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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특한 물질; 물의 특성

미레티아 2014. 1. 11. 22:53

저희 학교에 예전에....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몇 달 전에

한국체대 스포츠분석센터인가, 하여간 어딘가 와서 건강검진을 하였어요.

각 학년별로 표본을 두 반 택했는데 저희 반이 거기에 껴 있었죠.

건강검진 결과를 전문용어 적힌 종이 두 장으로 줘서 솔직히 무슨 소리인지 몰랐지만

집념의 검색(?)으로 그 전문용어를 다 해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무기질, 근육량, 체수분량이 적다고 나왔었기 때문에

물을 계속 마셔주는데 오늘 갑자기 떠올랐네요.

물은 매우 독특하고도 희한한데 사람들이 잘 몰라주는 그런 게 물이라는 것...

오늘은 그런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물'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뭐, 화학을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H2O가 물이라는 것은 대부분 아실 겁니다.

H가 수소, O가 산소로 수소 2개가 산소에 공유결합을 하는 것이 물이죠.

그래서 귀여운 미키마우스 모양....이 아니고, 화학에선 '굽은형'이라고 표현합니다.


출처: http://www.h2ouniversity.org/html/3-5_sci_whatsh2o.html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왜 수소가 산소에 일직선으로 붙어있지 않고

저렇게 결합각이 105˚(좀 더 자세히 따지면 104.5˚입니다.)로 되어있을까요?

또, 물 분자는 왜 중성이 아니고 (+) 와 (-)가 표시되어있을까요?

그것은 산소때문에 그럽니다.

산소는 '전기음성도'가 큰 물질입니다.

전기음성도라는 것은, 공유결합을 한 물질에서 공유전자쌍을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일종의 줄다리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줄다리기의 줄 가운데 묶은 천은 전자쌍이고 산소는 덩치 큰 아이, 수소는 작은 아이라서

줄다리기의 천(전자쌍)은 덩치 큰 아이(산소)쪽으로 치우치게 되죠.

(간혹 작은 아이가 힘이 더 센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건 비유니까...)

그래서 전자쌍이 (-)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산소쪽이 비교적 (-)전하를 띠게 됩니다.

이렇게 같은 분자 안에서 극성이 나뉘는 분자를 '극성분자'라고 하고

음전하를 띤다, 양전하를 띤다는 그리스어 델타를 사용해서 δ+, δ-로 표시합니다.

물론, 정확히 따지면 +와 -는 위첨자로 넣어야 하는데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네요.

이러한 극성분자는 극성 분자끼리 잘 섞여서 물은 극성분자들을 잘 녹입니다.

그리고 극성분자는 아니지만 이온들도 극성을 띠기 때문에 또 물에 잘 녹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산소가 전기적으로 음성을 띠게 되면 전체분자가 중성이 되기 위해서는

양성을 띠는 수소가 서로 좀 더 가까이 와 줘야 합니다.

이것을 비공유 전자쌍간의 반발이 공유 전자쌍의 반발력보다 크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 그렇게 표현하게 되면 잘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_-;;)

자, 그리하여 물이 굽은 모양인 이유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존재할 때 분자 하나만 딸랑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물은 수많은 물 분자가 모여서 눈에 보이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물이 극성분자다 보니까,

그리고 다른 극끼리는 끌어당기고 같은 극 끼리는 밀어내니까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분자들이 모여있게 됩니다.


출처: https://www.boundless.com/microbiology/chemistry/chemical-bonds--2/weak-bonds--2/


뭐, 어떻게 되는지는 대강 알겠습니다. (여기는 +, -를 첨자로 안 했군요.)

이러한 물 분자간의 결합을 Hydrogen bond, '수소결합'이라고 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수소결합은 전기음성도가 큰 물질과 수소가 결합했을 때만 나타납니다.

그래서 그냥 외우죠; F, O, N과 H는 수소결합을 생성 가능하다.

이것은 다른 분자 사이의 힘(분산력, 쌍극자-쌍극자 힘, 기타 등등)보다 강합니다.

하지만 수소결합은 약한 결합으로 칩니다.

원자 사이의 공유결합력같은 경우는 무지무지 강해서....

어쨌든, 물의 수소결합 길이는 170pm입니다. (참고로 공유 결합 길이는 100pm입니다.)

pm은 피코미터로 10^(-12)m, 즉 1/1000000000000m입니다.

이 작은 수소결합 때문에 우리의 물 분자들은 또 특이한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일단, 비열이 큽니다.

비열이라는 것은 어떤 물질 1g(혹은 1kg)을 1℃(혹은 1K)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으로

단위는 단위 질량이 뭔지, 단위 온도가 뭔지, 열량의 단위가 뭔지에 따라 바뀌는 데

cal/g·℃, kcal/kg·℃, J/g·℃, cal/g·K, kcal/kg·K, J/g·K 다양합니다.

뭘 많이 쓰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여간, 물의 경우, 온도를 높이려면 이 수소결합을 끊어야 하는데요

아까 적었듯이 수소결합은 분자 사이의 힘 중에서는 가장 강합니다.

그러니 이걸 끊기 얼마나 어렵겠어요...

그래서 비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수소 결합을 끊기 너무 힘들어서 기화열과 융해열은 당연히 크고

녹는점과 끓는점도 매우 높게 되겠죠.

또, 표면장력도 커집니다.

표면장력이란 액체가 기체나 고체 물질과 접촉할 경우 접촉 면적을 작게 하려는 힘으로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크면 표면장력이 커지는데

수소결합은 강한 인력이라서 자연히 표면장력이 커지게 되겠죠.

그래서 물방울은 둥그렇게 생긴 겁니다.

물보다 더 표면장력이 큰 수은방울은 더 동그랗고요.

(표면장력과 비슷한 말로는 응집력이 있습니다.)

아, 표면장력하니까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물은 모세관 현상도 잘 일어납니다.

모세관 현상은 액체가 얇은 관이나 틈을 따라 올라가는 현상인데

이 모세관에서의 액체 표면을 메니스커스 모양(meniscus shape)이라고 하는데

메니스커스가 '반월판연골판'과 이름이 겹쳐서 인터넷에 치면 잘 나오지도 않습니다.


출처: http://hendrix2.uoregon.edu/~imamura/102/section2/chapter13.html


물은 이 메니스커스 모양이 오목한 모양입니다. (끝 부분이 위로 올라갔어요.)

그것은 물이 서로 다른 물질을 만났을 때 끌어당기는 힘인 부착력도 강한데

부착력이 응집력보다 강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mercury는 여기서 수성이 아니고 '수은'인데 응집력이 부착력보다 강해

메니스커스 모양이 볼록하게 되었죠.

그래서 수은에 모세관을 담글 경우 올라가기는 커녕 내려갑니다....

어쨌든 저쨌든 이건 이거고, 수소 결합이 강할 경우 생기는 현상을 하나 소개 안 했는데요,

그것은 물이 얼음이 될 때 부피가 커지고 밀도가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왜, 얼음이 물 위에 둥둥 뜨잖아요.

그것이 수소 결합 때문에 그래요.

왜냐하면 물이 얼을 때 다음 그림처럼 결합을 해서 빈 공간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죠.


출처: http://www.chemguide.co.uk/atoms/structures/molecular.html


대충 육각형 고리 모양이라고 하는데 정사면체 구조가 연속적으로 이어진 모양입니다.

그래서 물은 얼음이 되면 부피는 커지고 밀도는 작아지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물의 부피의 최소는 밀도의 최대인데, 그 때가 0℃가 아니고 4℃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해볼까요.


출처: http://www.chem1.com/acad/sci/aboutwater.html


그래프에서 0℃ 이전에는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커집니다.

이건 열팽창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 0℃에서 열심히 수소결합을 해서 부피를 줄여놓았는데

0℃~4℃는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작아집니다.

이건 수소결합해체를 열팽창보다 더 많이 하기 때문에

팽창을 하려 그랬는데 빈공간이 우수수 줄어드는 상황이라서 그렇습니다.

4℃이후는 뭐, 열팽창 때문에 그래프가 저런 모양이겠죠.


아까 뉴스에서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는 상수원이 오염되어서

30만명인가,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한다네요.

이런 희한한 특성을 가진 물이 우리에게는 생명의 공급원인지라....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물의 특성에 대해서만 공부하고 말 것이 아니라 

물을 아끼고 소중히하는 태도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