이 뭐냐하면, 독자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설명을 하기 때문에
용어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수식에 쓰이는 문자 설명 등을 먼저 하고 넘어갑니다.
물리를 싫어하거나 어려워하거나 심지어는 물리가 뭔지 들어보지 못했어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번역한 사람이 뭐를 잘했냐면, 작가의 의도를 잘 반영하는 문체를 사용했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독일에 대해 잘 모르니까 독일인 이름이 나오면 누구인지 설명해주는 등
조그만 글자(각주라 부르나...주석이라 부르나....)를 잘 달아 주었습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아주 쉬운 고전 역학부터 짜증나게 이해 안 가는 양자역학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지식으로 알고 있던 내용과 다른 설명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물이 북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돌고 남반구에서 반시계방향으로 돈다는
아주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그것을 설명하는데 쓰이는 것이 코리올리의 힘인데요,
간단히 말해 지구가 자전해서 지구 위의 움직이던 물체에 작용하는 힘입니다.
이 힘은 존재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왜 물이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틀리냐면
세면대의 모양에 따라서, 물 채울 때의 비대칭 등이 더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즉, 코리올리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물을 보고 싶으면
정확히 원형이고, 바닥이 완전히 평평하고, 배수구가 정확히 그릇의 중심에 있는
그런 그릇으로 실험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실험했을 때 돌아가는 물의 방향은 우리가 아는 대로 됩니다.)
우리가 보는 물이 내려가며 돌아가는 것은 코리올리의 힘은 미미하다,
아니 거의 영향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가 독일 라디오 프로에 나가서 청취자에게 물을 내려본 후
어느 방향으로 도는지 알려달라고 했는데
시계방향이 248개, 반시계방향이 204개였다네요.
(그런데 이 오류는 전혀 고쳐질 기미가 안 보여요...)
또, 현실에선 비행기 날개에 관한 이야기가 조금 틀린 경우가 많습니다.
비행기가 양력을 어떻게 받죠?
유선형 모양의 비행기에서 위로 가는 공기는 빠르게가고, 아래로 가는 공기는 느리게 가서
날개 뒤편에서 서로 만나서 어쩌고 저쩌고....
오직 베르누이의 정리에 의해서 설명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러면 라이트 형제네 비행기는 어떻게 나는지 설명이 불가능해요.
전혀 날개가 유선형이 아니잖아요??
정확하게 말하면 비행기의 양력은 베르누이의 정리와 뉴턴의 법칙,
그리고 좀 생소할 수도 있는 코안다 효과까지 동원해야지 설명가능합니다.
이건....직접 보시는 것이 더 나을 듯하네요.
책에는 그림도 있으니까....
그리고 가장 재미있던 내용은 비엔나 소시지에 관한 거였어요.
뭐, 저는 소시지 싫어하지만 그냥 단순하게 넘어가도 될 사건인데
그걸 물리학적으로 설명하는 과학자가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 자세가 있어야 과학자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꼭 직접 읽어보세요.
제 후기보다 책이 더 나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