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직업이 종군기자인데
직업정신이 투철합니다.
종군기자란, 전쟁터에서 일하는 기자인데
글을 쓰는 종군기자도 있고 사진을 찍는 종군기자도 있는데
이 사람은 사진을 담당했던 종군기자입니다.
이분이 기자신분으로 참여했던 전쟁이 매우 많은데
(스페인 내전, 중일전쟁, 2차대전, 중동전쟁, 인도차이나전쟁(에서 죽었습니다.))
이 책엔 2차대전 이야기가 나옵니다.
2차대전 중에서도 많은 작은 전투들이 있잖아요.
저자, 카파씨는 미군복을 입고 그 전투들을 따라 나섭니다.
군인도 아닌데 전쟁터에 나가겠다는 것이 참....용기있는 행동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사진을 찍어서 자신이 속한 신문회사에 필름을 보내는데
예전에는 저작권에 대한 법이 없었는지 뭔지 몰라도
모든 회사가 다 그 사진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카파씨가 대체로 첫번째로 진격하는 부대를 따라가서
더욱 생생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던 이야기는 2가지였어요.
첫번째는 지상 최대의 작전이라고 불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제 1부대를 따라갔는데 그 1부대는 단 1명의 군인과 카퍼씨 제외하고는 모두 죽었습니다.
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선두부대는 거의 총알받이 역할을 했잖아요.
그래서 그 둘이 서로 본인이 더 겁쟁이고 비겁하다고 말싸움 했다는....
그런데 아쉬운 것이 그때 카파씨가 106장의 사진을 찍었대요.
그런데 필름 인화하시는 분들이 잘못해서 다 망가뜨리고
10장 정도만 형체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꼭 손이 흔들려서 찍은 것처럼 나온 겁니다.
그래서 신문사의 변명이 이 책의 제목,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였고요.
그 사진들이 모두 남아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또 인상깊었던 것은 카파씨가 적국인이긴 하지만 태생이 헝가리여서
영어 발음이 안좋았대요.
그런데다가 카메라가 독일제라(전쟁 전에 샀던 거라서...)
아군이 막 총쏘아대서 독일군이 항복할 때 외쳤던 Kamerad를 외친 후
몸수색을 당했는데 신분증명서가 있어서 살았다나 뭐라나요....
전쟁때는 진짜 의심이 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전쟁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닌 중립적...은 아니지요.
기자가 쓴 책이라서 담담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전쟁이야기를 읽고 싶은데 끔찍한 내용이 싫다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